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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과 공존을 넘어 열정과 희열로 - 하베스(Harbeth) 모니터 40.1

작성자: 킹사운드 02-3424-4425 02-3424-4426 master@kingsound.co.kr
2015-09-01 조회 3164

균형과 공존을 넘어 열정과 희열로 - 하베스(Harbeth) 모니터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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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 스피커를 보면 마치 클래식컬 음악의 오케스트라를 연상케 한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클래식 작곡가 베토벤이 작곡한 음악은 수 세대에 걸쳐 여러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된다. 세월이 흘러 상임 지휘자가 바뀌곤 하지만 유서 깊은 오케스트라의 경우 지휘자와 관계없이 전통적인 음색과 독자적인 음악적 질서를 유지한다. 하베스를 지휘하는 지휘자, 즉 음악 감독은 더들리 헤어우드에서 이후 앨런 쇼가 바통을 이어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앨런 쇼가 지휘하는 하베스가 연주하는 음악은 무엇인가 ? 바로 BBC, 즉 영국 국영 방송국이 써내려간 스피커 설계의 명곡, BBC 모니터 시리즈다. 하베스 스피커는 BBC 가 작곡한 모니터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며 그 중에서도 이 시대 최고의 베를린 오케스트라 같은 위상을 가진다.

이 곡은 하베스 뿐만 아니라 여러 메이커들이 라이센스 받아 연주해왔다. BBC에서 방송용 모니터 스피커 개발을 위해 연구팀을 꾸렸고 그 안에는 이후 BBC 모니터의 역사를 계승하게 될 여러 연구원들이 있었다. 그 중 스펜서 휴즈(Spencer Hughes)는 1968년부터 직접 스피커 제작을 위해 독립했다. 스펜서 휴즈와 그의 부인 도로시(Dorothy)의 이름을 따 스펜서가 이렇게 태어나게 된다.

 






한참이 지난 후 BBC 방송팀에 있던 더들리 헤어우드(Dudley Harwood) 또한 BBC 모니터 스피커를 제작하기 위해 독립하기에 이른다. 그는 자신과 그의 아내인 엘리자베스(Elizabeth)의 성과 이름에서 이니셜을 따 'Harbeth Audio Ltd.'를 설립한다. 이 때가 1977년의 일이다. 스펜서 방식이었다면 Dudbeth 정도가 되었을 텐데 Harbeth 로 지은 것은 지금 생각해도 탁월한 작명 센스였던 것 같다.

아무튼 BBC 모니터 설계를 라이센스 받아 생산해 BBC 에 공급하는 유사한 메이커는 당시 말 그대로 창궐했다. 하지만 1980년대 여러 메이커들의 자금사정이 안 좋아지며 많은 메이커들이 파산했다. 하베스의 더들리 헤어우드 이 시기 회사를 넘기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것은 반대로 현재까지 우리가 하베스를 즐길 수 있는 훌륭한 계기가 되었다. 당시 하베스에 대단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20대 후반의 앨런 쇼(Alan Shaw)가 새로운 대표로 취임한 것은 하베스와 대중 입장에서는 커다란 행운이었다.

앨런 쇼의 하베스는 여러 면에서 하베스를 점층적으로 혁신해나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당시나 현재나 변함없이 모니터 라인업이 무겁게 자리하고 있다. 모니터 라인업은 애초에 스튜디오 또는 방송국용으로 제작된 것이기 때문에 하베스 성장의 핵심동력이었을 것이 당연하다. 특히 현재도 방송국에서 하베스 모니터 시리즈의 사용은 광범위해서 [The X-Factor], [Britain's Got Talent] 등 유명 프로그램에서 모니터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 하베스(Harbeth) 모니터 40.1 




이렇게 스튜디오나 방송국 용도로 영국에서 최고의 신뢰를 얻은 하베스는 홈용 모니터 라인업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앨런 쇼의 뛰어난 전략이자 하베스를 일약 브리티시 BBC 모니터 스피커로서의 위상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그 중 최상위에 위치한 것이 모니터 40 시리즈이며 이번 리뷰는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모니터 40.1에 관한 내용이다.

