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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없는 사람이 여유를 흉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 오디오아날로그 푸치니 20주년 기념모델

작성자: 킹사운드 02-3424-4425 02-3424-4426 master@kingsound.co.kr
2016-05-30 조회 6097

여유가 없는 사람이 여유를 흉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 오디오아날로그 푸치니 20주년 기념모델





 

개인적으로 오디오아날로그와는 인연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다들 취향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인데 필자는 이탈리아 오디오를 상당히 좋아하고 동경하는 편이다. 그 중에서 오디오아날로그는 내가 오디오를 처음 접하던 당시에 좋은 파트너가 되어주었던 애착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 푸치니는 오디오 입문자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며 마에스트로라는 모델과 함께 오디오아날로그를 대표하는 인기 모델이기도 하다. 이번에 푸치니가 출시 2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이 출시 되었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외모까지 확연하게 바뀐 푸치니 20th Anniversary 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오디오 기기는 출신 국가가 어디냐에 따라서도 음색이 다르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는데, 오디오 기기도 결국은 악기와 음식과 같은 감성적인 튜닝 과정을 거치는 것이어서 제작자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느 나라의 국민성을 가진 사람인지에 따라서 추구하는 음질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영국의 오디오는 영국적인 특성이 있을 수 있는 것이고 미국은 또 미국답게 다른 면이 있을 수 있는 것인데 분명 오디오아날로그는 이탈리아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라고 하면 오랜 예술적 문화유산들이 많은 나라여서 세계적인 관광지로도 유명하며 각종명품 브랜드도 즐비하다. 그러다 보니 국민도 그런 예술적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도 높고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관광산업이 발전되어 있어서 그런지 태생적으로 낙천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소위 돈 버는 기계라 불리는 일본이나 한국 사회에서 볼 때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게으르게 보일지 모르지만 낭만적이며 여유롭게 삶은 누리는 이들과 같은 생각으로 오디오 기기를 만들고, 그것이 좋은 음이라고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공감 받기를 기다릴 수 있다는 것도 힘든 일이다.

오디오적인 면에서는 확실히 이탈리아 오디오 브랜드들은 과감하지 않다. 과감하지 않다는 것은 화려함을 강조하지 않는다는 표현이지만 그것이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이탈리아 오디오는 선이 얇고 강력하게 뻗어주며 선명도를 과도하게 강조하지 않는다. 음의 날림을 철저하게 대비하며 음들의 연결감이 좋다. 때문에 당연히 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며 대역 밸런스도 좋기 마련이다. 뭔가 이질감이 드는 느낌이나 소위 흔하게 말하는 디지털적인 느낌보다는 확실히 아날로그적인 느낌에 강점이 있다.









 

푸치니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 먼저 떠 오를까? 그 동안의 푸치니 제품을 비롯한 오디오아날로그 제품에 대한 경험이 많은 나로써는 감회가 새롭다. 푸치니가 이렇게 출중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으니 말이다. 예전의 푸치니SE는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질감 표현력이 동급 최고 수준의 음을 들려줬으며, 후속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푸치니 세탄타의 경우는 오히려 선배 리뷰어의 평가를 듣고 직접 구매를 하면서 처음 오디오아날로그를 접하게 되었던 인연이 있다. 그때는 푸치니가 슬림한 디자인의 앰프였었는데 이번 푸치니 20th Anniversary는 과거 베르디 센토 정도의 사이즈에 마감이 좀 더 강직하고 단단해 보이는 만듦새로 나타났다.

전원부 트로이덜 트랜스의 용량도 700VA 용량으로 과거의 유연함과 부드러움을 강점으로 하던 스타일에서 이제는 힘까지 강력하게 갖춘 인티앰프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참고로 300-400만원대의 인티앰프들과 비교를 하자면, 크렐정도의 인티앰프를 제외하고는 700VA정도의 전원부 트랜스를 사용하는 외산 인티앰프가 거의 없으며 트랜스의 용량이 700VA정도가 되면서부터는 앰프의 가격대가 400만원 이상에서 800만원 대까지 포진하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이번 Anniversary 시리즈는 기념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도록 세세한 부분까지 유난스러운 부분이 많다.

