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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파일들의 영원한 로망’ 매킨토시(McIntosh)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야간 비행장의 활주로에서 착안했다는 연녹색 표시창이다. ‘매킨토시 블루’라 불리는 바로 그 친숙한 색깔의 표시창! 불꺼진 방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표시창 바늘을 보면서 눈물까지 흘렸다는 애호가들이 주변에 많다. 두번째는 ‘오토포머’(Autoformer)라 불리는 매킨토시 고유의 솔리드 파워앰프용 출력트랜스다. 이는 트랜지스터 출력단과 스피커 사이에 놓여져 스피커 임피던스 변동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방열과 출력을 확보한다. 세번째는 푸쉬풀 진공관 앰프 출력단에 쓰이는 ‘유니티 커플드 회로’(Unity Coupled Circuit)다. 이는 뒤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트랜스포머의 누설 인덕턴스를 줄여 고역의 롤오프를 막기 위한 회로 및 트랜스 결합 방식이다. 진공관 푸쉬풀 구동의 태생적 문제인 ‘교차왜곡’도 함께 해결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MC275’다. 각종 단자가 특이하게 측면에 자리잡은 그 유명한 KT88 푸쉬풀 파워앰프다. 특정연도(1961년)에 나온 진공관 파워앰프가 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까지 자리잡은 것은 오디오 역사에서 몇 안되는 사례일 것이다. 이번 시청기인 프리앰프 C2600과 파워앰프 MC275 VI는 이런 맥락에서 가장 ‘매킨토시적인’ 진공관 앰프 조합이라 할 만하다. C2600에서는 무엇보다 칡흙같이 어두운 전면 패널에 큼지막한 매킨토시 블루표시창이 2개 자리잡았고, MC275 VI는 지난 1961년 첫선을 보인 이래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해온 ‘매킨토시의 아이콘’ MC275의 6세대 모델이기 때문이다. 물론 MC275 VI에는 유니티 커플드 회로가 투입됐다. 두 조합이 빚어내는 음들의 세계를 살피는 일은 그래서 어느때보다 설레고 즐거웠다.
매킨토시 소사(小史) 개인적으로 매킨토시 브랜드의 역사를 훑어보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그 자체가 보편적인 오디오의 역사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시청기인 C2600과 MC275 VI의 태생적 맥락도 함께 짚어볼 수 있기 때문에 ‘정보’와 ‘단서’로서도 유익하다. 매킨토시는 1949년 프랭크 매킨토시(Frank McIntosh)가 미국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에 설립했다. 1977년에는 프랭크 매킨토시(1978년 작고)가 은퇴했고, 설립 당시부터 부회장이었던 고든 고우(1989년 작고)가 회장으로 취임했다. 유니티 커플드 회로를 공동개발한 바로 그 주인공이다. 1990년에는 일본 카오디오회사인 클라리온에 인수됐고, 2003년에는 다시 D&M홀딩스에 매각됐다. 그러다 2011년 이탈리아의 파인사운즈에 인수돼 소너스 파베르, 오디오 리서치, 와디아와 함께 하고 있다. 현재 본사는 뉴욕주 빙햄튼에 있다. 다음은 필자가 파악하고 있는 매킨토시의 시기별 제품 발매연대기다. 진공관 앰프의 전성기 1949 = 15W-1 모노럴 튜브 파워, 50W-1 모노럴 튜브 파워(유니티 커플드 회로 처음 채택) 1950 = AE2 모노럴 튜브 프리, C104 모노럴 튜브 프리 1951 = 20W-2 튜브 파워, 50W-2 튜브 파워 1953 = A116 스테레오 튜브 파워(30W) 1954 = MC30 스테레오 튜브 파워(30W), C4 모노럴 튜브 프리, C108 모노럴 튜브 프리 1955 = C8 모노럴 튜브 프리, MC60 스테레오 튜브 파워(60W) 1957 = MR55 모노 AM/FM 튜브 튜너 1959 = C20 스테레오 튜브 프리 1960 = MC240 스테레오 튜브 파워(40W) 1961 = C11 스테레오 튜브 프리, MC225 스테레오 튜브 파워(25W), MC75 모노럴 튜브 파워(75W), MC275 스테레오 튜브 파워(75W) 1962 = MR65B 스테레오 FM 튜브 튜너, MX110 스테레오 FM 튜너/프리, C22 스테레오 튜브 프리, MC40 모노럴 튜브 파워(40W) 트랜지스터 앰프의 도입 1963 = MA230 인티(솔리드 프리+튜브 파워, 30W) 1964 = C24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 1965 = MC25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50W), MAC1500 리시버(튜너+솔리드 프리+튜브 파워, 30W) 1966 = MA5100 솔리드 인티(50W. 출력트랜스가 없는 다이렉트 커플드 방식) 1967 = MC2505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50W. 