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스펙]
- 지원포맷 : Audio CD(CD-DA),CD-R
- 메커니즘 : 필립스
- 아날로그 출력 : 밸런스/언밸런스 각1계통
- 디지털 출력 :동축/광 각1계통
- S/N : 120db
- THD : 0.005%(60W,8옴)
- 주파수 응답 : 10-20Khz
- 크기(WHD) : 43.5x94x34.5cm
- 무게 : 8.5kg
stello
CDA320 24/192 CD PLAYER&CONVERTER
스텔로,자존심과 긍지를 말하다.
얼마전, 어느 오디오 사이트에서 있었던 일이다. 누군가가 머레이 페아이어의음반을 듣고 질문 글을 올렸다. 처음 듣는 피아니스트인데 무척 마음에 들어서 그의 다른 음반들도 구입하고 싶으니 추천을 해달라는 글쓴이의 요청에 이런 답글이 달렸다.
"얼마 전에 슈만 앨범 가지고 좀 뜬 앤데요. 뭐 그렇게 실력은 없는것 같더라고요."
나는 '다케시마'가 우리 것이라는 시마네현 조례에 대한 것과 성격은 다르지만 그 질과 양에서는 정비례하는 분노를 터뜨리지 않을수 없었다. 그렇다고 인터넷 때문에 사람들이 글 쓰는 방식이 무례해졌다는 식의 일반화는 하지 않겠다. 어차피 저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사석에서 만나도 똑같은 식으로 남의 인생을 재단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럴 가치가 있을까 싶지만 스스로도 의심스럽지만 필자의 글을 주의 깊게 읽어본 독자가 있다면 페라이어의 쇼팽 리사이틀 앨범(SONY SK 64 399)이 반드시 등장하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90년대 초반의 녹음이지만 초창기 CD 사운드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경직성을 상당 부분 해결한 소니 SBM의 취력을 느낄수 있는 음반인 것도 이유지만,무엇보다 이 음반에 기악상을 수여한 그라모폰의 지적대로 '천국에서나 들을 수 있는'쇼팽 앨범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피아니스트들은 유독 사건.사고가 많다. 리빙 프레젠스의 아이콘인 바이론 제니스와 최근 두 손으로 연주하는 앨범을 내놓은 레온 프리셔는 손가락에 생긴 병 때문에, 카첸은 정신병으로 ,윌리엄 카펠은 비행기 사로고,냉전 시대 미국의 음악적 자존심이었던 반 클라이번은 무대 공포증으로 무대에서 물러났다. 이들이 사라진 후 모처럼 나타난 순수한 미국 출신 대가급 피아니스트 머레이 페라이어 역시 손가락에 생긴 염증으로 연주생활을 포기할 위기에까지 물렸지만 다행이 회복되었고, 그 재기작이 바로 이 앨범이다. 위기를 겪으며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페라이어는 이후 바흐에 천착,평론가들이 격찬을 받고 있다. 자, 이런 인생역정, 자신이 발표하는 모든 음반의 내지를 직접 작성하는 학구적인 자세, 손가락 염증때문에 목숨과도 같았던 피아노 연주를 포기할뻔 했으면서도 당신의 연주에 감동 받았노라는 팬의 한 마디에 흔퀘히 손을 내미는 따스한 인간성(그렇다,당신의 짐작대로 그팬은 다름아닌 필자였다.)
이런 아티스트를 그라모폰 상 받아서 요즘 좀 뜬 '애'라고 하는 글을 보고 무지는 곧 악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만일 저글을 ㅆ느 사람이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로 그렇게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 무지란 이런 경우 그것이 겨눈 대상에 대한 폭력이자 동시에 어떤 대상을 오랫동안 지켜보는 정성의 결여에서 왔던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나서 물론 좋은 얘기지만 필자가 리뷰 제품과 상관없어 보이는 예기를 너무 길게 하는 것이 아닌가 불만을 가진 독자가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그 불만은 당연하다. 하지만 전술한 부분에서 페라이어를 에이프릴뮤직으로 대체하면 그대로 CDA320을 만든 에이프릴이라는 회사에 대한 필자의 소감이 되어 버린다.