내부에 사용하고 있는 저항이나 일부 부품들은 첨단 군사 장비에 적용되는 수준의 고정밀의 부품들을 사용하고 있으며, 오디오그레이드의 고품질 폴리 프로필렌 커패시터도 사용하고 있다.



각종 부품들이 탑재되는 PCB는 일반 PCB에 비해 2배가 더 두껍게 금도금 처리가 된 PCB를 사용하고 있으며, 내부의 모든 배선재는 7N OCC 선재를 사용하고 있다. 배선재를 6N도 아니고 7N 수준까지 사용한다는 것은 정말로 유난스럽다거나 사치스럽다는 표현이 적합하긴 하다.

14mm 두께의 섀시를 사용한 것도 자랑 하고 있는데, 전면 섀시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섀시들의 두께나 무게가 가볍거나 얇지 않다. 스피커 단자와 RCA 입력 단자를 지지하고 있는 중간 소재 역시 테프론을 사용하여 세부적인 연결성이나 진동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렇게 겉모양 자체는 상당히 심플하고 군더더기가 없이 특별히 멋을 내지 않은 모습이지만 사용된 소재와 물량투입에 대해서는 과거의 오디오아날로그답지 않게 호화로움을 뽐낸다.

앰프의 중앙에 있는 감각적이며 세련된 형태의 볼륨 노브는 돌리면 볼륨 조절이 되며 누르면 입력 선택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리모콘을 이용하면 볼륨을 올림에 따라 볼륨 증가 주파수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하며 바이패스 기능도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분명 중저음은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도 낮게 깔려있는 것이 있는데, 이게 듣는 이를 의식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그윽한 맛을 주며 바이올린 연주는 그 위에 발자국이라도 남을 듯 굉장히 조심스럽게 살포시 연주되는 그런 느낌이 잘 전달되어 주고 있다. 숙연한 듯 하면서도 은은하게 끌려드는 매력이 분명 있다.




3.5평 정도 되는 작은방으로 기기들을 가지고 들어와서 시스템을 차분하게 재 정돈하고 음악을 다시 들어본다.

  

말로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음의 촉감이 확연히 좋아진다. 설명이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넓은 공간에서는 중 고음이 너무 얌전하게 들려서 중 고음의 청량함은 다소 아쉽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상하게도 밀폐된 작은 방안으로 가지고 들어오니 중저음은 온화해지고 중고음이 월등히 청량해진다. 연결된 스피커 케이블이 은도금 케이블이었는데 이걸 순동선으로 바꾸고 나서야 전체 음조가 가지런하니 정돈이 된다. 이 가지런하게 정돈이 되는 느낌이 아주 만족스럽고 흡족하다.

이제야 제대로 푸치니의 매력을 좀 더 만끽해 보는 느낌이고 작은 방에서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면 크게 후회를 할 뻔 했다.

정말 소프트하면서도 촉촉한 느낌이다. 중고음이 상당히 미음이고 지긋이 이어지는 중 음역대의 음조가 대단히 정숙하고 차분하다. 은은한 느낌도 있다. 의외로 저음이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없지도 않다. 이것은 최대한 중 음역대에 재생의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고도 하겠다. 저음이 빈약한 것은 아니지만 저음 때문에 불편하게 만드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제한된 공간 내에서 대단히 청량하면서도 예쁘고 정숙한 (소프트하면서도 대단히 섬세하고 촉촉한)음을 내고 있다. 중고음에 에너지가 풍부하고 뻗침이 좋은 음은 아니지만 지극히 여성적이고 섬세한 음이기 때문에 이게 넓은 공간으로 나가면 에너지감이나 음의 이탈감이나 뻗침이 덜하다 보니 볼륨을 더 올리게 되고, 높은 볼륨 상태에서도 중고음의 소프트함은 유지가 되더라도 그게 멀리서 감상하는 청자에게 더 직접적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평소에는 지긋하고 은은하며 대단히 평탄하게 유지되던 저음이 약간 더 중립적으로 볼륨감이 생기고 양감이 늘어나고 평탄해지면서 전체적으로 좁은 공간에 비해서는 밋밋하게 들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적인 음의 톤은 지극히 중후하면서도 안정적이며 중역대는 산뜻 발랄하면서도 미끈한 경향이다. 밝은 톤의 여성보컬이나 현악기가 연주되는 클래식 음악 등을 감상하면 섬세함이나 촉촉함이 드러나기도 한다.

