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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함, 촉촉함, 영롱한 잔향감 패토스 CLASSIC ONE MK3

작성자: 킹사운드
2009-06-25 조회 5848
패토스 CLASSIC ONE MKⅢ

반가운 이태리 브랜드이다 . 그리고 이번에는 진공관 앰프이다 . 엄밀히 말하자면 패토스의 앰프들은 완전 순수 진공관 앰프는 아니다. 프리부는 진공관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파워부 그러니까 증폭부는 고장이 적고 관리하기 편하며 현대적인 장점을 두루 이용할 수 있는 TR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앰프를 일컬어 진공관 하이브리드 방식의 앰프라고 한다. 진공관 앰프가 다루기가 번거롭다는 걱정 때문에 사용하기를 꺼리는 분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아는데 패토스의 경우는 한결 그러한 번거로움은 없다고 할 수 있다 .

일전에 유니슨 리서치의 하이브리드 앰프인 SR-1도 사용해 본적이 있었다. 가격도 다르고 만듦새도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급수가 다른 제품이라 할 수 있지만, 유니슨 리서치를 예로 들자면 음색 자체가 같은 진공관 앰프이지만 거의 정반대 성향을 띄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오디오기기의 개성과 자기 색깔을 즐기는 편이다 . 성향이 유사한 기기들 놓고 비교하는 것처럼 재미없는 일이 없다.

애초에 샘플 제품을 까놓았을 때는 디자인이 그다지 좋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 내심 걱정이 되어서 다시 포장을 해놓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상판 새시의 파랑색 보호 비닐도 뜯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정이 별로 가지 않았던 것이다. 누가 돈을 줘서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별로 정이 가지 않는 제품의 사용기를 쓴다는 것은 미운 이야기만 써야 될 것인데 아예 안 쓰고 만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그래서 반대로 생각하자면 사용기는 작성하게 되면 대부분 마음에 들기 때문에 작성하게 되는 것이고 마음에 들면 대부분 칭찬 일색이 되는 것이다 .

문제는 정이 별로 가지 않던 이 진공관 앰프를 그래도 차분한 마음으로 경건하게 일청이라도 해봐야 되지 않겠나 싶어 2달정도 전부터는 종종 연결해서 음악을 들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소리가 좋다는 것이다. 소리가 그저 그러면 소리 듣는 것도 귀찮은 법이다. 처음 듣는데 소리가 제법 마음에 들고 착착 감기는 맛이 있어서 이 앰프로 잘 맞을 법한 매칭을 만들기 시작했다.

역시나 이태리 오디오 브랜드들은 음악성이 깊은가? 손을 대면 댈수록 소리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사실 일종의 추론을 하자면 , 이태리 브랜드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렇다. 유럽에서는 거의 영국제 오디오 브랜드들이 득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오디오 브랜드들 중 거의 절반정도가 유럽제인데 그중에서도 단연 영향력이 쌘 것은 다들 영국제이다. 이것은 제품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의 문제이다. 영국제 제품보다 완전히 동일한 음색에 동일한 수준의 디자인에 동일한 수준의 음질을 만들어 내더라도 영국제가 아니고서는 유럽내에서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오리지날 영국 브랜드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한 일이다. 왜냐? 사람들은 음질을 논하기 전에 오랜 소문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 , 프랑스, 핀란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와 같은 유럽 브랜드들은 영국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다른 성향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독일 사운드 틀리고, 오스트리아 사운드가 틀리고, 핀란드 소리가 틀리고 이탈리아 소리가 틀리고, 프랑스 소리가 틀린 것이다.

이탈리아는 영국과는 달리 지중해를 끼고 있는 낭만적이면서도 온화한 나라이다 . 이탈리아를 소재로 한 영화나 홍보 영상을 보면 영국과는 달리 진하게 익은 과일들의 모습과 날씨가 온대성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함인지 야외에서 반팔 차림으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을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아마 그래서도 영국제 오디오 기기들과는 다른 소리가 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특히 이탈리아 제품들은 대부분 디자인이 좋다 . 그들은 음질이 좋더라도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오래 사랑받지 못한다는 진리를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패토스 역시 유럽 내에서는 한마디로 아름다운 앰프로 통한다 . 개인적으로 CLASSIC ONE 의 디자인이 그다지 예술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공을 많이 들인 디자인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느낌으로도 패토스의 거의 모든 앰프들의 디자인은 가격대로 예술적이고 아름답다. 그리고 외향적으로 멋을 내는만큼 사운드 역시 예술적이고 감성적이다.