표시창 처음 채택), MC2015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105W), MAC1700 리시버(튜너+튜브 프리+솔리드 파워, 40W) 1968 = MX112 솔리드 튜너/프리, C26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 MC3500 모노럴 튜브 파워(350W), XR7 스피커 1969 = MR73 스테레오 AM/FM 솔리드 튜너, MC210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105W), MC50 모노럴 솔리드 파워(50W) 1970 = ML1, ML2, ML4 스피커, MR77 스테레오 FM 솔리드 튜너, C28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 MC100 모노럴 솔리드 파워(100W) 1971 = MC230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300W) 1972 = MR74 스테레오 AM/FM 솔리드 튜너, MR78 스테레오 FM 솔리드 튜너, MA6100 솔리드 인티(70W. 다이렉트 커플드) 1973 = MAC1900 솔리드 리시버(55W. 다이렉트 커플드) 1975 = MC2205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200W) 1976 = MC212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120W), MC2125(120W), MC2200 솔리드 파워(200W) 1977 = C27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 C32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 1978 = C29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 MA6200 솔리드 인티(75W), MC502 소스테레오 솔리드 파워(50W. 슬림라인. 다이렉트 커플드), MAC4100 솔리드 리시버(75W. 다이렉트 커플드) 1980 = MR75 스테레오 AM/FM 솔리드 튜너, MC250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500W), XRT20 스피커, C504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슬림라인) 1981 = C33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 MC2255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250W), MC2155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150W) 1982 = MC225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250W), MC215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150W) 1984 = MC2002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200W. 다이렉트 커플드) 1985 = MCD7000 CDP, C30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 MC752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75W. 다이렉트 커플드), MC727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270W), MAC4200 솔리드 리시버(75W. 다이렉트 커플드) 1987 = C31V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리모콘) 1988 = MC754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75W. 다이렉트 커플드), MAC4280 솔리드 리시버(75W. 다이렉트 커플드), MAC4300V 솔리드 리시버(100W. 다이렉트 커플드) 1989 = C35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 MC720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200W. 다이렉트 커플드) 1990 = MC260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600W) 1991 = C37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 MC715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150W), MC730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300W) 1992 = MC710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100W. 슬림라인. 다이렉트 커플드), MC1000 모노럴 솔리드 파워(1000W) 1993 = MC275 기념모델(Mark.2) 1994 = MC50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500W) 1995 = MA6400 솔리드 인티(100W. 다이렉트 커플드), MA6800 솔리드 인티(150W), MC15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150W), MC300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300W) 1997 = C100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2섀시), MC275 Mark.3 1998 = c15 스테레오 솔리드 프리, MA6450 솔리드 인티(100W. 