굳이 BBC 모니터의 역사를 따져 올라간다면 하베스의 모니터 시리즈 중 모니터 20은 LS3/5a, 모니터 30은 LS5/9, 모니터 40은 LS5/8에 해당한다. 이렇게 각각의 모델이 뚜렷한 족보를 가지고 시대를 종횡하는 것은 홈 라우드 스피커 역사에서 볼 때 흔치 않은 케이스다. 비슷한 예를 영국에서 찾는다면 탄노이의 프레스티지 시리즈 또는 현재 라인업 이전의 케프 레퍼런스 시리즈, B&W 의 매트릭스와 노틸러스가 유사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하베스가 유독 특별하게 주목받는 이유는 전통과 혁신 사이에 유독 전통 쪽에 더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많은 현대의 클래시컬 음악 연주가들이 베토벤 등의 고전을 연주하지 않고 현대 음악이나 대중음악을 연주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들은 여전히 베를린 필하모니처럼 베토벤을 연주하고 있다.

모니터 40.1 은 오리지널 BBC 모델 LS5/8을 대체한 모니터 40에서 또 한 번 리노베이션을 거치며 출시된 모델이다. 모델명을 바꿀 수도 있었겠지만 단순히 .1만 붙여 출시한 것을 보면 마치 MKII 같은 마이너 체이지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결론적부터 말하자면 MKII 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이라고 해도 좋다. 다시 말해 모니터 40을 가정용으로 완전히 리노베이션한 것이 모니터 40.1이다.

앨런 쇼는 하베스 최상위 모니터를 리노베이션하면서 BBC 모니터의 연구와 함께 기존 버전의 성능 향상을 위해 그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스펜서의 대표 스펜서 휴즈의 아들 데릭 휴즈(Derek Hughes)를 영입하게 된다. 단순히 하베스라는 한 메이커의 플래그십 모니터가 아닌 영국을 대표하는 홈용 모니터 스피커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로 일이 커진 것이다. 그 결과 하베스는 거의 모든 부분에 손을 댄다. 크게는 우퍼, 미드 레인지 그리고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로 캐비닛 디자인 외에는 거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우퍼를 바꾸된 것은 우연이자 필연이다. 우선 기존에 사용했던 우퍼의 제조사인 비파(Vifa)가 하베스에 납품을 중단하게 되면서 하베스는 아예 독자적인 우퍼 개발을 하기로 결정한다. 그 결과 개발된 우퍼는 폴리프로필렌 재질의 12인치 우퍼로 기존의 비파를 성공적으로 대체한다. 우선 재생대역 자체가 더 넓어졌다. 저역은 35Hz 딥 베이스까지 커버할 수 있게 되었고 위로는 중간 중역인 400Hz 까지 재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공적인 우퍼 개발은 미드레인지 유닛의 개발까지 촉발시킨다.

하베스는 미드레인지 개발을 위해 페이퍼, 케블라 등 여러 소재의 진동판을 실험했지만 모두 음질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며 난관에 부딪쳤다. 그러나 마침내 폴리머(Polymer)라는 소재를 찾아 미드레인지 유닛을 생산한다. 이를 하베스에서는 Radial 이라고 명명했는데 이 또한 기존 미드레인지를 대체하며 음질적인 향상을 가져오게 된다. 현재 Radial은 버전 2까지 진화한 상황이다. 고역은 오랫동안 사용해온 노르웨이 시어스(SEAS)의 것을 사용했는데 구형보다 철망 구멍이 좀 더 크게 바뀐 벌집 모양의 그릴이 트위터를 감싸고 있다.

유닛의 변화에 따라 크로스오버 네트워크의 수정은 불가피했다.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PCB 는 제품의 후면 안쪽에 커다랗게 고정되어 있으며 대부분 하베스 자체적으로 제작한 부품들로 만들어졌으며 PCB 한 쪽 면은 댐핑 처리했다. 뿐만 아니라 인덕터 코일 등은 자체 생산한 것들로 유닛 뿐만 아니라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소자들도 웬만한 것들은 자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내부 배선은 Van Deamme Blue 의 꽤 굵은 선재를 사용하는 등 소자와 케이블 모든 부분에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이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를 통해 캐비닛 후면으로 출력되는 신호는 오직 한 조의 싱글 바인딩포스트를 통해 앰프로 흘러가는 구조다. 구형에서의 트라이와이어링 효과에 부정적인 면들을 애초에 제거하기 위한 듯 한데 바이앰핑을 할 수 없다는 것은 한 편으론 아쉽다.

