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2004 CES(국제가전쇼)'의 최대 화두는 디지털TV였다.
가전 부문 최고의 성장 섹터로 등장한 디지털 TV 산업과 관련한 쟁점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업체들간에 벌어지고 있는 `더 크고, 더 얇고, 더 좋은 화질로 만들기` 경쟁이고, 다른 하나는 델.HP.인텔 등 세계적 IT업체들의 잇따른 DTV 사업 진출에 따른 기존 TV업체와의 경쟁이다. 이는 디지털 기술의 충첩 및 인접에 따른 것으로, 향후 DTV 산업 전체의 지각 변동을 불러올 중대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쟁점 외에도 CES 기간 중 개최된 100여개 컨퍼런스 등을 통해 디지털카메라ㆍDVD리코더ㆍ홈프린터ㆍ비디오게임 등에 관한 논의가 깊이 있게 논의됐다.
◇DTV 시장, 지각변동 조짐〓성숙 단계에 들어서 더 이상 성장할 여지가 없을 것으로 판단됐던 TV산업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면서 놀라운 성장 동력을 얻게 됐다.
최근 미국가전협회(CE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가전시장 규모는 10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5% 성장에 그쳤지만, DTV산업의 경우는 전년 대비 441%나 성장했다. 그리고 이같은 성장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며, 올해의 경우는 33% 성장이 기대된다.
이같은 성장세는 2000년 이후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IT산업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다. 최근 델ㆍHPㆍ인텔 등이 디지털TV 산업에 본격 뛰어들겠다고 선언하고 나서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PC와 모니터 산업의 경우는 기반이 되는 디지털 기술이 DTV 기술과 상당히 중첩돼, 과거 아날로그TV 업체가 DTV업체로 전환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평가다. 이에 PCㆍ모니터ㆍ셋톱박스ㆍ음향 분야 선두업체들이 잇따라 DTV 사업 진출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세계적 IT기업들의 DTV 시장 진입이 기존 TV업체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DTV 산업 내 역학구도에 심대한 변경을 초래할 가능성은 없는가.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DTV와 관련해서는 TV제조기술과 디지털기술을 동시에 축적해온 업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DTV 산업의 발전에 기대를 걸면서도 세계적 유통망을 갖고 있는 대규모 기업의 시장 진입에 경계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홈프린터ㆍ디지털SLRㆍ비디오게임 시장 등도 컨버전스 혜택 볼 것〓홈프린터ㆍ디지털SLR(단초점렌즈)ㆍ비디오게임 시장 등의 시장 흐름과 관련해서는 CES와 동시에 진행된 100여개 컨퍼런스에서 주로 논의됐다.
이들 회의에서 단연 화두는 `디지털 컨버전스'. 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시장이 개척되고 있고, 이 것이 수요자층을 확대시키면서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비디오게임 산업. 게리 샤피로 미국가전협회(CEA) 회장은 "가전과 게임기기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면서, "그로 인해 게임이 다시 한번 가전의 중심 영역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게임이 점차로 홈 엔터테인먼트의 일부가 되면서, PC와 게임콘솔, 게임 액세서리 등이 HDTVㆍ디지털오디오ㆍ무선통신 등과 결합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카메라 산업도 마찬가지다. 특징적 현상이 있다면 디카 가격의 급속한 하락으로 디카 수요가 갈수록 고급화하고, 그 결과 디지털SLR 카메라 시장은 물론이고 관련 포토프린터 시장도 급속한 성장세를 구가할 것이라는 전망 정도다.
CES 행사에 참석한 업계 전문가들은 도 "올해가 DVD리코더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중국ㆍ대만 등 OEM 업체들의 대거 등장으로 가격이 급속도로 하락, DVD리코더 가격이 급속도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른 고가화 및 시장 확대가 동시에 진전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