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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오니어" 디지털 오디오의 여명이 밝았던 80년대부터 현재까지 홈용 디지털 기기의 발전은 눈부시다. 그러나 디지털 디바이스는 여타 장비보다 매우 많은 조건을 만족시켜야하며 그 난이도가 매우 높은 분야다. 우선 여러 전송규격의 라이센싱과 구현을 위해 처음부터 매우 많은 비용부담을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 소규모 회사가 디지털 기기를 만들기 어려운 이유며 대게 소규모 하이엔드 메이커가 만들 경우 일반 가전 메이커에 비해 가격표가 엄청나게 높아지는 이유다. 그래서 일본 음향 가전 메이커는 매우 고마운 존재들이다. 야마하, 데논, 마란츠, 파이오니 등이 그들이다.
그 중 파이오니아는 유독 독자적인 길을 걸어오고 있다. 홈 오디오 뿐 아니라 카오디오 및 DJ 용 장비 등 관련 비즈니스 영역이 매우 넓다. 하지만 홈 오디오 분야에서 파이오니아가 걸어온 길은 여타 메이커에 비해 매우 독보적이며 음질 적으로 상당히 뛰어나다. 그 바탕에 무척 잘 만들어진 내부 구조 및 독보적인 파트 설계 능력이 자리한다. 모 하이엔드 메이커가 파이오니아 DVDP 내부 보드를 거의 그대로 사용했던 일이 생각나기도 한다. 또한 과거 하이엔드 디지털의 전설 와디아(Wadia)나 찰스 한센의 에어(Ayre)같은 메이커가 파이오이나의 트랜스포트 메커니즘을 활용한 것은 대표적인 예다. 최근 파이오니아 N-70A가 리뷰용으로 대여되어 나의 리스닝 룸에 안착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몰아치고 있는 네트웍 스트리밍 등 유/무선 스트리밍이 지원되는 디지털 기기다. 우선 스펙이나 기능 부분은 매우 화려하다. 게다가 처음 박스에서 본체를 꺼낼 때의 그 묵직함은 파이오니아 기기임을 알 수 있게 만들었으며 실제로 진동 대책 등이 이 가격대에서는 이례적으로 충실하다. 외부 섀시의 묵직한 만듦새와 함께 하단 발까지 육중한 모습이며 내부 또한 분할 섀시 구조로 만들었다. 케이스 강성을 높이는 한편 전자기적 상호 신호간섭을 향상시켜 음질적으로 유리한 구조를 꾀한 것이다. "모든 것을 쏟아붓다 - N-70A"
디지털 회로와 아날로그 회로와 완벽히 격벽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두 개의 EI 타입 트랜스포머가 각각 별도로 전원을 공급하는 형태다. 케이스 내부엔 에폭시 수지를 사용, 소음과 진동으로부터 격리시켰고 섀시 자체도 전자파 차단에 효과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DAC 부문은 ESS Sabre 의 ES9016S DAC 칩셋을 채널당 1개씩 별도로 탑재한 호화로운 구성이다. 그러니까 채널당 8개 DAC가 병렬로 구동된다는 얘기다. PCM 음원의 경우 32bit/384kHz 까지 그리고 DSD 의 경우엔 DSD64, DSD128까지 무리 없이 지원하는 고사양 외에 XLR 출력에서 117dB의 매우 높은 S/N 비를 실현했다. 재생 가능 파일은 FLAC / WAV / AIFF / ALAC / MP3 / WMA / AAC / DSD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손실/무손실 파일에 대응한다.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모두 자세히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여러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기본적으로 단독 DAC 로 활용할 수 있도록 후면에 USB B 타입 입력단이 존재한다. 파이오니아 전용 USB 드라이버를 다운받아 설치하면 일반 독립 DAC처럼 활용 가능한 제품이다. 여기에 더해 유/무선 재생에 매우 다양하고 폭넓게 대응하고 있다. 이더넷 전송이 가능하므로 PC 또는 NAS 에 내장된 음원을 재생할 수 있으며 외장하드를 연결해 내장된 음원을 언제든 꺼내 들을 수 있다. USB 메모리에 음악을 담아 본체에 꼽으면 그 안의 음악도 물론 재생 가능하다. 무선 재생에는 애플 에어플레이에 대응하며 만일 별도로 판매하는 파이오니아 무선 LAN 컨버터 AS-WL300을 구입해 장착하면 무선 LAN 환경을 구축할 수 도 있다. 또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지원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온라인 라디오 방송을 청취할 수 있으며 LINN 같은 경우엔 320Kbps 로 즐길 수 있다. 