하베스의 유일한 풀레인지급 플래그십 스피커 모니터 40.1은 3웨이 타입으로 고역, 중역, 저역을 각각 별도의 유닛이 담당한다. 총 3개의 유닛이 사용되며 이 때문에 캐비닛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진과 내부 마스킹 현상을 방지하게 위해 중역 유닛을 별도의 챔버에 담아놓았다. 우퍼와 미드레인지 중간 양 쪽에는 총 두 개의 포트를 마련해 전면 포트 방식으로 저음 반사 형식으로 설계했다.

 






캐비닛 디자인은 전통적인 BBC 모니터의 디자인이지만 마감은 어떤 메이커 제품과 비교해도 말끔하고 멋진 고전미를 물씬 풍긴다. 대게 하베스나 스펜더 등의 메이커는 전통적으로 얇은 합판을 사용해 통울림을 적절히 이용하는 방식으로 설계한다. 이후 현대 하이엔드가 걸어온 길과는 정 반대 방식이다. 알루미늄이나 엄청나게 두꺼운 HDF 등을 사용하는 것은 그들에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베스 모니터 40.1의 경우 MDF를 사용했으며 최소한의 버팀목 정도만 사용했다. 대신 댐핑에 신경을 쓴 것을 볼 수 있는데 캐비닛 내부 벽면에 역청(bitumen) 재질 패널을 붙여놓았다. 이는 하이엔드 스피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상당히 효율적인 댐핑 방식이다. 추가로 나머지 공간에는 스펀지와 울 등으로 채워 넣었다.

3웨이 디자인에 전면 듀얼 포트 방식, 저음 반사형 설계에 높이, 좌/우 폭, 깊이가 각각 750 x 432 x 400mm 인 모니터 40.1. 공칭 임피던스는 구형보다 높여 6옴에 구형에 비해 능률도 약간 더 상승해 무향실 +/-3dB 조건에서 저역은 35Hz, 고역은 20kHz 까지 커버하는 것으로 제조사는 스펙에 적시하고 있다. 물론 구형보다는 확실히 저역 드라이빙이 쉬워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은 수치에 불과했다.

또한 좌/우 폭과 깊이는 거의 비슷한데다가 높이는 1미터 미만으로 좌식 생활을 하지 않는다면 스탠드가 필수다. 또한 이처럼 좌/우와 깊이가 비슷한 스피커의 경우 일반적인 최근 스피커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한다. 이른바 궤짝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형태로 좌/우 폭을 넓히고 후면 벽으로부터도 어느 정도 띄울 필요가 있다. 또한 40.1의 저역은 일반적인 이 정도 사이즈에서 예상할 수 있는 저역을 넘어서는 스케일과 양감을 가진다. 구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를 위해서는 후면과의 유격이 어느 정도 필요하고 생각된다.

 






시청을 위해 준비한 앰프는 사실 패스랩스가 되길 바랐지만 사정상 마크 레빈슨 NO. 585 인티앰프로 테스트했다. 여기에 소스기기는 오렌더 S10을 트랜스포트로 사용하고 심오디오 650D의 USB 입력단을 사용해 DAC 기능을 맡겼다. 상당히 넓은 시청공간이었기에 부밍에 대한 염려는 없었으나 오히려 이 때문에 스테이징 측면에서 리스닝이 정확하지 않을까 염려되었다.

스피커 아래는 SMS에서 제작한 철재 스탠드를 사용했고 약 6미터 정도 거리에서 토인 없이 시청했다. 매칭 앰프와 소스기기들 모두 현대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기기들임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하베스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마크 레빈슨의 경우 독자적인 착색이 없고 기본기가 좋은 앰프로 하베스를 훨씬 더 정교하게 깨끗하게 울려주었다. 물론 완벽한 드라이빙은 어려웠을 정도로 하베스의 저역과 딥베이스 구간의 충실한 구동은 다양한 실험이 필요하다. 솔리드스테이트의 경우 저출력이더라고 대규모 전원부에 A클래스 푸시풀 구동 또는 진공관 앰프가 출력과 상관없이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리뷰를 의뢰받아서 진행하는 경우 원고를 의뢰한 웹진의 전용 청음실 또는 본인의 개인 리스닝 룸에서 기기를 테스트한다. 가장 안 좋은 케이스는 청감 상 익숙하지 않은 샵이나 수입사의 리스닝 공간이다. 물론 가장 좋은 경우는 가장 많은 음악을 듣고 익숙한 내 개인 리스닝 룸이다. 하지만 종종 공간을 막론하고 테스트가 어렵지 않은 스피커가 있다. 토널 밸런스가 정교하고 공간에 따른 악기 음색의 변화가 적고 스테이징 등 특성이 명확한 스피커들이다. 하베스는 바로 그런 케이스로 좋은 환경이라고 말할 수 없었지만 하베스의 대략적인 특성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었다.

