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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어스틱 플랜 시타르(Acoustic Plan Sitar) 월간오디오 2006년 6월 리뷰!!

작성자: 킹사운드
2009-06-28 조회 6350

어쿠어스틱 플랜 시타르(Acoustic Plan Sitar)- 열린 귀로 이 앰프를 바라보라!

이 앰프의 소리는 부드러운 진공관 앰프의 성격을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으면서 잘 만든 반도체 앰프에서 느낄 수 있는 섬세함과 저역의 탄력을 겸비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음질적으로 잘 튜닝된 하이브리드 앰프라는 것이다. 필자 개인의 취향으로는 높은 고역이 조금 더 시원하게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 앰프의 좋은 면-부드럽고 따듯한 특성도 따라 변화할 것은 자명하다.

지난달에는 음반을 무척 많이 샀다. 유난히 듣고 싶은 곡들이 머리속에 많이 떠올랐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용산에 나갈 일이 몇 차례 잦았던 것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유라면 이유.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을 찾아보면 염가 레이블로 유명한 낙소스의 유혹 때문이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샤르팡티에의 작품들을 찾다가 낙소스의 음반들을 몇 장 구입하게 되었는데, 서비스로 딸려온 낙소스의 샘플러 음반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무심코 들어 본 샘플러 음반에는 그동안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수많은 작곡가들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그 음악들을 들으며 필자는 속된 말로 한 방, 아니 여러 방 얻어맞았던 것이다. 음반사의 함정에 빠져 버린 불쌍한 필자는 그 후로 연속적으로 샘플러에 들어 있는 무명 작곡가의 음반들을 마구마구 사들이게 되었던 것. 하지만 이번 충동구매는 대성공이라는 자평을 하고 있다. 세 장 중 한 장 정도는 듣고, 듣고 또 들을 정도였으니···, 특히 러시아의 현대 여류 작곡가 파블로바의 와 보리스 차이코프스키(흔히 알려진 페테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가 아닌)의 <피아노 협주곡>은 한동안 필자가 다른 음악을 듣지 못하게 할 정도로 빠져 들게 만들었따. 결국 그 음악들이 아직 널려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과 좋으냐 좋지 않으냐는것은 완전히 별개라는 당연한 진실을 이번에 새롭게 깨달은 것 같다.

처음 보는 독일 브랜드. 어쿠스틱 플랜의 인티앰프 시타르가 카잘스에 도착한 시기는 파블로바의 교향곡들을 열심히 듣고 있을때였다. 진청색 알루미늄 전면 패널이 인상적인 작고 야무진 앰프부와 분리된 전원부. 전원 온·오프용,소스 선택용, 볼륨 조절용 노브 세 개만이 수직으로 늘어선 지극히 단출한 디자인. 볼륨 조절 버튼 두개만을 가진 알루미늄으로 만든 묵지한 리모컨도 지나치게 단순한 모양이다. 아마도 이 제품을 디자인한 사람은 매우 깔끔한 성격인 듯, 불필요한 기능이나 장식은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미니멀리즘의 신봉자일지도 모를 일이다. 심지어 앰프의 전면 패널에 회사의 로고나 제품 모델도 생략되어 있을 정도이니. 뒷면 패널을 보아도 마찬가지로 단순하다. 전원선 연결단자와 언밸런스 입력단자 네 개. 라인 출력 단자와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테이프 녹음 출력단자. 그런데 네 개의 바인딩 포스트 스피커 단자의 위치는 조금 어정쩡해 보인다. 스피커 단자에는 쇼트를 방지하기 위한 플라스틱 커버가 있는데 상하간격이 조밀하여 말굽단자로 처리된 굵은 케이블을 사용할 때는 연결이 조금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시타르 앰프의 입력단에서 독특한 점은 언밸런스 입력단자의 입력감도(sensitivity)가 일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입력단자 1번과 2번의 입력감도는 500mV로 되어 있고, 3번과 4번의 입력감도는 200mV로 되어있다. 입력감도는 수치가 낮을수록 신호에 민감한것이므로 소스기기를 1번이나 2번 단자에 연결하면 3번이나 4번에 연결한 것에 비해 소리가 작아지는 것이다.최근에는 CD 플레이어의 출력 전압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에 있는데, 만일 출력전압이 높은 소스 기기를 사용할 때에는 1번이나 2번에 연결함으로써 클리핑 마진을 크게 둘 수가 있을 것이다.