다이렉트 커플드), MA6850 솔리드 인티(150W), MC352 스테레오 솔리드 파워(350W) 진공관앰프의 부활 1999 = MC2000 50th Anniversary 스테레오 튜브 파워 2003 = MC501 모노럴 파워 2004 = MC275 Mark.4, XLS 스피커 2006 = C1000(3섀시. 컨트롤러+솔리드 전원부+튜브 프리) 2007 = MC252 솔리드 파워 2009 = MXA60 올인원, C2300 튜브 프리, MC275 Mark.5 2010 = C50 DAC 솔리드 프리, C220 튜브 프리 2011 = C500(3섀시. 컨트롤러+솔리드 전원부+튜브 프리), MC452 솔리드 파워, MC275 50th Anniversary 2012 = MC275 Mark.6 2013 = C2500 튜브 프리, D100 DAC 디지털 프리, McAire 무선 사운드 시스템 2015 = C1100 튜브 프리(2섀시), C52 솔리드 프리 2016 = C2600 튜브 프리 2016년 매킨토시 프리, 파워앰프 현행 라인업 프리앰프 = C1100 : 스테레오 튜브. 2섀시(오디오부+컨트롤부). MM/MC = C52 : 스테레오 솔리드. DSD 지원 = C2600 : 스테레오 튜브. DSD 지원 = C47 : 스테레오 솔리드. DSD 지원 = MP100 : 스테레오 포노 프리. MM/MC. USB for ripping to computer = C22 : 스테레오 튜브 = D150 : 스테레오 디지털 프리. DSD DXD 지원 = C1000 : 스테레오 튜브/솔리드(선택). 2섀시(오디오부+컨트롤부) = C500 : 스테레오 튜브/솔리드(선택). MM/MC. 2섀시(오디오부+컨트롤부) = C2500 : 스테레오 튜브.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백 = C50 : 스테레오 솔리드. USB DAC 내장 = C48 : 스테레오 솔리드. 5밴드 톤 컨트롤 = D100 : 스테레오 디지털 프리 파워앰프 = MC2KW : 모노럴 솔리드 2000W. 쿼드 밸런스 = MC1.2KW : 모노럴 솔리드 1200W. 쿼드 밸런스 = MC601 : 모노럴 솔리드 600W. 쿼드 밸런스 = MC2301 : 모노럴 튜브 300W. 쿼드 밸런스 = MC301 : 모노럴 솔리드 300W. 쿼드 밸런스 = MC75 : 모노럴 튜브 75W = MC452 : 스테레오 솔리드 450W. 쿼드 밸런스 = MC302 : 스테레오 솔리드 300W = MC152 : 스테레오 솔리드 150W = MC275 VI : 스테레오 튜브 75W
"C2600, 32비트/384kHz와 DSD256을 지원하는 매킨토시 진공관 프리앰프의 현재" 1949년 진공관 프리앰프를 첫 출시작으로 내놓은 매킨토시가 트랜지스터 앰프에 주력하다가 다시 진공관 앰프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창립 50주년 기념모델로 MC2000이라는 진공관 파워앰프를 내놓은 1999년부터다. 그리고 ’C’로 시작하는 매킨토시 프리앰프 역사상 모델번호가 네자리수가 된 것은 2006년 3섀시 구성(컨트롤러, 솔리드 전원부, 튜브 프리)의 C1000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번 시청기인 C2600은 2009년 C2300, 2013년 C2500을 잇는 2016년 최신 진공관 프리앰프다. 현행 라인업 중에서는, 2섀시 구성의 진공관 프리앰프 C1100(C1000 후계기)을 제외하면 매킨토시 진공관 프리앰프의 최상위 모델이다.
우선 C2600은 기본적으로 증폭단에 쌍삼극관인 12AX7A 5개와 역시 쌍삼극관인 12AT7 1개를 투입한 포노스테이지 및 헤드폰앰프 겸용 스테레오 진공관 프리앰프다. 작동시 연두색 LED가 빛을 밝히는 이들 진공관 6개가 상판 안쪽에 비스듬히 누워있고 그 위를 투명한 강화유리가 덮고 있는 점이 디자인적 포인트. 포노(MM, MC), 라인, 헤드폰앰프별 간단한 회로 다이아그램이 ‘친절히’ 그려져있는 것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능적으로는 DAC칩을 내장, PCM의 경우 32비트/384kHz까지(USB 입력), DSD의 경우 DSD256까지 지원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위해 광 3계통, 동축 2계통, USB 1계통의 입력단자, 그리고 매킨토시 트랜스포트 연결 전용 MCT 1계통을 갖췄다. 디지털음원은 전작인 C2500 때부터 재생이 가능했는데, C2500에서는 32비트/192kHz까지의 PCM 재생만 지원했었다. 아날로그 입력은 밸런스 3계통, 언밸런스 4계통, MM 1계통, MC 1계통.
각 진공관의 역할을 살펴보면, 12AX7A 4개가 MM과 MC 입력을 위해 채널별로 1개씩 투입됐다. MM 및 MC 포노 입력신호가 라인 입력에 비해 전류값이 워낙 작기 때문에 일단 이들부터 먼저 1차 증폭을 하는 것이다. 이어 볼륨단 및 톤컨트롤부를 거친 후 하나 남은 12AX7A가 포노/라인/헤드폰 증폭(Input), 12AT7이 출력(Pre-out)을 담당한다. 이에 비해 C2300과 C2500의 경우 별도의 프리아웃 진공관 없이 12AX7A(C2300)과 12AX7(C2500)이 포노/라인/헤드폰 증폭을 위해 채널당 1개씩 투입돼 마무리짓는 구조였다. 출력 트랜스는 없으며, 전원부는 R코어 트랜스포머를 시작으로 정류 및 정전압회로까지 모두 솔리드 구성이다.