 






켈리 에반스가 니나 시몬의 곡의 리메이크한 ‘Sinnerman’(24bit/44.1kHz, Flac)
부터 하베스에 대한 편견을 날릴 수 있었다. 기존에 리뷰한 모니터 30.1에서도 마찬가지만 평편적인 스테이징 또는 중역 위주의 다소 답답하고 회고적인 소리는 옛말이다. 어찌 보면 어떤 장르든 편견 없이 가장 보편적이고 사실적으로 들려주는 스피커다. 또한 마크 레빈슨과 오렌더, 심오디오 등이 매칭기기로 가세한 세팅에서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진보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요컨대 전통적이 BBC 설계에 기반하고 있으나 이젠 BBC 라는 터울을 넘어서고 있다. 전통에 깊이 뿌리박은 디자인과 탄탄한 밸런스 감각에 더해 현대 하이엔드가 추구하는 해상력과 스테이징까지 일부 흡수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Sinnerman’에서 꿈틀대는 베이스 기타는 어떤 변형도 없이 그대로 베이스 기타 사운드를 깊은 새김으로 들려준다. 한편 저역은 크기에 걸맞은 슬램한 크기와 팽팽하게 당겨진 탄력감 덕분에 몰입도가 크게 상승한다. 보컬 포커싱은 약간 크게 잡히며 중역 대역은 투명하지만 동시에 묵직한 무게감이 집중되어 있다. 특히 저역 쪽 움직임은 커다랗게 실제 크기로 밀려오는 파도처럼 바닥을 중후하게 울린다.

 






하베스 모니터는 사실 이제 모니터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베스 모니터 0.1부터는 모니터 시리즈의 홈 스피커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처럼 각 악기의 음색이 정확한 스피커는 최근 들어 자주 보기 힘들만큼 정확하다. 예를 들어
신지아의 [Canto Antigo] 앨범 중 ‘밤의 세레나데’(16bit/44.1kHz, Flac)를 들어보면 완벽히 균형잡힌 밸런스, 각 대역의 흔들림 없는 디테일과 깊이가 현악기의 구분이 뚜렷하며 힘 있다. 밀도감이 높지만 일부 과도하게 댐핑을 건 하이엔드 스피커처럼 속이 빈 듯 하거나 딱딱한 느낌이 없다. 마치 담요 같은 적당한 쿠션에 패브릭의 따스함이 곁들여진 텍스처가 돋보인다. 유닛을 출발한 주파수는 혼돈스럽게 나돌지 않고 각이 잡힌 듯 탄탄한 무대를 형성하며 정처 없이 흩날리거나 귀를 자극하는 피로감도 없다. 활시위가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나는지도 확연히 들릴 정도로 악기들의 질감 표현이 두드러진다.

사실 이것은 사운드 표면 텍스처의 거시적인 표현 뿐 아니라 세부 표현력이 뛰어남을 알려준다. 두터운 고밀도의 고무 같은 음색 또는 텅 비어 힘없이 늘어지는 텍스처와 다이내믹스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마치 뼈에 살이 붙듯 풍족하고 밀도 높은 음색에 섬세한 디테일과 추진력이 붙은 힘 있는 소리다. 하지만 절대 방정맞지 않으며 여유로운 기품이 서려있다.

 






앨리슨 발솜의 [Caprice] 앨범 중 ‘Rondo alla turca’(16bit/44.1kHz, Flac)
에서 트럼펫의 화성과 그로 인해 공간을 휘감는 하모닉스 표현에서는 기존 하베스에서는 듣지 못했던 오묘한 배음이 포착된다. 대개 중역 대역에서 모든 하모닉스가 모여들면 대게 많은 스피커들이 혼탁한 여음을 남기기 일쑤다. 이것은 모니터 40.1보다 몇 배 더 비싼 하이엔드 스피커들에서도 공간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는 실수다. 모니터 40.1이 만들어내는 하모닉스는 균형과 공존의 미덕을 보여준다. 아주 미세한 초고역의 쾌감까지는 아니지만 중역 대역이 중심이 되어 고역의 모든 음성 정보들이 조화롭게 릴리즈되는 모습이다. 블랙홀처럼 깊은 전/후 원근감이나 홀로그래픽처럼 펼쳐지는 레이어링만이 음악 감상에 있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마치 활시위를 당긴 듯 팽팽하고 살아 움직이는 트럼펫 사운드는 곱고 싱싱한 음색으로 공간을 풍부하면서도 질서정연하게 수놓는다.