한편 입력 감도에 따라 잔류 노이즈의 크기나 청감상의 다이내믹스도 변하므로, 이 기능은 마니아의 리스닝룸에서 상당히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소리를 듣기 전 첫 인상에 대해 필자의 소감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겉모습이 너무 소박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메이커의 제품이라기보다는 잘 만든 자작품이 연상 되는 것이다. 외관이 좀더 세련되었으면, 혹은 전원부의 전면 패널을 앰프부와 일관성있게 통일하고 키나 너비를 동일하게 맞추었으면 더 고급스럽고 한결 보기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생김새는 수수한 반면, 자세히 살펴보면 면의 가공 상태가 극히 우수하여 많은 공을 들인 것은 확실하게 느껴진다. 이 앰프가 가진 단순한 모습에 대한 호불호는 애호가들이 설계자의 확고한 철학을 개인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린 일일 것이다.


이제 앰프 내부를 보자. 시타르는 하이브리드형 인티앰프이다. 즉 프리부의 라인단은 6DJ8의 고신뢰관인 E88CC를 사용하고 있고 파워부는 채널당 하나의 E99CC로 MOS-FET 푸시풀을 구동한다. 채널당 75W의 출력. 앰프의 뚜껑을 열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하나의 주 기판위에 마치 컴퓨터의 마더보드에 옵션 보드를 꼽은 것처럼 입력부기판, 옵션인 포노앰프 기판 등이 결합되어있다. 심지어 메인 출력석용 방열판도 주 기판위에 올려져서 체결되어 있다.선재를 사용하지 않고 핀으로 결합하는 커넥션 방법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도 이 제품의 설계자는 이렇게 함으로써 선재를 사용하는것에 비해 배선 길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을 더 중시하고 있는 듯하다. 소스 셀렉터를 앰프 뒷면의 입력부 기판에 설치하고 셀렉터 노브로부터 긴 봉으로 연결해놓은 것도, 그리고 전동 볼륨도 앰프의 뒤쪾에 설치하여 긴 봉으로 연결해놓은 것을 보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한편 리뷰한 기기에는 옵션 포노 보드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EC86 두 개와 E88CC 두 개로 구성된 본격파. 스텝 업 트랜스가 장비되어 있어서 << 과 MC에 모두 대응한다. 사용된 부품들은 모두 수준급. 커패시터는 비마의 금속화 폴리프로필렌 제품들이 널리 사용되고 있고, 저항은 대부분 금속 필름. 디커플링용 전해 커패시터는 하이엔드 제품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필립스의 제품들이다. 출력단에 보호회로는 설치되어 있찌 않은 것으로 보이고, 대신 속단 퓨즈가 좌우 채널 별로 주기판에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그 퓨즈들은 단단히 체결된 방열판 아래에 있어서, 방열판을 들어 내지 않고서는 교체가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이외에 전기 설계상으로는 특별히 흠잡을 곳이 보이지 않는다.

시청용 기기로 노스스타 192 CDT와 익스트리모 DAC를 12S 케이블로 연결했다. 스피커는 클라라. 케이블은 피카소 로듐 시리즈. 입력 감도가 높은 4번 단자에 소스 기기의 연결을 마친 후 앰프를 켰다. 스피커에서 작은 소리로 '삐~', 고주파 발진이다. 앰프의 뚜껑을 열어 놓은 것을 깨닫고 뚜껑을 덮으니 깨끗하게 사라졌다. 배경 노이즈는 거의 없이 투명하다. 우선 올려놓은 음반은 에지 오/미네소타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스트라빈스키 불새. 그 중에서도 가장 다이내믹한 'Infernal Dance of king kashchei' 를 일부러 올렸다. 이 곡에서 원하는 것은 저음의 박력과 음장의 스케일. 첫 음이 나오는 순간 예상을 초월한 엄청난 박력과 스케일에 놀랐다. 더구나 섬세함까지 겸비하여 큰 음량으로 듣고 있는데 한없이 자연스러운 느낌이 경이롭다. 앰프의 소리를 듣기 전에는 출력도 그리 크지 않고, 생긴 모양도 필자 취향이 아니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음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흔히 들을 수 있는 그런 소리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이 트랙을 들을 때는 첫부분을 조금 듣고 거두는 것이 보통인데 곡이 끝날 때까지 한참을 들어야만 했다.