음이 절대로 자극적으로 튀어나오지 않으며, 은은하면서도 산뜻 발랄하며 화사한 톤인데, 밀폐된 공간에서는 절대로 답답한 음을 내지는 않고 비교 대상인 다른 앰프들과의 차별점이라면 확실히 중역대의 농밀함이나 영롱한 기운, 은은하면서도 촉촉하고 그러면서도 미끈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은유적인 표현을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디오아날로그가 과거부터 그다지 스트레이트하고 순수하게 퓨어(PURE)한 특성의 음을 추구해 오지는 않았다. 퓨어한 사운드 특성이 아니라고 한다면 일부는 대단한 약점으로써 공격거리가 될 수도 있을 텐데, 충분히 퓨어하지만 다분히 PURE하기만 한 것은 아니고 거기에 적절한 농담과 미끈한 음의 연결.. 그리고 약간의 예쁜 음을 추구하면서도 산뜻하게 들리도록 하는 감미료 같은 요소도 있기 때문에 마냥 PURE 하기만 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스피커의 매칭에 따라 충분히 말끔하고 촉촉하며 투명한 음을 내주기 때문에 음이 시원스럽게 쫙쫙 뻗어주는 스타일인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답답한 스타일도 역시 아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어본다고, 한가롭게 여유를 부리는 것도 그렇게 살아본 사람에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여유가 없는 사람이 여유를 부리는 것을 흉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오디오아날로그는 확실히 한가롭게 여유를 부리는 음을 추구한다. 잠깐 들어서 오디오적 쾌감이라는 것이 바로 느껴지는 음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이탈리아에 가본적은 없지만 그곳 가장 환경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보다 넓지만 인구가 6100만명이라 그 여유로운 사람들이 살기에는 미국땅처럼 풍요롭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마도 음악을 즐기는 스타일은 우리나라 사람과 닮은 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앰프가 아마도 미국에 가서 인기를 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우리나라 주거 환경에서는 오히려 딱 맞는 음을 들려줄 가능성이 많다. 거실 공간만 15평 이상 되는 공간에서 오디오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변태 같은 스피커만 아니라면 매칭에도 큰 문제는 없다. 다만 변태 같은 스피커는 확실히 피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밝고 섬세한 성향의 스피커를 매칭하니 이렇게 음이 듣기가 편하고 섬세하며 예쁠 수가 없다. 어떠한 특정 대역을 강조하지 않고 적절한 뉘앙스의 연결감에 중저음도 특별히 강하지 않아서 음악을 아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말 자체에는 리뷰로써의 임팩트가 크진 않지만 그만큼 더 좋은 칭찬도 어디 있겠는가?

차분하게 가슴의 긴장감을 내려놓고 지긋히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 느낌이 차분하게 전달되고 작은 소리 하나하나까지 촉촉하고 섬세하다. 그리고 그 모든 음들이 모두 차분하고 촉촉하며 미끈하다. 그러니 흥분을 하며 들으면 안 된다.

앞서 언급했지만, 여유가 없는 사람이 여유를 흉내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앰프를 사용할 때는 여유를 좀 가질 필요가 있거나 아니면 결국 이 앰프가 좋아지게 되면 당신은 그 동안 없던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음악 소리도 은은하게 가슴으로 스며들 것이다.








[출처]
본 컨텐츠는 풀레인지의 제공을 받아 웹진_리뷰(하드웨어)
'여유가 없는 사람이 여유를 흉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 오디오아날로그 푸치니 20주년 기념모델' 에서
발췌하여 쓴 글 입니다.

 
 
[Audio Analogue] 푸치니애니버서리(Puccini Annivers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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