-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그렇다면 왜? 왜 뭘 가지고 예술적이며 감성적이라 하는건가?

그것은 바로 표현해 주는 그 소리가 너무 사무적이지 않고 너무 정확하지도 않으며 너무 과학적이지도 않지만 반대로 동이 트기 전 호숫가에서나 느껴볼 수 있는 고요하면서도 촉촉하게 공기와 피부를 적셔주는 듯한 느낌, 그리고 실제 연주장에 가서 아무도 없을 때 피아노 건반을 힘차게 눌렀을 때 온 연주회장을 휘감듯이 공명하는 그 홀톤의 느낌 등…. 단순히 정확성과 구동력만 강조하는 앰프들에서는 좀처럼 기대하기 힘든 느낌들이다.


종종 어떤 분들의 경우는 원음에 가까운 오디오 기기를 찾으시는 분들이 계시기도 하는데 , 중요한 것은 오디오와 원음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패토스 CLASSIC ONE MK3의 음색 톤 자체가 투명하고 촉촉한 쪽에 가깝기 때문에 스피커 매칭은 그 반대되는 성향으로 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자비안과 비엔나어쿠스틱은 좋은 매칭 스피커가 될 수 있다. CDP는 에소테릭 SA60과 캠브리지오디오 840C를 사용했다.

홀리콜 트리오

콘트라베이스의 저음은 어지간해서는 깔끔하게 들리기 힘든 부분이지만 깔끔하고 단정하게 처리해 준다 . 홀리콜의 목소리는 당연히 투명하다. 투명하면서도 촉촉하다. 투명함이 아주 뛰어난 사운드이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사운드가 얇다는 느낌이 없으며 특별히 앞으로 튀어나오지도 않는다. 정삼각형으로 청자와 스피커를 배치시키면 보컬은 정중앙의 살짝 후방에 위치한다.

안정적이고 좋다. 테네시 왈츠에서 정말 투명하면서도 깔끔하게 피아노 소리와 보컬음이 분리디어 나뉘어진다. 차갑지 않고 섬세하다. 베이스도 과도하지 않고 깔끔하며 차분한 듯 하면서도 뉘앙스 가득한 음이다. 빠른곡이든 느린곡이든 보컬의 목소리가 악기 소리에 묻히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진다는 점이 가장 다른 앰프들과는 다른 점이다. 단정하면서도 투명하다. 간단한 말 같지만 직접 들어보면 소리는 참 들어줄 만 하다.

정경화 바이올린 연주

폴리니의 춤추는 인형 – 현대화된 시스템에서는 그래도 살짝 차갑고 칼칼한 느낌이나 가벼운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맑고 영롱하다. 앞서 언급한데로 음간 분리도가 참 좋은데 여기서는 영롱한 피아노 소리와 바이올린 소리가 참 깔끔하게 분리되어 있으며 발레를 하듯 소근소근 지저귀는 듯 한 느낌이 듣기에 부담이 없으면서도 예쁘게 느껴지고 좋다. 스피커의 존재감을 의식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홀로그래픽적 사운드를 잘 형성해 준다는 점에서 특별히 불만은 없다. 좋은 느낌이다.

비엔나어쿠스틱은 저음이 많은 스피커이다 . 그러면서도 깊고 두터운 음을 내는 스피커이다. 매칭을 잘 못하면 저음이 퍼질 수도 있는 스피커인데 이를 패토스가 거의 완벽하게 보완해 준다. 저역을 많이 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하게 내주면서도 아주 깔끔하게 처리해 준다. 종종 부드러운 사운드류의 진공관 앰프들은 소리를 부드럽게 낸다는 이유로 저음이 상당히 풀어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패토스는 저음이 절대로 풀어지지는 않는다. 상당히 깔끔하고 단정하게 처리해 준다.

피아노 사운드는 어떨까 ?