C2600의 설계상 특징은 신호가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디지털부와 아날로그부를 듀얼 섀시 디자인으로 격납했다는 것. 볼륨단은 0.5dB씩 총 214스텝으로 작동하는 디지털 어테뉴에이터 방식이며, 초정밀 밸런스 구조라 채널간 편차가 0.1dB에 그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주파수응답특성은 20Hz~20kHz(-0.5dB), 15Hz~100kHz(-3dB)일 정도로 광대역이며, 신호대잡음비(SNR)는 진공관 앰프로는 이례적인 100dB를 보이고 있다. 입력 임피던스는 44k옴(밸런스), 22k옴(언밸런스), 출력 임피던스는 200옴(밸런스), 100옴(언밸런스), 헤드폰 부하 임피던스는 600옴까지 커버한다. C2600의 주요 특징을 C2300, C2500과 비교해 정리해봤다.
모노모노 MC275 VI 진공관 파워앰프, 150W를 뿜어내는 ‘매킨토시의 강렬한 아이콘’ 오리지널 MC275는 시드니 코더맨의 설계로 1961년 5월 첫선을 보였는데(1973년 7월까지 생산), 같은 해 나온 모노럴 모델인 MC75을 1섀시로 스테레오화한 것이다. 출력관은 모두 KT88, 출력 역시 모두 채널당 75W다(이번 시청에서는 MC275 2개를 연결, 모노모노로 150W 출력). MC275는 이후 1993년 고(故) 고든 고우 추모 모델로 부활한 이후, 현행 6세대 모델까지 거듭 진화를 해왔지만 이 오리지널의 ‘독창성’만큼은 결코 훼손되지 않았다.
즉, ‘출력관 KT88 4개, 초단 및 증폭관 7개, 왼쪽 측면에 스피커 바인딩포스트 및 입출력단자 구성’이라는 디자인만큼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바이파일러(bifilar) 및 트리파일러(trifilar) 출력 트랜스 권선방식과 유니티 커플드회로 설계도 ‘전가의 보도’처럼 이어져오고 있다. 1961년 나온 모델이 지금도 그 골격을 유지한 채 계속 생산되는 점도 그렇지만, 당시 개발된 설계디자인이 계속 혁신을 거듭하면서 진화해오고 있는 것이 더욱 놀랍기만 하다. 우선 지금까지 나온 MC275 모델 7종(2011년 50주년 모델 포함)을 간략히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다음은 현행 MC275 VI를 위에서 본 그림이다.
위 사진에서 주위 깊게 볼 것은 아래쪽 쌍삼극관 7개의 배치다. 정가운데가 한 알에서 2채널로 나뉘는 초단관 12AX7A이며, 그 옆의 왼쪽 3개 진공관이 왼쪽 채널, 오른쪽 3개 진공관이 오른쪽 채널을 담당한다. 오른쪽 채널을 예로 들면 초단관의 한쪽 3극관(R)에서 나온 신호가 바로 옆의 12AX7A를 지나면서 서로 위상이 반대인 신호로 나뉘고(푸시풀 구동을 위한 위상반전관. 역시 3극관 2개가 동시 작동. 캐소드 결합), 이 정위상과 역위상인 두 신호는 다시 12AT7을 지나면서 각각 전압증폭된 후, 마지막 12AT7을 지나면서 각각 최종 증폭된다(좌우채널 합쳐 12AX7A가 3개, 12AT7이 4개). 매킨토시에서는 12AX7A를 ‘입력 및 위상반전관’, 12AT7을 ‘전압증폭 및 드라이브관’으로 명명하고 있다.
