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이종학
막강 전차군단 독일의 우승으로 끝난 이번 브라질 월드컵엔 흥미진진한 승부도 많았고, 뒷이야기도 적지 않았다. 특히, 우승 후보로 지목된 스페인과 이태리의 조기 탈락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어서 큰 쇼크로 다가왔다. 이번에 참가한 32개의 나라 중 월드컵 여파로 감독이 경질된 사례가 무려 11회에 이른다고 하니, 약 1/3 정도가 물갈이된 셈이다. 이번 대회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를 끈 것은 독일과 프랑스의 접전이었다. 워낙 견원지간인 두 나라인지라,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한이 없는데, 월드컵만 따지고 봐도 일화가 많다. 물론 늘 독일이 승리했지만. 개인적으로 지단이 이끄는 아트 사커의 절정기에 독일을 만나서 그 지긋지긋한 콤플렉스를 날렸으면 어땠을까 싶다.
왜 이런 이야기를 쓰나하면, 개인적으로 독일보다는 프랑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만일 누가 내게 어디를 여행하는 게 좋겠냐 묻는다면 단연코 파리라고 답한다. 아무리 많은 곳을 다녔어도 역시 파리만 갖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그리고 가만히 보면, 이른바 프렌치 터치라고 해서, 어떤 분야도 프랑스인들이 손을 대면 단순한 기술을 넘어 예술이 된다. 저 위대한 회화와 사진, 문학, 영화의 전통이라던가, 와인, 요리, 축구 등은 차지하고서라도, 이번에 소개할 트라이앵글 역시 그런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사실 35년에 이르는 긴 역사를 가진 이 브랜드가 이제 와서 국내에 알려진다는 것은 좀 야박한 구석이 있다. 그간 영미와 중부 유럽세에 밀린 탓도 있지만, 아트 사커의 부활을 알린 이번 프랑스 축구 대표팀처럼, 프렌치 오디오 역시 조금씩 그러나 확고하게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단순한 프랑스 하나의 국가보다는 이른바 불어권 지역으로 총칭할 수 있는, 보다 광의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럴 경우, 유럽에서 불어를 쓰는 벨기에와 스위스 일부 지역도 하나의 카테고리에 넣어야 한다. 실제로 스위스의 불어권 지역에 있는 오디오 메이커를 만나보면 주요 시장이 프랑스임을 알 수 있다. 일단 이쪽을 베이스로 해서 점차 세계로 뻗어나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것이다. 또 프랑스만 따져 봐도 적지 않은 명문들이 즐비하다. 포컬, 엘립송, 자디스 등 빅 네임이 많고, 조금만 파고 들어가면 적지 않은 메이커들이 하이엔드 오디오를 만들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 면에서 2010년대에는 프렌치 터치의 전성기가 시작되는 시점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전망도 해본다.
1980년에 창업한 트라이앵글은,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피커 역사에서 주요한 획을 긋는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한 명문 브랜드다. 이를테면 데뷔작인 1180은 프랑스의 음악 전통을 제대로 계승한 제품으로 널리 평가받았고, 이듬해에 내놓은 CX2는 트위터를 인클로저 바깥에 위치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어디 그뿐인가? 이미 85년에 Zenith 1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드라이버의 설계, 개발을 이룩했을 뿐 아니라, 90년작 Altair에서는 드디어 곡면의 형태를 지닌 인클로저를 내놓기도 했다.
그런 업적의 이면에는 창업자 르노 드 버그네트(Renaud de Vergnettes)의 천재적인 발상과 완벽주의가 큰 힘이 되었는데, 아쉽게도 그는 2006년에 은퇴한다. 한데 그 뒤를 이은 올리비에 드셀(Olivier Decelle)은, 그간 트라이앵글과 긴밀한 인연을 맺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이미 23세에 파리에 하이파이 숍을 차릴 정도로, 이 분야에 터를 닦은 데다가 데뷔작인 1180을 취급하면서 쭉 트라이앵글의 간판 딜러로 활동해왔던 것이다. 그러니 르노의 은퇴는 자연스럽게 올리비에의 승계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 하겠다.
