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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e CP-500 + CA-2200 하이엔드리뷰!

작성자: 킹사운드
2015-12-21 조회 7395

 

클라세, 뜨거움을 배제한 열정
클라세와 처음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한국에서는 마크 레빈슨이나 크렐같이 열렬하게 비록 환영을 받지 못했지만 나에게는 앰프 선택의 전환점이 될 만큼 여러 추억이 남아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아마 1993년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탄노이 웨스트민스터(R)를 매킨토시의 앰프로 듣고 있을 무렵 왠지 모르게 내 가슴속에서는 욕구 불만에 가까운 뭔가가 항상 있었다. 아마도 너무나 당연시되던 교과서 같은 조합에 싫증이 나거나 태생적으로 남들과 같이 하는 것을 싫어하는 배타적 성격 탓일 수도 있을 것이다.

Mos-Fet라는 출력소자를 가지고 있는 앰프들이 진공관적인 사운드를 내어준다고 했던가? 이런 소리를 듣고 보니 진공관 앰프 사용을 항상 배제하고 있던 나에게는 더 없는 기회가 아닌가 싶어서 여러 앰프를 찾던 중에 짙은 브라운색의 매우 큰 얼굴을 하고 있는 ‘Classe’라는 로고가 휘갈겨진 앰프를 그때 처음 보게 되었다. 수입원이 어딘지도 모르고 정식 수입품인지도 잘 모르던 시절에 어떻게 저런 앰프가 세운상가 한 귀퉁이에 놓여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지만 한번 보았던 저 앰프가 집에 와서도 내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그렇게 해서 생면부지의 앰프를 들여다 놓고 공사판에서나 쓸 만한 엄청난 크기의 볼트를 스피커 단자로 쓰고 있는 순 A급 구동의 25W 출력을 내어주고 1Ω 부하에도 끄떡없다는 자료를 입수하고 나서야 약간은 안심이 되었다. 클라세 DR-3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는데, 이 앰프 덕분에 나의 주력 스피커들이 전부 아포지 같은 리본형이나 마틴로간이나 쿼드 같은 정전형 내지는 마틴로간 같은 평판형으로 교체되기에 이른다. 아마 이런 기억 때문에 지금까지 선호하는 스피커들도 비슷한 경향으로 흐르게 되는 것 같다.

클라세와의 두 번째 추억은 CDP-1이다. 한국에 정식으로 소개된 클라세의 제품들은 잡지의 리뷰나 해외에서의 반응도 회의적이었으나 DR-3 이후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던 거 같다. 그러나, 문득 CD 플레이어가 필요해서 구입한 것이(역시 들어보지도 않고 들여놓은 것) CDP-1인데 울트라 아날로그 제 컨버터를 사용한 이 CD플레이어는 트레이가 덜그럭거리는 것을 빼고는 매우 호소력있는 사운드로 한동안 자기자리를 꾸준히 지켰다.

최고의 하이엔드 사운드는 아니었지만 클라세의 사운드는 언제나 견실하고 기본기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평가는 국내외에서 발견하게 되는 공통적인 견해라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나도 충직하고 건실한 나머지 자신의 색깔위에 잘 포장하는 기술이 약간 부족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제법 큰 메이커로 성장한 것 같고, 그간 여러 앰프들이 명맥을 달리하는 가운데 큰 변화없이 자신들이 색깔을 스피커의 명가인 영국의 B&W 그룹의 일원으로 편입되면서 하이엔드 앰프 제조에 보다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같고, 잘 아시다시피 오메가시리즈로 대표되는 플래그십 모델로 조용한 파장을 일으키면서 본격적으로 하이엔드 시장에 첫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편리함 더해주는 TFT 터치 스크린
이번에 개최된 오디오 쇼에서 첫선을 보인 클라세의 델타 시리즈는 일신된 디자인으로 많은 방문객들의 관심을 끄는 모델이었는데 프로세서, 멀티채널 파워 앰프, 인티앰프, CD플레이어에 앞으로 소개될 유니버설 플레이어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에 시청을 의뢰받은 기기는 델타 시리즈 중 유일한 프리앰프인 CD-500 프리앰프와 중견기인 CA-2200 파워앰프이다.전통적으로 클라세의 앰프들 중 특히 강세를 지니고 있는 부분은 파워앰프이며, 상대적으로 프리앰프는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인지는 모ㅡ겠으나 특히 프리앰프에 관심이 많이 쏠렸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지난 이야기는 이쯤 해두기로 하고, 우선 프리앰프를 살펴보면 왼편에 큰지막한 디스플레이가 매우 이채롭다. 보통 하이엔드 프리앰프의 경우 앰프 작동에 대한 정보 표시를 잘 하지 않는 경우가 보통인데, C-500 프리앰프는 제법 큰 디스플레이 창에 프리앰프 작동의 모든 것을 충실히 표기하고 있다. 게다가 TFT 터치 스크린 방식이라고 하는 일찍이 2채널 하이파이 시장에서는 다소 찾아보기 힘든 컨트롤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추후 이런 기기들을 많이 보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AV시장에서는 고급 프로세서에 작은 TFT 창을 달고 OSD로 메뉴를 조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면 이 프리앰프는 AV의 감각을 하이파이로 가져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메뉴도 다양하고 독특하다. 터치 스크린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어쩐지 손으로 꾹 누르기에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실제 시청시에는 주로 리모컨으로 조작을 했는데 버튼을 누르면 청색의 백 라이트까지 들어와서 여러모로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묵직하기까지…….