이렇게 최종 증폭된 2개의 정위상, 역위상 신호는 12AT7의 캐소드에서 각각 빠져나와(캐소드 팔로워 회로), 마지막으로 각각 2개의 출력관 KT88을 푸쉬풀 구동하게 된다. 모노모노의 경우 채널당(블록당) 4개의 출력관을 파라(parallel) 푸쉬풀로 구동, 곱절인 150W를 뽑아낸다. 한편 맨 위의 트랜스포머는 왼쪽부터 왼쪽채널 유니티 커플드 출력트랜스, 오른쪽채널 유니티 커플드 출력트랜스, 전원트랜스 순이다. 자, 이제는 지금까지 몇차례 언급했던 ‘유니티 커플드’ 회로 및 출력트랜스에 대해 짚고 넘어갈 차례다. 필자가 파악하고 있는 MC275의 내부 회로 개념도를 간단히 핵심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직접 그림).
우선 각 진공관을 중심으로 한 증폭 흐름을 짚어보면 이렇다. 1) 입력신호는 초단관(12AX7A)의 그리드로 들어온 뒤, 2) 위상반전관(12AX7A)의 플레이트로 빠져나와, 3) 전압증폭관(12AT7)의 플레이트를 거쳐, 4) 드라이브관(12AT7)의 캐소드를 통과한 뒤, 5) 출력관(KT88)의 플레이트와 캐소드에서 동시 출력된 후, 6) 출력트랜스를 통해 임피던스 변환 및 푸쉬풀 각 신호 통합 후, 7) 스피커로 넘어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출력트랜스의 1차 코일이 모두 3개나 된다는 점이다. 1차측 1번 코일은 출력관 KT88의 플레이트에 B전압을 걸어주는 일반적인 코일인데, 이 코일은 이와 함께 출력관의 플레이트에서 나오는 전류(I) 형태의 증폭신호를 받아들여 전압(V) 형태로 2차 코일로 넘겨주는 역할을 겸한다(I/V 변환). 자세히 보면 이 코일은 ‘한’ 출력관의 플레이트 뿐만 아니라 ‘다른’ 출력관의 스크린 그리드에도 동시에 전압을 걸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2차측의 5번 코일은 스피커로 들어가며 4번 코일은 네거티브 피드백(NFB)용으로 초단관의 캐소드로 들어간다. 이 역시 일반적인 네거티브 피드백 출력트랜스 구조다. 그런데 다른 출력트랜스에서는 볼 수 없는 코일이 바로 1차측 1번 코일과 쌍으로 감긴 2번 코일과 3번 코일의 존재다. 즉, 그림상 3번 코일이 출력관 KT88의 캐소드에서 증폭신호를 뽑아내는 ‘바이파일라’(bifilar), 그림상 2번 코일이 드라이브관 12AT7의 플레이트에 B전압을 걸어주는 ‘트리파일라’(trifilar) 코일인 것이다. 이중 바이파일라 코일의 존재가 ‘유니티 커플드’ 회로의 핵심. 왜냐하면 캐소드 팔로워 구성을 통해 출력관의 전체 임피던스를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출력관의 임피던스가 크게 떨어지면 어떤 이득이 생길까. 1) 출력관의 임피던스가 크게 줄어들면, 2) 일종의 임피던스 변환기인 출력트랜스의 1차측 코일의 권선수가 줄어들게 되고, 3) 이를 통해 1차측과 2차측 코일 사이의 ‘누설 인덕턴스’(leakage inductance)를 크게 줄일 수 있어, 4) 이를 통해 누설 인덕턴스로 인한 고역의 롤오프를 없앨 수 있다. 즉, 왜곡은 줄어들고 주파수대역은 특히 고역쪽으로 크게 확장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음질 향상을 위해 출력관과 출력트랜스를 절묘하게 커플링한 것이 바로 ‘유니티 커플드’ 회로 및 트랜스인 셈이다. 매킨토시에 따르면 더욱이 ‘유니티 커플드’ 트랜스의 도입으로 푸쉬풀 구동 때의 고질적 문제인 ‘교차 왜곡’(notch distortion)도 없앨 수 있었다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 유니티 커플드 회로는 스피커에 대해 2개의 푸쉬풀 진공관이 ‘직렬’ 연결된 싱글 엔디드 푸쉬풀 구조와 결과적으로 유사하다. 출력 임피던스가 4분의 1로 크게 떨어지는 싱글 엔디드 푸쉬풀은 때문에 출력트랜스가 필요없는 진공관 OTL 방식에 자주 사용된다.)
