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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DVD 리뷰

작성자: 킹사운드
2009-06-28 조회 7188

  • 제목 : 이웃집 토토로
     
  •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 시간 : 86분
     
  • 자막 : 한글, 영어, 일어
     
  • 화면비율 : 와이드스크린 애너모픽 1.85:1
     
  • 오디오 : 일어, 한국어 돌비 디지털 2.0
     
  • 지역코드 : 3
     
  • 제작연도 : 1988
     
  • 출시 : 뉴타입 DVD




    여기,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친구 같은 작품이 있다. 커다란 고양이라고 할까, 부엉이와 너구리의 모습에 일본 전래 동화에 등장하는 도깨비 이미지를 첨가했다는 토토로가 바로 그 친구. 1988년 4월 16일 동료 다카하타 이사오의 ‘반딧불이의 묘’와 동시 상영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웃집 토토로’는 그 해 키네마 준보, 마이니치 영화 콩쿨 등을 위시한 일본의 각종 영화상을 휩쓸면서 일약 재패니메이션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굳이 대적할 상대를 찾자면 ‘마징가 Z’ 정도나 될까, 문화적인 파급력을 놓고 봤을 때 토토로 만큼 상징적인 캐릭터를 찾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80년대 후반부터 컬트 문화의 일부로 서구에도 활발히 알려지기 시작한 재패니메이션의 인기가 국내에서 (불법 복제본이나 밀수품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될 때에도, ‘블루 시걸’, ‘아마게돈’, ‘헝그리 베스트 5’ 등 국내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산업적 측면에 관심이 집중되던 90년대 중반에도 토토로의 이름은 가장 먼저 기억되는 이름이자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었다.


    마침내 2001년, 3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 조치로 국내 극장가에 공개된 ‘이웃집 토토로’는 감독의 방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앞서 공개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 이어 ‘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도 불법 비디오를 통해 볼 사람은 다 본 작품은 안 된다’는 속설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경우가 되었지만, 아직도 크고 작은 노점상이나 팬시 상점에 갖가지 관련 상품이 즐비한 걸 보면 태어난 지 15년이 지난 지금도 토토로의 인기는 여전한 것 같다. 그야말로 반짝 인기에 뜨고 지는 캐릭터와는 달리 생명력에 있어 미키 마우스의 가장 막강한 경쟁자인 셈이다(게다가 토토로는 이미 천 년 넘게 살아온 나무의 정령이라지!).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변치 않는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중심에는 이 작품이 지닌 넓은 공감대의 가치가 있다. 언젠가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평화로운 시골의 풍경을 배경으로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아스라한 추억을 재현한 ‘이웃집 토토로’는 그 보편적인 정서만큼이나 LD 시절부터 AV 애호가들의 필수 소장 목록이었으며,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홍콩 등에서 발매될 때마다 새로운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DVD 시대에 접어들면서 2001년 말 DVD 버전 ‘지브리가 가득’ 컬렉션(코드 2 일본판)과 홍콩판에 이어 작년 말에는 스탠더드 영상과 영어 음성 트랙으로 포맷된 코드 1 타이틀까지 출시된 상태.
    작년 여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거둔 이례적인 성공으로 고무된 애니메이션 업계가 ‘원더풀 데이즈’를 위시한 일련의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하는 4월은 일본의 가장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DVD 출시와 맞물려 묘한 긴장감마저 감도는 시기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원래 화면 비율과 음향을 갖춘 판본으로는 최초로 정식 출시되는 버전이기도 하다.



    한국어 더빙 우수한 가족용 DVD

    한글 자막과 한국어 더빙을 제외하면 국내판은 전체적으로 일본판과 대동소이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아나몰픽 영상과 돌비 서라운드 2.0채널의 퀄리티 또한 원본의 장단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데, 우선 아나몰픽 영상을 놓고 본다면 해상도와 색 순도, 포화도 등에서 대대적인 복원 과정을 거쳤다기보다는 DVD 포맷으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푸른 하늘의 시원한 느낌과 구름의 부드러운 느낌을 확실하게 구현하기엔 컬러링과 톤이 너무 침착하며, 전반적으로 적색 계열이 과장된 느낌을 준다. 사츠키와 아빠의 머리칼처럼 연한 밤색으로 처리된 외곽선의 경우 실제 이상으로 거칠게 전달되며, 원경 장면에서 확인되는 지글거림 또한 대화면 감상 시 두드러질 부분이다. 한때 중고판이 100만 원을 상회하는 인기를 누렸던 ‘지브리가 가득’ LD 박스가 자랑하는 온화하면서도 자연스런 색감에 익숙했던 사람이라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부분. 하지만 제작된 지 15년이란 세월이 지난 작품을 좀더 친절한 번역과 우리말 더빙까지 곁들여진 버전으로 감상하는 재미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일본어 음성 트랙과 한국어 더빙 트랙 모두 (원본 스테레오 사양을 고려하면) 제법 선명한 대사 출력과 해상도의 음향 효과를 들려준다(특히 ‘고양이 버스’를 기다리는 17번째 챕터를 추천한다). 한국어 더빙은 일본 측 성우와 최대한 비슷한 음성과 성량의 성우들로 선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그땐 나무들 인심이 좋았단다’ 같은 약간 어색한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타이틀에 이은 또 하나의 자연스러움이 돋보이는 극장판 더빙으로 평가할 만하다. 일본판에선 약간 허스키한 메이의 음성(사카모토 치카)과 국내판 성우(김은아)의 귀여움이 강조된 음성을 비교해서 들어 보는 잔재미도 있다. 참고로, 일본판에 있던 낮은 해상도의 영어 트랙은 국내판에 포함되지 않았다.

    두 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부록 역시 기본적으로는 일본판과 비슷하지만 캐릭터, 제작진, 줄거리, 포토 갤러리와 한국어 더빙 현장 스케치 같은 항목이 추가되었으며, 총 18분 분량 중 ‘반딧불이의 묘’ 관련 부분을 제외한 6분여의 프로모션 필름에서는 덥수룩한 수염이 없는 새파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토토로’란 이름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확인해 보시라). 둥글고 부드러운 연필선과 정감 넘치는 화풍으로 이루어진 그림 콘티(본 편과 비교할 수 있는 멀티 앵글 지원), 예고편 모음, 크레딧 부분을 제외한 오프닝·엔딩 영상 이외의 부록으로는 곧 개봉 예정인 ‘모노노케 히메’ 등 세 편의 출시 예정작이 일본판의 지브리 미술관 안내 영상(20분), ‘지브리가 가득’ 컬렉션 광고, (토토로의 원형인) ‘판다코판다, 판다코판다 & 비 내리는 서커스’ 등 세 편의 DVD 출시 광고를 대신하고 있다.

    글|성효진 DVD 칼럼니스트(HiVi 2003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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