CP-500은 외관상의 놀라움뿐만이 아니라 설계 및 구조적으로도 제대로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여기저기서 표출이 되는데 우선 흔히 부틸 고무 정도가 달려 있는 프리앰프 하단의 재질은 진동을 방지하기 위해 Navcom(Noise and Vibration Control Material) Limbsaver를 쓰고 있고, 사용하고 있는 섀시도 알루미늄과 철판을 이용하여 제작되었다고 한다.

내부 설계는 풀 밸런스드 설계이며, 디지털 회로와 아날로그 회로를 완전히 전기적으로 분리하여 서로 간섭을 배제하도록 디자인되었다. 각 소스별로도 금도금 접접의 밀봉된 릴레이를 사용하고 있다고 동사는 밝히고 있다.
한편 사용된 볼륨의 경우도 버 브라운 PGA 2310을 채널당 한 개씩 사용하여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후면을 살펴보면 입력단자들이 중앙을 경계로 좌우가 뚜렷이 나뉘어져 있음을 볼 때 좌우 채널이 완전히 분리되어 작동되고 있는 듯하다.
또한 입력을 바꿀 때에는 철저하게 릴레이가 작동하면서 음이 섞이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후면에 메인 전원 스위치가 달려있는 관계로 평상시에는 스탠바이 모드로 작동을 하는데 일단 전원 스위치를 넣어보고 약간의 조정을 하기로 했다. 잠깐 언급을 했지만 좌우의 밸런스나 볼륨의 가변정도 등의 세팅을 모두 전면의 TFT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해야 하므로 이것저것 만져보며 나한테 꼭 맞는 세팅을 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은 것 같았다. 일단 디폴트값으로 하고 계속 예열을 하기로 했다.
 

 

완전 밸런스드 설계, 대용량 트랜스
한편 파워앰프인 CA-2200은 델타 시리즈의 여러 라인업 중 실질적인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모델이 아닐까 싶다. 상급기인 CA-M400이 있지만 모노럴 모델이고 나머지 모델들은 모두 3채널 혹은 5채널 기기이기 때문이다. 본래 파워 앰프 생산에 정평이 나 있는 클라세이니 만큼 당연히 좋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먼저 전원 스위치를 넣어보며 철커덕 하는 기계음과 더불어 앰프 전면의 인디케이터에서 동작 표시를 알리는데 아마도 좌우의 보호회로 및 릴레이가 별도로 동작되어 작동을 하는 듯하다. 또한 전면에는 밸런스드 입력인지 혹은 언밸런스드 입력인지 나타내 주는 표시도 있다. 채널당 200W이 출력을 보이는 CA-2200은 앞서 프리앰프와 마찬가지로 완전 밸런스드 설계이며,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가 전원 공급을 맡고 있고, 드라이브 단에는 J-Fet를, 출력단에는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관심을 가지게 하는 부분이 앰프의 동작 방법인데 전자적인 지식이 미천한 관계로 잘은 모르겠으나 가변 바이어스식 동작으로 작동하여 A급에 아까운 동작을 하는 것 같다. 통상적인 AB급 동작을 하는 것 같지는 않고 다만 A급에서 B급으로 전환될 때 발생되는 노이즈를 저감시키기 위한 설계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최근에는 부쩍 그런 일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일부 메이커의 제품들은 전원을 넣고 나서 트랜스의 울림이라든지 전압의 변동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CA-200은 쥐죽은 듯이 조용하다.