한국에서 오디오 사업을 하는 곳들은 덩치가 너무 크거나 공방 수준의 개인 제작다들로 극단적으로 양분화 되어 있었다. 에이프릴뮤직의 등장은 외국의 하이엔드 업체를 연상케 하는, 공방과 중소기업의 딱 중간이라는 그 이상적인 규모에서부터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으며, 놀라('뛰어난'이 아니라)황금귀의 소유자인 이광일씨의 폭넓은 오디오 운용 경험을 익히 아는 국내 하이엔드 유저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등에 업고 사업을 시작했다. 에이프릴뮤직의 주력이 된 스텔로 라인의 첫 출시작인 CDA100부터 시작한 동사의 CD플레이어 제품군은 CDA200,CDA200SE로 진화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이 시리즈의 성공은 에이프릴에게는 양날의 칼이었던 것 같다. 초창기 제품 사용자를 중심으로 해상도는 좋지만 좀 피곤한 소리가 아니냐는 견해가 지배적이 되어 갔던것 같다.
이런 소문이 하도 횡행하다보니 들어보지도 않고 동사의 제품을 폄하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고, 관심 있는 유저들도 에이프릴의 제품을 진지하게 청취할때 떨치기 힘든 편견을 갖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고백컨대 필자 역시 그런 편견의 영향권에 있는 한사람이었다.
그후로 동사의 D/A컨버터 DA220에 대한 칭송에 가까운 평가를 여기저기서 듣던 필자는 주변의 강력한 권유에 넘어가 프리앰프를 에이프릴의 A1으로 교체했다. 그 결과는 여러분이 지면을 통해서 보고 있다.
필자가 이 지면에 리뷰한 모든 기기들은 A1프리를 통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필자가 참여한 음반 가이드북(조만간 나오기로 되어 있는)을 쓰는 과정에서도 A1프리앰프의 도움이 없었다면 훨씬 더 힘든 작업이 되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맞지 않는 음상과 메마른 소리에 당혹하기도 했지만 에이프릴뮤직의제품들은 스피커 길들이기에 필적하는 시간이 걸린다는 악명 그대로 11월말에 들인 A1프리의 길들이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5개월쯤 묵은 필자의 A1프리앰프는 카시오페아의 알파 스피커와 함께 필자가 리뷰하는 기기들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내보내는 하이엔드 오디오 기기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았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CDA320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최신의 필립스 메커니즘을 사용한 이 제품은 특수 설계 된 6차의 디지털 노이즈 차단회로와 최신의 PCM 1794,192Khz DAC를 채낵했으며,출력단은 디스크리트 방식의 아날로그 스테이지를 풀 밸런스드,A급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4.1.96.192Khz의 삼단계 업샘플링과 독립적인 컨버터로 사용할수 있도록 동축1계통,광2계통의 외부 디지털 입력단을 마련해 놓은 것은 전작보다는 좀 커졌고 실버와 올리버 블랙의 두 가지 색상이 마련되어 있는데 후자쪽의 가격이 좀더 비싸다. 필자가 리뷰한 제품은 실버였다.
당연히 페라이어의 쇼팽 리사이틀 앨범을 들어 보았다. 이 음반은 비단 리뷰 작업을 할때 뿐만 아니라A1을 들여놓고 튜닝 과정중에도 많이 들었던 음반(하지만 들어도 들어도 절대 질리지 않는다)이어서 음악적 표현 뿐만 아니라 그 음향학적 특성까지도 외우다시피 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몸이 풀리기 전까지는 신통치 않게 들릴 위험성이 다분한 에이프릴의 최신예 소스기기는 전기를 먹이자마자 등을 떠밀다시피 무대에 올려 세웠건만 대단히 인상적인 소리로 노래하기 시작한다.
