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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디안(Meridian) Explorer & Director - 잘 빚어진 토기 같은 사운드

작성자: 킹사운드 02-3424-4425 02-3424-4426 master@kingsound.co.kr
2013-12-12 조회 7008

메리디안(Meridian) Explorer & Director - 잘 빚어진 토기 같은 사운드 







주인공은 가장 나중에 등장한다고 했던가. 현 오디오 시장에서 DAC 카테고리를 살펴본다면 메리디언의 신제품 DAC은 늦어도 한참 늦은 듯 하다. 하지만 메리디언은 급하지 않게 유유히 등장한 듯 하다. 마치 9회말 역전 홈런을 기대하게 하는 4번 타자처럼… 늦은 주제(?)에 이런 소개를 할 수 있는 근거는 아마 그 동안 메리디언이 하이엔드 클래스에서 디지털 음향 기술을 선도해온 이력과 실력 때문임을 오디오파일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메리디언은 올해 두 개의 DAC을 출시 했는데 하나는 올해 초 출시된 Meridian Explorer (이하 M. Explorer)그리고 하반기에 출시된 Meridian Director (이하 M. Director) 로 디자인이 매우 유사하여 같은 컨셉, 같은 용도의 시리즈 제품으로 보인다.


M. Explorer의 경우 익히 알려진 제품이고 경쟁 제품들을 몇 가지 써봤기 때문에 익숙했지만, 처음에 M. Director의 사이즈와 외관을 둘러보고 다소 당혹스러웠다. M. Director 역시 매우 컴팩트한 외관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M. Director 역시 간소한 PC-FI 를 위한 입문형 DAC으로서 이전 제품인 M. Explorer의 후속기 내지는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사이즈만 보고 메리디언이라는 브랜드를 간과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외형과 단자만 놓고 판단해 볼 때 M. Explorer는 맥북 같은 랩탑에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는 USB DAC 겸 헤드폰 앰프이다. 최근 디지털 음원 시장과 고급 헤드셋에 대한 급속한 니즈 팽창을 배경으로 많은 오디오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다목적성의 소형 DAC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M. Director는 USB 입력 뿐 아니라 광/동축 입력이 가능한 대신 헤드폰 출력이 없고 RCA를 유일한 출력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즉, 입출력 단자만 본다면 M. Director는 기존의 CDP 유저나 PC-Fi 혹은 Net-Fi 까지 포괄하면서 보다 본격적인 하이파이를 하고자 하는 유저들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견고하고 아주 고급스러운 RCA 출력단자가 마련되어 있다
 

실제로 두 제품 모두 사용해본 결과 M. Explorer는 간소한 데스크 파이에 더 적합하며 헤드폰 출력 혹은 덩치가 크지 않은 액티브 스피커에 연결하는 것이 더 적합한 컨셉이다. 별도의 라인아웃을 이용하여 프리앰프나 인티앰프 연결도 가능은 하지만 Y형 케이블을 이용해야 하므로 본격적인 하이파이 시스템까지 용도를 확장하기엔 다소간 억지스러운 조합이라는 생각이다.

바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M. Director이 하이엔드 시스템 일환으로 배치되어 말 그대로 메인 시스템을 Directing 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이다. 아마 메리디언이 동시에 두 제품을 출시했더라면 이러한 혼선은 없었을 텐데 상하반기에 순차적으로 발매한 것이 약간의 혼돈을 준 듯 하다.

 


두 DAC 모두 스펙면에선 최신 DAC이 갖춰야 할 덕목은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두 제품 모두 USB로 연결 시 비동기식 전송이 되고 24bit 192kHz 음원까지 대응이 가능하며 USB 버스를 이용한 전원을 사용하는 것이 스펙상의 굵직한 공통분모다.

또한 영국 현지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만듦새 역시 완벽하다.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디자인에 대한 평은 논외로 한다면 결국 남는 것은 음질 확인 뿐. 결국 음악적 성능만이 과연 메리디언의 프리미엄한 가격에 대한 정당성과 합리성을 말해 줄 것 같다.

M. Explorer는 이미 사용자들이 많고, 많은 리뷰에 의해 음질적 특징이 밝혀진 바, 본 리뷰는 음질 위주로 간단히 살펴보았고, 최근 출시된 신형 DAC인 M. Director에 좀더 포커스를 맞춰보았다.




▶ Meridian Explorer Review

M. Explorer는 얼마전 리뷰했던 Arcam rPAC 과 동일한 Texas Instruments 의 Burr-Brown PCM 5102 DAC칩을 탑재하였는데 기억의 한계가 있긴 하지만 rPAC과 아주 흡사한 성향인 듯 하다.