"시청" C2300의 두번째 개량 모델이라 할 C2600과, MC275의 6세대 모델인 MC275 VI의 조합은 어떤 소리를 들려줬을까. 매킨토시의 SACD/CD 플레이어인 MCD550을 소스기기로 동원해 집중 테스트했다. 소스기기와 프리, 프리와 파워는 모두 XLR 밸런스 인터케이블로 연결했고, 스피커는 B&W 802 D3를 물렸다.
Jacintha - Moon River
Jacintha - Autumn Leaves 청감상 정숙도(SNR)가 높다는 점과 누긋하게 재생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일감이다. 베이스와 드럼, 피아노, 트럼펫 등 각 악기의 음색과 표정도 잘 포착된다. 특히 트럼펫의 경우 마치 번개처럼 하늘을 쭉쭉 가르는 느낌이다. 보컬은 촉촉하고 여유있으며 차분하다. 다이내이믹 레인지는 상당히 넓지만, 상대적으로 좌우 스테이지는 그리 넓게 펼쳐지지 않는다. 대신 무대의 앞뒤 두께가 곡이 진행될수록 점점 두꺼워진다. 이 곡 녹음 자체의 특징일 수도 있겠다. 진공관 150W의 힘 때문일까. 스피커를 여유있게 밀어준다. 앰프 입장에서는 이 정도 보컬곡 재생은 일도 아니라는 느낌. 잘 만든 모노블럭 진공관 파워란 이 정도의 세계인 것이다. 미세한 음들의 표현력, 즉 디테일 역시 상당한 수준이다. 다른 수록곡 ‘Days of Wine and Roses’도 들어봤는데, 그녀가 마이크 바로 앞에서 부르는 기척이 잘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쥐어짜거나 조급하거나 그런 기색이 전혀 없다. 하지만 프리앰프가 극도의 해상력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Miles Davis - So What
Kind of Blue 무대의 좌우 폭이 확 넓어졌다. 드럼은 오른쪽 스피커 바깥으로 튕겨나갔고, 정 가운데에 위치한 베이스 양옆에 색소폰과 트럼펫이 포진한 것이 잘 그려진다. 스테이징과 이미징은 역시 이 정도 앰프 조합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인 것이다. 이 곡에서 특히 감탄한 것은 각 악기의 음색과 질감을 제대로 즐기게 해줬다는 것. 트럼펫은 호쾌하고 호방하되 결코 거슬리거나 시끄럽지 않았고, 테너 색소폰은 더 진하고 굵은 색채감이 확연했다. 사실 이 곡은 개인적으로 20년 넘게 들어온 애청곡인데, 트럼펫(마일즈 데이비스)과 테너 색소폰(존 콜트레인)의 구분이 생각만큼 쉽지 않은 곡이다. 게다가 이번 시청에서는 존 콜트레인이 조금씩 좌우로, 위아래로 움직이며 연주하는 기척이 음상을 통해 느껴져 새삼 놀랐다. 무대를 아주 넓게 쓰고 있어서 그런지 녹음 스튜디오의 공간감이 모락모락 손에 잡힐 듯 피어오른다. ‘남성적인 재생음의 세계’라는 뜻을 비로소 알겠다. 역시 매킨토시는 선이 굵고 호방했던 것이다.