스포티파이 회원이라면 스포티파이로 진입해 온라인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 모든 재생은 전용 리모트 어플을 통해 제어할 수 있으며 애플과 안드로드 진영 양 쪽 스마트폰에서 모두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 세부적인 세팅은 전용 리모콘을 통해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해놓고 있다. 전면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세팅을 하고 재생되는 음악 정보와 커버 이미지를 보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다. 디스플레이 창에서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다. "치밀한 DAC 설계를 통한 고음질 추구"
문제는 음질이다. 매우 다양한 포맷에 대응하며 현재 홈 오디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거의 모든 유/무선 전송규격을 탑재하고 있다 해도 관건은 음질이다. 일본의 대형 음향가전 메이커 제품들이 다양한 기능과 편리한 인터페이스, 정교한 QC 등 매우 걸출한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미국, 유럽권 오디오보다 인정받지 못한다면 그건 음질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파이오니아 N-70A 는 그런 면에서 볼 때 현재 일본 메이커에서 출시한 유사한 형태의 네트워크 오디오 중 가장 뛰어난 음질을 가진다. 기본적으로 DAC 부분에서 성과가 크다. 이미 기존에 리시버를 만들어오면서 축적된 네트워크 재생 관련 부분 기술은 매우 출중하다. 따라서 제품 수준의 평가는 음질적인 부분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파이오니아는 N-70A 는 작심하고 이 부분에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모두 쏟아 부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USB DAC 입력단에는 PC 등 외부기기로부터 인입될 수 있는 노이즈를 절연시키기 위한 아이솔레이터를 탑재하고 있다. 이에 더해 디지털 오디오 음질 저하의 가장 큰 적 지터를 억제하기 위한 노하우도 특별하다. 별도로 'Lock Range Adjust' 기능을 탑재해 7단계 레인지 폭을 조정, 지터를 억제하는 독보적인 기술이 구현되었다. 사용자의 선호 음질 또는 매칭에 따른 음질적 미세 조정이 가능한 것도 매력적이다. 예를 들어 DSD 음원의 경우 가정 영역 밖의 고역 대역 어테뉴에션을 세 가지 모드로 조절 가능하다. 게다가 PCM 의 경우에도 세 종류 필터를 프로그래밍해 놓았는데 Sharp, Slow, Short 등이 그것이다. 이에 더해 입력된 디지털 신호에 대해 여러 사운드 모드를 DSP 에 탑재, 지원하고 있다. 기본은 다이렉트 모드로 이는 DSP를 거치지 않고 가장 짧은 신호 경로를 거쳐 원래 신호를 그대로 재생하는 모드다. 이 외에도 32비트 고해상도로 비트 레이트를 확장시켜 재생하는 Hi-Bit32 모드를 지원하며 업샘플링 모드에선 최대 384kHz 까지 업샘플링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Auto Sound Retriever’를 세팅하면 입력된 디지털 신호의 손실된 데이터를 보상시켜주는 DSP 알고리즘이 작동하며 ‘Auto Level Control’ 기능은 게인이 다른 여러 음원들의 볼륨을 일정하게 정렬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인터페이스"
셋업하면서 그리고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파이오니아의 유전 친화적인 기능과 세부적인 미세 세팅 기능들이다.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차고 넘친다. 예를 들어 XLR 출력단의 경우 HOT을 2번 또는 3번으로 변경할 수 있다. 또한 만일 N-70A를 트랜스포트로만 사용하고 별도의 하이엔드 DAC를 사용하고 싶다면 디지털 출력을 세팅에서 풀어주고 사용할 수 있다. 고품질 헤드폰 앰프를 내장하고 있으며 위에서 말한 매우 다양한 필터, 사운드 모드 등을 일목요연하게 알고리즘화해 리모콘으로 제어하게 만들었다. 심지어는 전원 자동 off 기능도 설정이 가능하며 대기 모드에서 소비전력은 2와트 미만으로 에너지 절약에도 일조하고 있다. 