M. Explorer를 통해 CD 퀄리티의 Lossless-Flac 음원을 재생하니 정확한 음의 피칭과 확 트인듯한 공간의 개방감이 살아난다. 전반적으로 밝고 시원스러운 느낌이다. 중고역은 상당히 활기찬 무드와 라이브 무대 같은 울림으로 기분까지 청량하게 해주고 깊이 있고 저역은 아주 풍성하면서도 결코 나른한 면은 찾아볼 수 없다. 마치 막 건져올려 싱싱하게 퍼덕거리는 날생선 같은 힘이 느껴진다.



 



▲ 192/175.4kHz 시그널을 받으면 LED 3개가 다 들어온다.
헤드폰 앰프의 출력은 16옴에서 130mW로 까다로운 AKG K701을 핸들링 하기에 충분하다.


리뷰에 사용한 헤드폰인 AKG K701로 상당히 정교하고 전 대역을 플랫하게 재생하기로 정평이 나있지만 일부 저음량이 너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M. Explorer와 연결된 K701의 저역은 더할 나위 없이 밸런스 좋은 양감과 임팩트를 보여주어서 레퍼런스 헤드폰으로서의 성능을 확인하기에 안성 맞춤이었다. Alan Parsons Project의 앨범 몇 개를 집중하여 들었는데 레코딩 엔지니어이기도 한 Alan Parsons 의 실험적 역량이 집약되어 있는 <Eye in the Sky>앨범에서 95명의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동원된 ‘Silence and I’ 같은 스케일이 큰 곡을 듣자니 분석적이면서도 음악적 뉘앙스를 놓치지 않고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헤드폰 출력단과 바로 옆에 마련된 멀티 라인아웃 (3.5mm 아날로그 라인아웃과 S/PDIF 아웃풋인 mini-TOSlink) 은 동시 출력이 되지만 S/PDIF 출력은 96kHz의 샘플링 음원까지만 가능하며 그 이상은 다운샘플링된다. 디지털 출력은 활용할 기회가 없었으나 액티브 스피커에 연결해본 아날로그 라인아웃은 앞선 헤드폰에서의 느낀 음악적 소견과 유사하다.

Meridian Explorer는 Arcam rPAC과 사용된 TI Burr-Brown PCM 5012와 DAC 칩셋이 같고 가격대도 비슷하다. 음질적으로는 두 제품 아주 유사하고, 구태여 차이점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M. Explorer가 상대적으로 좀더 날렵하고 청량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M. Explorer는 192kHz의 sample rate까지 지원이 되므로 스펙면에서 한 단계 앞선다. 다만 Arcam rPAC은 RCA 아날로그 출력을 지원하므로 M. Explorer의 Y형 케이블을 싫어하는 유저들에겐 단점이 될 여지가 있고 대신 M. Explorer는 광출력이 지원되므로 자신의 환경과 용도에 맞는 제품을 사용하면 될 듯 하다.



 

▶ Meridian Director Review


사실 이 제품을 기대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조금 들어보고 별 다른 차이가 없거나 별 감흥이 없으면 리뷰를 포기하고 바로 반납하려는 생각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본업이 워낙 바빴을 뿐만 아니라 리뷰 제품 받았다고 맨날 환상적인 음질과 가성비 운운해가며 소설을 쓸 능력도 안되고, 전문 오디오 리뷰어도 아닌 본인이 거짓이나 과장을 보태가며 글을 쓸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메리디언 Directror는 43-44cm의 정사이즈 규격의 콤포넌트를 좋아하는 본인에게 초소형 사이즈의 오디오 기기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날려버리게 하는 분기적 제품이 되었다. 적어도 DAC에서 만큼은 말이다(아마 끝까지 CDP와 앰프는 물론 정사이즈에 무거운 제품을 좋아할 것 같지만…).

Meridian Director는 동사의 Explorer나 Arcam rPAC 그리고 40-50만원대에서 인기 있었던 Matrix 류의 DAC과는 한마디로 급이 다른 제품이다. 현재 메인시스템에 임시로 사용 중인 DAC이 중저가 중에서는 나름 인기와 평이 매우 높았던 MATRIX DAC인데 미안한 얘기지만 이 제품의 존재감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M. Director는 확실히 몇 수 위의 제품이다. 100만원대 이상의 제품들과 어깨를 견줄만한 고급스러운 표현력을 갖추고 있고 한동안 사용했던 노스스타 USB DAC 32와 비슷한 느낌이다. 노스스타 USB DAC 32가 전반적으로 다소 두툼하고 어두운 성향이었는데, 여기서 한 두 스텝 정도만 더 밝고 투명하게 튜닝을 하면 M. Director의 느낌이 날 것 같다. 음색 성향이 전반적으로 따스한 톤이지만 어둡지 않고 정보량이 풍부하여 생기 있고 에너지가 넘친다. 중고역을 지배하는 특유의 촉촉한 질감과 볼륨감 있게 깔리는 저역이 매우 인상적이다.