George Solti - Mahler Symphony No.2
Chicago Symphony Orchestra 사운드 스테이지의 두께감, 첼로의 역대급 타건에 깜짝 놀랐다. 정숙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투티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쾅’ 터트려준다. 한마디로 다이내믹 레인지는 광대역하고, 다이내믹스는 가히 폭발적이다. 재생이 무척 안정돼 있다는 인상. 하지만 금관의 재생은 평소보다 이질적으로 들렸는데 이는 KT88 출력관의 특징일 수도 있겠다. 대신 목관은 힘있되 부드럽고 유연하게 펼쳐져 만족스러웠다. 집중해서 관찰한 마이크로 다이내믹스는 작정하고 파고드는 스타일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려내는데도 온갖 디테일이 살아나는 그런 스타일이다. 정숙도도 매우 높다. 하지만 매킨토시로 재생한 말러 2번은 스케일이 크고 시원시원하다는 게 전체적인 인상. 심벌즈는 한마디로 작렬하고 있고, 팀파니의 가죽은 아주 팽팽히 당겨져 있다. 대체적으로 음들이 포워딩하고 있다는 느낌. 참고로 확실히 금관의 고역대는 지금 802 D3가 예전 802 다이아몬드 때보다 잘 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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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 Brown, Monty Alexander, Russell Malone - Fly me to the Moon Ray Brown, Monty Alexander, Russell Malone 왼쪽에 베이스, 가운데 약간 오른쪽에 피아노가 위치한 가운데 곡이 시작됐는데, 갑자기 베이스 앞에 기타가 툭 나타나 놀랐다. 이렇게 한결같은 스테이징과 이미징, 정숙도에 마음마저 편안해진다. 기타는 거의 무대 바닥을 뚫고 들어갈 기세다. 하여간 각 악기의 표정과 저마다의 뉘앙스를 감수성있게 표현해주고 있다. 이 곡에서 비로소 이번 매킨토시 조합의 또다른 덕목을 느꼈는데 그것은 바로 ‘투명감’이었다. 악기간 앞뒤 거리와 무대의 두께가 잘 느껴진 것도 재생음이 쌓여가는 레이어가 워낙 투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니 소위 무대의 ‘색채감’도 자연스럽게 살아날 수밖에. 또 이야기가 벗어나지만 이 곡에서도 802 D3의 물성과 실력에 감탄했다. 자신의 어떤 의도를 더해준다기보다는 소스에 담긴 음원, 파워앰프가 보내온 증폭된 사운드를 있는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Jascha Heifetz -Tchaikovsky Violin Concerto in DM 1st Movement
Chicago Symphony Orchestra (Reiner) 역시 누긋하고 여유가 있으며 풍성하다. 오케스트라가 바디감 있게 재현된다. RCA 녹음의 전반적인 경향이기도 하지만, 음상이 칼처럼 예리하게 맺히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광대역에 음 가닥들이 서로 섞이질 않으니 색채감이 좋다. 비온 다음 날 멀리 있던 파란 산이 쑤욱 앞으로 다가온 그런 느낌. 이러다보니 필요할 때는 솔로주자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다 포착해 보여준다. 하이페츠의 기척과 운지, 현 떨림까지 모조리 긁어온다. 이러한 디테일의 세계야말로 하이엔드 프리앰프의 존재이유다. 이밖에 각 악기의 배음이나 잔향, 아름답게 위를 찌르는 고역, 홀톤의 풍성한 재현에서는 역시 진공관 앰프 순정조합을 따라올 수가 없다.
"총평" 매킨토시 MC275 VI를 모노로 연결해 들어본 음의 세계는 한마디로 여유있고 호방하며 누긋했다. 4개 유닛이 달린 802 D3를 눈 하나 깜짝 않고 자유자재로 요리했다. 음원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일체의 왜곡이나 착색없이 고스란히 스피커로 전달해준 것을 보면 역시 유니티 커플드 회로라는 뒷배가 대단한 것 같다. 또한 KT120, KT150으로 점점 스펙이 진화하는 빔관의 세계에서 KT88을 고집하는 것 또한 회로설계의 이유도 있겠지만, ‘MC275’의 오리지널리티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더 크다고 봐야할 것 같다. 여기에 지난 2011년 50주년 모델부터 채택된 쌍삼극관 7개를 환하게 비추는 LED 지시등도 강렬한 시각적 만족감을 더해준다. DAC과 포노 스테이지(MM, MC), 헤드폰 앰프 기능을 포함한 진공관 프리앰프 C2600은 매킨토시의 농익은 프리앰프 만들기가 정점에 달한 제품으로 보인다. 사실 처음에는 두드러진 스펙이나 신기술이 없는데다 들려주는 소리 또한 강렬한 자극 없이 다소 밋밋했다. 하지만 C2600에는 음악에 흠뻑 빠져들게 하는 편안함과 흡인력이 가득했다. 아마 많은 애호가들이 체험하셨을 것이라 믿는다. 일부 첨단 프리앰프가 극도의 해상력과 다이내믹 레인지로 승부를 걸다가 정작 파워앰프 드라이빙에서는 대놓고 파탄이 나는 그런 말도 안되는 순간을. C2600에는 그런 불안이 일체 없다. 포노단을 고집스럽게 내장하면서도 최신 DSD256 음원까지 지원하는 것을 보면 역시 전설은 로망인 동시에 끊임없는 혁신인 것이다. by 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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