동사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어 있는 해상력은 이제품에서도 여전할 뿐만 아니라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하지만, 악의적인 의미에서 스텔로 사운드를 운위하는 이들이 말한는 것처럼 '칼같은' 해상력이 아니라 '뛰어난' 해상력이다. 저가형 시스템으로 들어보면 부드럽다기 보다는 뭉툭하다는 느낌을 받기 쉬운 페아이어어의 동글동글한 터치를 살리면서도 피아노 특유의 광택을 절묘하게 살려낸다. 무엇보다 칼같은 해상력의 제품들이 피아노에서 종종 들려주는 지나친 번쩍거림은 찾기 힘들다.
DG의 최신보인 불레즈 지휘의 말러 가곡집(DG 00289 477 5329),크바흐스토프,우르바나,폰 오터 같은 정상급 가수 세명이 오로지 불레즈가 지휘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동원된 이 음반은 해석에서도 음향에서도 오로지 투명함을 지향한다. 번스타인의 말러를 선호하는 이들은 블레즈의 해석을X레이로 악보를 조명하는 듯하다는 악담을 하곤하는데 아마도 캐서린 페리어의 찬미자들은 이 음반에서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를 부른 폰 오터의 해석에 같은 평가를 내릴것 같다.
하지만, 음악사적인 관점에서 보았을때 신빈악파의 핵심 인물 베베른의 등장을 예고하는 듯한 이 곡의 해체적인 관현악법을 불레즈는 이번 음반을 통해서 너무나도 적적하레 부각 시키고 있다. 해석과 음향 공히 이런 컨셉의 음반이라면 스텔로와는 좀...이라고 생각 하신분이 있다면 기우였음을 알려 드린다.
대개 강성의 사운드로 녹음된 음반을 붙여 놓으면 특히 고역이 듣기에 고역인 경우가 많은데,CDA320으로 들어본 불레즈의 말러는 그의 적대자들마저도 충분히 설득가능한 '보편적인 ' 투명함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당연히 불레즈와CDA320모두 그냥 단순하게 투명하고 해상력 좋아서 그 자리에 오른게 아니라는 얘기다내친 김에 불레즈의 말러를 모두 끄집어내서 듣게 만들 정도로 양자의 궁합은 좋았다.
그렇다고 질감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번스타인의 신말러 전집(DG 459 080 2)중 교향곡 5번의 4악장을 들어보면 해상력이 조금 부족한 이 음반의 음향적 결점을 보완해주면서 빈 필 특유의 풍려한 소릿결을 잘 살려주고 있다.
이 제품이 강성이 나리나는 사실은 알 디메올라, 존 맬러플린,파코 데 푸치아 세 슈퍼 기타리스트가 같이 한<Friday Night in San Francisco>를 들어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열약한 녹음 때문에 듣다보면 귀가 피곤해지기 쉬운 음반이지만CDA320은 되려이 음반을 재생할때 여간해서는 듣기 힘든 기타 특유의 톤가지 살려내고 있다.

엘라 피츠제럴드가 부른'Misty'를 들어보면 극단적인 빈티지 애호가가 아니라면 재즈보컬, 그것도 여성 보컬을 선호하는 이에게도 이 제품을 안심하고 권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른하고 푸근하지만 그러기 위해 요구되는 무시무시한 공력을 cda320은 놓치지 않고 짚어낸다.
필자처럼 리뷰어도 아니고,에이프릴뮤직 제품의 팬도 아니라면 에이프릴 제품의 사운드 컨셉과 변천사를 꿰고 있을 의무는 물론 없다. 하지만 초창기 제품만으로 평가를 한정시키고 유포된'스텔로 사운드 괴담'을 여전히 철석같이 믿고 있다면, 단언컨데 당신은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본격적인 하이파이 시장에서는 본격적으로SACD시대가 도래하는 듯한 시장상황이 걸리긴 하지만 랙을 가득 메우고 있는 레드북CD를 위한 플레이어를 찾고 있다면 CDA320,은 대안을 찾기 힘든 좋은 제품이다.
그리고 혹시 당신이 한국 오디오계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절실히 알고 싶다면, 한국에서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CD플레이어를 만들고 있는 에이프릘의 CDA320을 들어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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