 


M. Director를 연결하자 아주 감칠맛이 도는 특유의 중고역의 질감이 느껴지는데, 이 감칠맛 도는 질감을 사운드의 질감으로 치환해 표현해본 아주 듣기 좋게 사각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하고 싶다. 사각거린다는 표현은 주로 눈을 밟을 때나 혹은 종이 위에 연필로 글을 쓸 때 나는 소리인데, 누가 들어도 정겹고 질리지 않는 대다수가 선호하는 소리의 질감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흡족하고 착착 감기는 소리다.

또한 인상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주는 부분은 볼륨감 있는 저역이다. 초반부터 낮게 깔리는 베이스 비트로 시작되는 Stevie Wonder의 <Innervisions> 앨범의 Living for the City 을 24bit/96kHz로 듣자면 지속적으로 깔리는 저역에서 넘실대는 저역의 에너지가 느껴지는데 비트가 빨라지는 중반부에도 두툼한 음이 결코 탄력을 잃지 않는다. 거실에서 록음악은 잘 듣지 않는데 Rolling Stones의 Miss You 역시 아주 흥겹게 재생해준다.



 

▲ 스퀴즈박스터치에 USB DAC을 연결하면 별도의 설치 없이 자동으로 인식하여 Meridian Director USB DAC 항목이 뜬다.
반면 윈도우 OS에서는 별도의 드라이버를 설치해야한다


연결한 소스기기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인 로지텍 스퀴즈박스터치로 이 기기에 별도로 40-50 만원대 DAC을 서너 개 정도 연결해봤는데 사실 음에 고급스러움을 덧칠하기에는 아직 인상 깊었던 제품이 없었다. M. Director의 음색은 벽돌처럼 거칠지 않고 그렇다고 유리그릇처럼 빤질빤질하지도 않는 잘 빚어진 토기 같은 질감을 만들어준다. Meridian Director가 신품 90-100만원 정도인데 사실상 고급 DAC의 가격대는 300만원~600만원까지 한참 높은 동네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메리디언의 이름으로 이 정도의 가격에 이 정도 사운드라면 틀림없이 경쟁력있는 제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메인시스템의 소스기를 네트웍 플레이어나 PC로 할 경우 USB를 통한 간편한 연결과 전원 공급이 대단히 편리하고 어디다 두어도 군더더기 없이 조화가 되는 느낌이다.



 

▶ EPISODE

M. Director를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USB 출력단에 연결하려면 USB A-B 케이블 즉, B type 사이즈가 필요한데, 수중에 USB 케이블이 mini B type의 케이블 밖에 없었다. M. Explorer에는 번들 USB Cable (mini B-type)이 들어 있지만 M. Director에는 번들 케이블이 기본 구성품에 없다. 이 정도 클래스에선 좋은 거 사서 쓰란 얘기다. 하는 수 없이 하드디스크에 꼽혀있던 번들 케이블, 소위 막선 케이블을 빼서 몇 일간 듣다가 결국 킴버(Kimber)의 USB 케이블 두 종류를 (동선과 순은선) 구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비교해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 커피색 케이블은 킴버 USB Cu (동선) 이고 파란색 케이블은 킴버 USB Ag (순은선)이다
 

번들 케이블에서 킴버 USB 케이블을 연결하자 디테일이 증대한다. 공간이 더 입체적으로 펼쳐지고 다이나믹스가 좋아진다. 특히 순은선으로 제작된 킴버 USB Ag의 경우 동선 버젼 대비 저역의 윤곽을 훨씬 또렷하게 잡아냈고, 잠깐의 테스트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결국 대부분의 리뷰는 킴버 USB Ag를 연결하여 진행했다.


 



메리디언의 두 형제 DAC을 살펴본 결과 음질적 측면, 기능적 측면, 만듦새 모든 면면에서 흠잡을 곳이 별로 없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작은 사이즈를 보면 비싸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지만 브랜드가 다름 아닌 메리디언이다. 제품은 모두 영국에서 수작업으로 만드는 명품 브랜드이며,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메리디언의 800 시리즈에서 변용된 부품을 대거 채용하였다는 사실을 안다면 사실상 사이즈는 의미가 없어지고 되려 신뢰가 더해진다.

Meridian Explorer는 의심의 여지 없이 데스크에서 간소하게 쓸만한 PC-FI용 DAC이자 헤드폰 앰프이다. Meridian Director 역시 데스크에서 PC-FI로 써도 전혀 무방하다. 하지만 만일 데스크의 조합이 서브 시스템이라면 보다 메인 시스템의 상급기들과 조합해보길 추천한다. 집안 인테리어 공사와 가구 배치를 다시 해서 전반적인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 듯 보유한 하이엔드 급의 앰프와 스피커를 새롭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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