적당히 들으려는 생각을 고치고 기기 평가에 즐겨 사용되는 음반들을 총동원했다. 피에르 불레즈/시카고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말러의 교향곡 1번 4악장도 대편성의 다이내믹과 광활한 음장을 멋지게 표현한다. 투티는 시원스럽게 콸콸 쏟아지는 느낌인데도 거칠거나 대충 얼버무리거나 하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대편성은 어떤 것을 들어도 좋다는 결론.조그만 인티앰프라고 하기에는 구동력이 상당히 좋다고 생각했다.

리키 리 존스는 목소리의 적당한 온기와 더불어 어쿠스틱 기타의 질감이 유연하면서 투명하게 펼쳐졌고 자크 루이지에의 베토벤 교향곡 7번 변주에서 피아노의 어택도 스피디하고 단단하게 표현되어 만족스러웠으며 페피노 다고스티노와 스테프 번스의 에서도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 기타의 울림이 선명하고 해상도도 뛰어나서 듣는 내내 기분이 좋았따. 그런데 앰프를 한 나절 가량 켜두고 이 음악 저 음악 듣다 보니 소리가 풀어져서 더 부드러워졌고, 에코 같은 여운이 조금 더 많아졌다는 느낌. 보다 진공관 앰프의 전통적인 음성향과 가까워진 느낌이다.필자의 취향으로는 앰프를 켜고서 삼십 분이나 한 시간 후에 들었던 소리가 더 매혹적이라고 생각한다.

한참 동안 음악을 듣다가 앰프 내부를 다시 살펴보니 제법 열이 많이 발생한다. 아마 바이어스를 깊게 준 AB급 증폭인 듯. 그런데 이 앰프의 방열 설계는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방열판은 주 기판 위에 체결되어 있고, 섀시에는 닿아 있지 않다. 구조상 방열판을 기판에 붙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섀시와도 함께 결합해 놓았으면 전도에 의해서 열전달이 훨씬 잘 일어날 것은 자명한 사실. 더구나 앰프의 윗 뚜껑과 바닥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는 반면, 정작 기판에는 아주 작은 구멍만이 뚫려 있다. 방열판 아래 기판에 충분한 구멍을 뚫어 놓으면 앰프의 아랫면부터 윗면까지 자연 대류가 더 원활해져 방열 효과가 커졌을 것이다.

이 앰프의 소리는 부드러운 진공관 앰프의 성격을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으면서 잘 만든 반도체 앰프에서 느낄 수 있는 섬세함과 저역의 탄력을 겸비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음질적으로 잘 튜닝된 하이브리드 앰프라는 것이다. 필자 개인의 취향으로는 높은 고역이 조금 더 시원하게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 앰프의 좋은 면-부드럽고 따듯한 특성도 따라 변화 할 것은 자명하다.

어쩌면 필자가 지나치게 오디오적인 소리를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흔히 오디오 기기를 리뷰할 떄, 광대역이 아니고 다이내믹 레인지가 크지 않거나 소극적인 기기들, 즉 오디오적 쾌감을 느끼기 어려운 기기에 '음악적' 이라는 수식어를 쓰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렇다면 이 기기는 좀 길더라도 '하이파이의 쾌감을 동반한 음악적' 이라고 확실하게 표현해야겠다. 알라 파블로바의 음악처럼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 중에도 좋은 것들은 분명히 있고,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즐기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리뷰 기간 내내 느꼈다. A

-2006년 6월호 월간 오디오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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