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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XP-10 프리앰프 월간오디오 리뷰!!

작성자: 킹사운드
2009-06-25 조회 5297
Pass XP-10

패스의 전통과 개혁을 양립시킨 새 강력 주자. 글|김남



문 건설 회사인 S사의 아파트는 아파트 내부 인테리어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것이 공개적인 방침이다. 인테리어야 시기가 지나면 노쇠하고 유행이 변하기 마련인지라그런데 돈을 쓰면 낭비밖에 안 된다. 그래서 자신들은 조경이나 공간 배치에 더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인테리어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다른 건설사와의 차별이 그런데 있지 않나 싶어 호감이 간다.

사실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가보면 모두 호텔이다. 살림살이 하나도 들여놓지 않은 공간에 주지도 않을 호화 커튼이며 온갖최신형 전자 제품에 소파, 침대만을 늘어놓았으니 눈이 확 쏠리지 않을 수가 없다.

확실히 아파트는 물론이고 건축물은 기본 설계도가 더 중요한 것이다. 앰프에 있어서도 이 말은 대동소이하다. 부품의 질, 섀시의 고급화, 단자류의 고급화보다도 회로의 기반이 훨씬 더 중요한데도 대부분의 메이커들은 회로를 비밀로 한 채(아니면 그냥 별로 거론하지 않고) 별로 중요치 않은 부분의 자랑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회로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마크레빈슨이나 오디오 리서치, 골드문트 같은 메이커가 자신들의 제품 회로를 공개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냥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은 반세기 전 마란츠나 독일제 빈티지들의 회로이지 반도체 제품의 회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런데 패스는 다르다. 최신 제품은 아니지만 자신들 엠프의 회로를 처음부터 공개해 놨다. 이건 자신들의 심장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러니 조금만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제작 원가도 계산이 된다. 그걸 잘 알면서도 공개하고 있는 배짱이 놀랍고 존경스럽다. 그럼으로 누구든지 카피 제품을 만들어 볼수가 있고 회로의 문제에 대하여 논쟁을 걸어볼 수도 있게 되어 있다.

베끼기로는 세계에서 중국과 함께 2대 선수라는 우리나라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어떤 동호회에서 패스의 한 앰프의 껍데기부터 알맹이까지 똑같이, 부품도 같이쓰는 목표로
제품을 만들어 나눠 가진 적이 있다. 처음에 그걸 보고 상당히 놀랐고 슬며시 나도 하나 제작해볼까 하는 욕심이 생겼지만 관뒀다. 그런 제품을 만들어 가지고 있어 봐야 가슴 확대 수술을 한 마누라 데리고 사는 것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의 얘기를 들으니 수술한 마누라가 낮에 보기에는 좋으나 절대로 만져보기가 싫어져서 부부 사이가 오히려 소원해지고 말았다고 한다. 그것은 보통일이 아닌 것이다. 카피 제품으로 음악을 들으려고 하면 그때 마다 이건 카피 제품이라는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제대로 들릴 리가 없을 것이다. 패스를 거론할 때마다 맨 먼저 그런 인상이 떠오른다. 그런 솔직한 기반 위에서 제품이 제작되니 가격도 비교적 양심적이다.

재생음의 소리야 이미 초창기때부터 소문이 나 있는 터이고, 서구 제품으로서 양식을 가진 메이커라면 누구나 패스를 꼽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도무지 요즈음의 오디오 제품 가격을 보면 이 땅에 사는 보통의 생활인으로서 가히 눈이 돌아가지 않을 수가 없다. 천만원이 기준 가격이 되어 버린 지는 옛날이고 이젠 2천만원으로 껑충 올라가고 말았다. '도대체' 하는 장탄식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패스는 지난 해 가을 XA시리즈의 결정판을 내놓은 뒤를 이어 올해 들어 회심의 신작 시리즈를 출시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XP시리즈인데 그 첫 모델이 이 프리앰프이며 제품을 하루 빨리 알리기 위해 설명서도 만들어지기 전에 첫 출하기를 국내에 보내왔다. 패스는 원래 파워 앰프 쪽으로 너무 유명해져서 프리앰프의 견실함은 그 뒤에 파묻혀버린 인상이 깊다. 그동안 버전업도 대부분 파워 앰프 쪽으로 이뤄진 탓에 그런 인상이 더 강해진 탓도 작용했으리라 믿는다.



이 새로운 시리즈의 가격을 보면 앞으로 패스의 향방이 다소 짐작이 된다. 비싸지 않은 가격 범위 내에서 홈오디오로서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다는 것이 될 것이다. '디자인은 더
멋져지고 가격대는 견실하게, 그리고 사운드는 고급화한다' 이런 목표 아래 패스의 이신 시리즈가 더 알차게 전개되길 빈다. 사실 프리앰프에서 버전 업은 쉽지가 않다. 파워 쪽은
기본적으로 출력의 차이가 있으므로 버전의 변경이 자유스럽지만 프리앰프 쪽은 그게 아닌 것이다.

처음에 잘 만들어 놓으면 기껏해야 밸런스 단자 추가, 마이컴을 넣어서 리모컨 추가, 거기에 일부 부품의 고급화 그런 것 외에는 손볼 여지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밝히는 것이 사실 양심적인 버전업이다. 위치 조금 바꾸고 섀시를 바꾸고 단자를 고급화하고, 그런 정도의 버전업으로 가격을 껑충 올리고 거의 신제품이나 다름없다는 식의 선전은 소비자에 대한 기만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과연 패스의 이 새로운 버전 앰프도 크게 내용이 달라진 것이 없을까?

입력부에 밸런스 단자 2개조, RCA 3개조, 출력부에도 밸런스 단자를 추가시킨 외에 디자인을 일신시켜 종전 버전과 외견상 차이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거대해지고
안정적인 볼륨 노브의 크기 때문에 소리도 더 안정적이 됐다고 한다면 다분히 심리적인 요인일 것이다. 그래도 어떻든 그동안 봐왔던 패스의 프리앰프 중에서는 가장 미려하고 호감이 간다. 국내 1호기로 숍에 전시되어 있는 제품인데도 전체적인 섀시의 색과 디자인은 한눈에 봐도 패스의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디자인은 지금까지 패스앰프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격도 요즈음 이 가격이면 양심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예쁘고 고상하며 자연스럽다'는 패스 제품의 특성은 이미 소문난 것이지만 이전 버전이 다소 소극적이었다면 신제품은 전 대역이 상당히 적극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힘찬 현으로 시작되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봄'을 비롯하여 제니퍼 원스의 노래들을 지중적으로 듣는다.


현의 감촉이 촉촉하면서도 자극성이 전혀 없고 매끄럽기 짝이 없다. 제니퍼의 노래는 웅장하기까지 하다. 가볍게 깃털처럼 떠오르는 쾌감 때문에 음악이란 이래야 한다는 순간적인 찬탄이 튀어 나오기도 한다. 탁월한 능력이다. 패스의 새로운 XP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일반 마니아들의 기대감과 충분히 함께 할 수 있겠다.

- 월간오디오 2008년 6월호 리뷰글 발췌 -

- PASS XP-10프리앰프 미리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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