빌 헬름 캠프가 연주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는 밝고 영롱하다 . 더 이상 특별히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녹음이 좋아서인지 무대는 더 뒤로 펼쳐진 느낌이고 연주가 좋아서인지 연주의 느낌은 더욱 사실적이다. 건반을 새게 딱 내려 누를 때의 홀톤과 공명음은 그야말로 사실적이다. 아무래도 다른것보다는 피아노 사운드가 최고인 것 같다.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음이며 빠져들어서 경청할 수밖에 없는 소리이다. 비엔나어쿠스틱에서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난다고 하면 베엔나어쿠스틱을 제대로 운용해보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거짓말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패토스가 분명 비엔나어쿠스틱에서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를 들려준다. 필요 이상의 영롱함과 잔향감, 윤기감 보다는 사실적인 음 하나하나에 더 열중하는 듯 하다. 이 피아노 음은 정말 칭찬해 줘도 될만한 사운드이다. 아주 좋다.


피터 비스펠베이 베토벤 컴플리트 소나타

역시나 여기서도 피아노 소리는 정말 압권이다 . 잔잔한 호숫가에서 물새들이 노니는 듯한 우아함과 아름다움, 영롱함과 잔잔함을 느낄 수 있다. 첼로의 소리도 그윽하다. 첼로의 소리가 그윽하다면 이 또한 충분한 것 아니겠는가? 첼로의 소리가 너무 두터울 필요도 없고 너무 뭉쳐있어도 답답하다.

이 연주의 첼로 소리에는 에어리한 공기감까지 느껴진다. 칭찬을 하자면 맑은 호수와 같은 피아노 소리와 순수하고 깨끗하며 향기로운 첼로 소리라 칭찬해 주고 싶다.
약간의 윤기감만 더해진다면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금상첨화이겠으나 이정도만으로도 음악을 듣는동안 감성을 술렁이게 하는 정도이며 피곤하더라도 잡념잊고 음악을 듣게 만들어 주는 정도이다.


- 결론 기본적으로 나는 앰프를 딱 하나만 고르라면 절대로 진공관 앰프를 고르지는 않는다 .

TR앰프에서는 어지간해서는 나지 않는 음악적인 사운드가 진공관 앰프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나는 경우를 많이 접했지만 그래도 나는 TR앰프의 편의성이나 평범하고 무난한 디자인, 그리고 돈을 더 주고라도 TR고유의 사운드를 유지하면서 내가 바라는 사운드를 만드는 것을 원하는 편이다. 물론, 그동안 여러 제품을 리뷰를 하면서 진공관 앰프들도 여럿 사용해 봤다. 유니슨 리서치, 자디스, 레벤, VAC, 케인, 테라, 신세시스, 및 몇몇 국산 진공관 앰프들까지…. 그런데 메인 앰프로는 그래도 TR앰프를 고집하면서도 이번에 패토스를 사용해 보면서만큼은 서브로 진공관 하나를 들여놔야 되는 것인가?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소리가 정말 마음을 가다듬고 듣자면 정말 들을만한 소리이다.

참고적으로 진공관 앰프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의 경우는 진공관 앰프가 TR앰프와 사운드적인 면에서 가장 차별화 된 점이라면 두툼하면서도 깊고, 부드러운 사운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그것은 나무만 보고 숲이 있는 줄 모르는 것과 같은 생각이다. 물론, TR앰프들에 비해 두툼하고 깊고 부드러우며 듣기 편안한 사운드도 진공관 앰프의 차별성이라 할 수 있지만, 깊고 부드러운 사운드와 촉촉하며 초롱초롱한 사운드는 진공관 앰프가 가지고 있는 극히 상반된 두가지 성향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진공관 앰프라고 해서 딱히 TR앰프에 비해 부드러워야 한다는 공식 같은 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패토스 CLASSIC ONE MK3를 들어보면 특히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솔직히 모양은 개인적으로 아주 특필할만한 디자인은 아니지만 소리는 정말 인정해 줄만한 개성과 음악성을 지늬고 있다 . 오히려 장만을 한다면 더 완성도가 높은 상위제품인 트윈 타워나 로고스 정도에 더 관심이 가게 되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글 : 오디오 리뷰어 주기표님 발췌

[패토스Classic One MKIII 인티앰프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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