사설이 길어졌다. 일단 전원코드는 XLO를 준비하고 전부 밸런스드 입출력을 전제하고 첼로 스트링스를, 스피커 케이블은 카다스의 헥사링크 5C와 XLO Ref 5a를 별로도 준비하여 베타 스피커와 잘 맞는 쪽을 들어보기로 한다(그렇긴 해도 나에게 대여된 기기의 배정일은 너무나도 짧아 편집장에게 조금 투덜대긴 했지만……)

아시다시피 IRS 베타의 중ㆍ고역 리본 타워는 앰프의 구동력이 떨어지면 기본적으로 소리가 불안정하게 나온다. 게다가 음상의 흔들거림이 매우 심해서 테스트하기에는 좋지만 심할 경우 앰프에 걸리는 스트레스 제법 심한 스피커이다. 클라세 파워 앰프의 덩치를 믿어 보기로 하고 다짜고짜 프리앰프의 볼륨 표시 숫자가 55dB에 도달할 때까지 단숨에 올렸는데 ‘단숨에’라고 표현한 것은 프리앰프의 볼륨 조정은 속도가변형인 것 같기 때문이다. 빨리 돌리면 순식간에 볼륨이 올라가지만 그렇지 않ㅇ르 경우 천천히 반응을 한다. 어쨌든 CP-500과 CA-200의 조합에서 흘러나오는 음은 단정하고 깨끗한 첫인상을 받았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마크 레빈슨 20.6과 26의 조합보다는 덜 공격적이고 강렬함은 없지만 단정한 면이라든가 음의 입자가 좀더 잘고 약간은 여성적이라 할 수 있다. 음질 자체를 보면 그간에 보여준 클라세의 명성처럼 애매한 구석이 없고 단정하지만 풍요로움이나 넉넉함을 보여주는 앰프는 아니다. 다만 반응이 빠르고 나름대로 정확한 분석력을 가졌다는 느낌이 강해서 청취자에게 압도적으로 밀려드는 음을 내어주는 스타일은 아니다. 음을 매크로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마이크로 쪽에 보다 강점이 많은 것 같다.

The Eccentric Opera의 ‘Samsara’에서는 불어로 노래하는 보컬이 나오는데 앰프에 따라서는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에로틱한 부분이 연상되지만 클라세의 조합은 가수의 목소리가 청순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또한 코러스와 솔로로 전환되는 부분에서는 앰프의 반응이 더디면 조용함이 덜해지는데 반해 클라세의 조합은 칼같이 끊어내어 청감상의 구동력이나 S/N 감은 뛰어난 듯하다. 시가적인 모습으로 보면 상당한 크기의 덩치임에도 불구하고 구동력을 과시하거나 억지스러움이 없어서 자꾸만 이런 음반에 손이 가게 된다.

 

미세 표현에 능한 빈틈없는 재생
한편 탄노이의 프레스티지 시리즈에 딸려오는 음반을 우연히 얻게 되었는데 첫 트랙에서 클라세가 지향하는 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보컬에서의 온도감은 약간 낮은 편이고, 음상은 대단히 컴팩트하고 어쿠스틱 기타의 광채는 번뜩이면서 뒷면에서 낮게 울려 퍼지는 킥드럼의 사운드를 클라세는 빈틈없이 재생해준다. 미세한 기척이나 세세한 울림에 대한 배려는 뛰어나지만 좌우의 음장 표현보다는 앞뒤의 음장표현에 장점을 지니고 있어서 곡에 따라 본래의 음원 위치보다 약간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보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소 균형이 맞지 않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 스피커를 AE-1 Signature로 교체하여 들어보니 간만에 AE-1이 몸을 좀 푸는 듯한 느낌이 든다. 피터 스미스 쿼텟의 ‘Song For Father’에서는 베이스의 울림은 과연 내가 미니 모니터로 듣고 있는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인피니티 베타에서 몰랐던 점을 알게 된 것은 약음에서의 섬세한 디테일과 더불어서 저역의 해상도가 높다는 점이었다.
스피커를 다시 베타로 교체했다.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에서는 바이올린의 소리가 다소 경질인 느낌이 처음엔 들었는데 나흘째 되는 날부터 경질인 느낌이 없어지면서 담백한 소리로 바뀐다. 앰프가 히트없이 지난 후에도 부풀어지는 모습이나 느슨해지는 점은 없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뜨거움이 배제된 열정’이라고 해야 할까. 클래식 계통의 소스에서는 좀더 감미롭거나 풍요로와도 좋을 것 같긴 하지만 클라세가 제시한 해답은 객관적이고 정직하게 반응을 하는 쪽으로 제시하는 것 같다.

비록 상상이긴 하지만 B&W와 클라세가 직간접적으로 모니터링에 서로 자유스럽지 못한 처지임을 감안한다면 B&W 스피커와의 매칭에 당연히 비중을 두게 될 같다. 최근 모델은 아니지만 B&W를 사용했던 유저로서 생각한다면 클라세의 제생음은 B&W 스피커와의 매칭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줄 것만 같다. 수입사의 사정으로 프리앰프 및 파워 앰프 각각의 특성을 분석할 만한 충분한 시간을 얻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월간오디오 2005년 2월호 신동휴|오디오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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