아무튼 2006년도에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트라이앵글은 그간 갈고 닦은 노하우를 더 발전시켜 본격적인 세계 정복에 나서게 된다. 이전까지의 트라이앵글이 그냥 소리 좋고, 잘 만든 제품이지만 불어권에 머문 듯한 로컬 브랜드의 이미지였다면, 지금은 적극적으로 많은 나라에 수출을 하고 또 호평을 받는 인터내셔널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 축포를 쏜 것이 바로 플래그쉽인 마젤란 시리즈. 아무튼 이 모델이 나오고 나서 이제는 어느 스피커 회사 못지 않은 기술력과 완성도를 갖고 있다는 평을 받은 바, 프랑스 축구로 치면 지단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이번에 만난 델타는 마젤란의 노하우를 보다 현실적인 가격에서 이룩한 시그너처 시리즈 속에 포함되어 있다.
이 대목에서 시그너처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동사가 내건 전략은 꼭 점검해야 한다. 이번 시리즈에 한해서는 100% 프랑스 자체 내의 생산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사가 소재한 스와종(Soissons)이라는 지역은, 파리에서 브뤼셀로 잇는 선상에 있는 바, 주변에 전문적인 연구 단지와 공산품 생산 기지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이 근방에서 최고의 부품과 공장과 인재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본 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더블 우퍼 사양의 3웨이 스피커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포름이 흥미롭다. 바로 두 우퍼 사이에 덕트가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개 리어에 배치한 덕트를 여기에 놓은 것은, 다시 말해 벽에 보다 가깝게 설치해도 무리가 없다는 뜻이 된다. 또 위로 길쭉한 형상이라, 스피커의 사이즈나 커버하는 주파수 대역에 비춰볼 때 실제 차지하는 공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한편 바닥을 보면 독자적인 기술로 만든 베이스가 설치되어 있다. 이것은 첼로라는 악기를 보고 얻은 발상으로, 거대한 몸체를 작은 점에 수렴해서 자체 진동을 바닥에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설계 기법이다. 동사는 이를 SPEC(Single Point Energy Conductor)라고 부른다. 단순한 스파이크의 개념을 훨씬 뛰어넘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보면 좋겠다.
여기서 동사가 제작한 신설계 드라이버가 쓰인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우선 맨 위에 있는 트위터. 이것은 TZ2500이라는 모델로, 2mm 구경의 티타늄 돔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구조가 일종의 컴프레션 드라이버 방식이어서, 뒤로 빠지는 음의 간섭이 없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그 방사각을 넓히기 위해 트위터 주변에 알루미늄 분사 방식으로 제작한 작은 혼이 더해진다. 덕분에 직진성이 좋으면서도 스위트 스팟을 보다 넓게 잡는 장점을 취하고 있다.
이와 매칭되는 미드레인지는 열의 냉각이라는 점에서 효율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다. 두 겹으로 코일을 감고, 이를 튼실한 알루미늄 배스켓에 담았는데, 그 구조가 개방적이어서 여러모로 효과적인 방열이 이뤄지고 있다. 진동판은 페이퍼 콘을 썼지만, 여기에 다양한 코팅이 이뤄져 자체 분할 진동을 억제하면서 해상도를 높인 점도 아울러 짚고 넘어갈 만하다. 우퍼의 경우 더블 페라이트 방식으로 자성을 강화했으며, 파이버 글래스 소재의 진동판을 동원해 보다 빠른 스피드와 넓은 대역폭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면서 트위터와 미드의 음색에 전혀 위화감이 없는 내용을 갖춘 점도 눈길을 끈다.
마지막으로 뒤편에 설치된 스피커 터미널을 보면, 코퍼 알로이 재질로 만들어져 빼어난 접속 능력을 자랑한다. 이것 역시 동사에서 직접 만들었다. 바이 와이어링의 제공은 바이 앰핑도 가능하다는 장점도 아울러 갖는다. 수려한 마무리도 빼놓을 수 없는 바, 무려 21mm로 압축된 인클로저를 7~10회 정도 페인팅하는 기법을 쓰고 있다. 그런데 한번 덧칠할 때마다 깨끗하게 폴리싱하고 다시 칠하는 식이어서, 매우 지난한 공정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엔드 제품은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꼼꼼히 점검하지 않으면 안된다. 사이즈라던가 퀄리티라던가 가격적인 면에서, 아무튼 본 기가 가진 장점은 한 둘이 아니고, 그래서 이번 기회에 동사의 실력이 널리 알려졌으면 싶다.