 






모니터 40.1의 저역과 스케일은 마침 곁에 있던 두 배 가량 높은 가격대의 ATC 50 신형 모델에 비해서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정명훈 지휘의 [Misa Tango] 앨범 중 ‘Adios Noinono’(16bit/44.1kHz, Flac)를 들어보면 거침없이 가열하게 몰아치는 오케스트라 무대가 펼쳐진다. 물론 저역 해상도와 어택에서 릴리즈까지 이어지는 스피드,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에서는 모니터 40.1의 경우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에 비하면 여유 있고 약간 흐릿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는 대편성이나 헤비한 락 또는 5~60년대 블루노트 하드밥을 즐길 때는 뼈대에 근육이 붇는 듯 거침없이 대담하며 묵직하게 약동하는 리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날렵하지만 빈 듯하여 해상도만 앙상하게 남아있는 일부 현대 스피커들의 맹숭맹숭하고 허약한 저역은 상상하기도 싫어진다. 그만큼 풍부한 표현력의 저역은 격정적인 음악적 감흥을 일으켜 포만감이 흘러넘친다.

하베스에서 밝힌 무향실 조건에서 저역 한계가 35Hz 인 것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가정 환경에서는 30Hz 이하 20Hz 중반까지도 제법 리니어한 dB 곡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청음 테스트에서도 No.585가 딥 베이스까지 부밍 없이 재생하진 못했지만 패스 XA 시리즈 중급기 정도라면 충분히 리니어하게 소화하며 바닥을 찍어 내리는 듯한 깊고 우렁한 딥베이스를 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키를 훌쩍 넘기며 20Hz 전후까지 커버하는 초하이엔드 스피커들이 해외 오디오쇼에서 관중의 시선을 장악한다. 하지만 일반적이 우리네 보편적 가정환경을 대입해볼 때 안방 또는 거실을 넘나들며 즐길 수 있는 스피커의 용적과 대역 커버리지는 한계가 명확하다. 대개 천만원에서 2천만원 안팎의 미들 클래스 풀레인지급 스피커들이 일반 마니아가 손 뻗어 닿을 수 있는 꼭지점이다. 이 곳엔 하베스, 스펜더, ATC, B&W 등 여러 메이커들의 중급기들이 경쟁중이며 실제 음악을 즐기는 다수 마니아들의 표적군이 되는 집단이다. 단언컨대 하베스 모니터 40.1은 그 중 가장 낮은 가격대에 위치하면서 가장 높은 가격대 모델과도 기꺼이 어깨를 견줄만한 몇 안 되는 스피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보다 더 현란한 무대 레이어링과 저역 해상력, 아니면 독창적인 컬러를 가진 음색을 뽐내는 스피커도 물론 많다. 하지만 모니터 40.1처럼 모든 면에서 큰 단점 없이 만족감을 주는 스피커는 아마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장르는 물론 악기 또는 레코딩 시대조차도 가리지 않는 균형과 공존의 미학이 모니터 40.1에서 발견된다. 더 나아가 마치 오랜 연륜을 두고 깊게 새겨진 나이테처럼 단순한 스펙을 넘어서는 음악적 열정과 희열이 진하게 묻어난다.






Specification 

형식                                3웨이 3스피커,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

트위터                             25mm 트위터

미드레인지                      200mm 미드레인지

우퍼                                300mm 우퍼

재생주파수대역               35Hz ~ 20kHz

음압                                86dB

임피던스                          6-8 ohms

허용입력                          50 ~ 200W

사이즈 (WxHxD)             432 x 750 x 400mm

무게                                 34kg

수입원                             다웅 /
02-587-7300

가격                                15,200,000원







 
  [Harbeth] Monitor 40.1 35th Anniversary Edition
하베스 (Harbeth) Monitor 40.1 35th Anniversary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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