사실 하위 모델인 N-50A 의 경우 그 기능이나 편의성에서는 사실 매우 높은 가격 대비 성능에도 누군가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기엔 음질적으로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N-70A에서 드디어 파이오니아의 진면모가 드러났다. 매칭은 플리니우스 앰프에 다인오디오 C4를 사용해 진행했다. 스토리지는 시놀로지 NAS를 활용했고 종종 에어플레이를 활용하기도 했다. 컨트롤 앱의 경우 대단하다고 까진 할 수 없지만 사용상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전면 패널에서 한글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과 아이패드용 어플이 없다는 것은 펌웨어 업데이트와 어플 개발 등을 통해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시청"
파이오니아 N-70A를 처음 접했을 때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대게 일본 메이저 음향 가전 메이커의 레벨이 하이엔드에 얼마만큼 근접할 수 있는가는 의심의 여지가 여전히 많다. 그러나 나의 리스닝 룸의 거쳐간 제품 중 이 가격대에서 표현할 수 있는 퍼포먼스의 수준을 넘어선다. ![]() Dave Douglas Quintet - ..be still
Be still my soul
![]() The Chopin Project - Ólafur Arnalds & Alice Sara Ott
Nocturne in G minor
절대 흩날리거나 낮은 해상도로 얇게 뭉개져버리는 대역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이것은 중저가와 미들 클래스 이상 레벨의 사운드를 구분 짓는 중요한 요소임에 분명하다. N-70A 는 분명 미들 클래스 이하의 가격표를 달고 있으나 전 대역에서 흐릿한 장막, 디테일의 손상은 포착되지 않는다. 올라퍼 아르날즈의 ‘Chopin Project’ 중 ‘Nocturne in G minor’(24bit/96kHz, Flac)에서 바이올린 주자의 현의 음정은 매우 힘이 실려 있어 실연을 듣는 듯 현장의 에너지가 전해온다. 흥미로운 것은 대게 웬만한 미들클래스 제품에서도 생략되어 들리지 않는 연주자의 숨 고르는 소리까지 분명하게 뒷공간에서 들려온다는 것이다.
![]() Indra Rios-Moore - Heartland
Time
![]() Rachel Podger - J.S. Bach
Double & Triple Concertos
![]()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 Symphony No. 2
Resurrection - Scherzo
"총평"
작년 개인적으로 선정한 올해의 제품 중 홈 시어터 부문에서 파이오니아 SC-LX79 AV 리시버와 BDP-LX88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꼽은 것은 단순히 자리 메우기가 아니었다. 앰프 성능 및 인터페이스 그리고 BDP 의 탁월한 성능에 놀랐기 때문이다. 왜 국내에서 여타 일본 메이커에 비해 인기가 저조한지 파이오니아는 심각히 고민해봐야 한다. N-70A에서 느낀 것은 그 이상이다. 초고가 하이엔드 메이커가 파이오니아 디지털 장비의 보드 설계나 메커니즘을 빌리는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그 기구적 완성도는 물론 음질적 장점 때문 외엔 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만일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딩 전략으로 일관하는 메이커라면 섀시를 요즘 유행하는 통절삭 알루미늄으로 바꾼 후 몇 배 가격표를 붙여 판매해도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음질만 놓고 본다면 동일한 가격대는 물론 두어 배 비싼 가격대에 포진한 유사한 컨셉의 모델들과 비견해서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 모델이다. 매스 프로덕션과 파이오니아의 축적된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축복이다. -Written by.코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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