한편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스펙트럴제로 동원했다. 프리는 DMC 30SS이고 파워는 DMA 360이다. 소스는 오렌더 네트웍 플레이어에 있는 음원을 브리카스티 M1을 통해 듣는 방식을 취했다. 참고로 시청 트랙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베토벤 《9번 교향곡 4악장》 카라얀 지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힐러리 한(바이올린) 휴 볼프(지휘)
-Diana Krall 《The Look of Love》
-롤링 스톤즈 《Let It Bleed》
우선 베토벤을 들으면, 우려했던 일체감이라는 부분에서 별로 토를 달 수 없었다. 여러 개의 유닛에 각기 재질이 다른 만큼, 그에 따른 대역간의 미묘한 위화감이 드러날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선 그런 부분을 일체 발견할 수 없었다. 또 타임 얼라인먼트라는 점에서도 빼어나, 전 대역에 걸쳐 하등 흐트러짐 없이 재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보컬이나 현에서 독특하게 델리케이트한 음색도 발견되는데, 그게 더 없이 럭셔리한 느낌을 주고 있다.
멘델스존의 곡은 힐러리 한의 연주로 들었다. 한의 투명하면서 함초롱하고 또 스피디한 매력이 잘 살아난다. 힘이 아닌 기교와 음색이 돋보이는 연주로, 그런 개성이 본 기의 미음과 맞물려 듣는 재미를 더해준다. 그와 커플링되는 악단의 움직임도 빠르며, 전체적인 컴비네이션도 좋다. 그런 짜임새 있는 연주가 상당한 광대역으로 전개되어, 과연 이런 협주곡을 들을 때 기대하는 스케일도 충분히 만족시켜준다.
다이애나 크롤의 노래는 원곡을 일종의 보사노바 리듬으로 교묘하게 재해석한데 그 정수가 있다. 원래 유명한 팝 넘버인데, 이것을 고상한 재즈로 승화시킨 점은 아무튼 칭찬하고 싶다. 다소 건조한 듯하면서 섹시한 보컬이 유려한 스트링스와 정교한 리듬 섹션에 맞물려 화려하게 펼쳐진다. 문득 고급 유람선의 라운지 바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특히, 눈부시도록 푸르게 펼쳐진 칸느의 해변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스톤즈의 노래는, 록 특유의 활력과 정교치밀한 재생이 멋지게 맞물려서 다가온다. 이를테면 기타나 드럼의 위치가 명료하고, 목소리엔 힘이 넘치지만 지나치지 않다. 전체적으로 리듬감이 넘치면서 가벼운 손장단을 이끌어내지만 그렇다고 귀가 따갑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이런 적절한 튜닝 포인트가 역시 오랜 기간 스피커를 만들어온 회사다운 면모다. 사실 모양만 번드르하고 실속이 없는 제품과 비교하면 더 없이 알차면서 아티스틱한 본 기의 존재는 잘만 알려지면 좋은 결과를 얻을 듯싶다.
| Specification |
| Sensitivity (dB/W/m) |
92 |
| Bandwidth(+ - 3dB Hz - kHz) |
35-20 |
| Power Handling (W) |
120 |
| Repetitive peak power(W) |
240 |
| Ways |
3 |
| Nominal impedance |
8 |
| Minimum impedance |
3,2 |
| Low frequency roll-off(Hz) |
280 |
| High frequency roll-off(KHz) |
2,7 |
| Dimensions(mm, H x L x P) |
1170x233x372 |
| Dimensions with pedestal(mm, H x L x P) |
1230x370x386 |
| Net Weight (kg) |
33,00 |
| TRIANGLE DELTA |
| 수입사 |
다웅 |
| 수입사 연락처 |
02-597-4100 |
| 수입사 홈페이지 |
www.audiolan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