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NAUDIO] 빌프리드 에렌홀츠 인터뷰, 다인오디오의 새로운 진화 XEO 시리즈
• 작성자 : 이종학
당초 편집부에서 인터뷰 의뢰의 전화가 왔을 때, 그 내용은 상당히 평범했다. 다인오디오의 마케팅 담당자 정도가 방한하는 것으로, 신제품에 대한 정보가 많을 것이다로 추론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약속 장소로 향하는 마음은 그리 무겁지 않았다.
한데 정작 R 호텔의 커피숍에 들어서는 순간 아차 싶었다. 너무나 거물급 인사가 떡하니 앉아 있는 게 아닌가. 바로 다인오디오의 창업자 빌프리드 에렌홀츠(Wilfried Ehrenholz 이하 WE)씨가 말이다. 이윽고 그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잠시 정신이 멍해졌지만, 얼른 악수를 나누고, 숨을 고른 다음에 자리에 앉았다. 이 정도의 VIP가 내한한다면 미리 귀띔 정도는 해줬어야 하는게 아닌가?
그러나 이렇게 경황이 없이 만나서 아무 선입견 없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좀 과장하면 래리 킹이 바로 이런 수법을 택한다고 하지 않은가.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때 그때 떠오르는 영감에 따라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 뭐, 나는 그 정도로 노련하지 않지만, 이 경우엔 차라리 이런 호기가 통할 때가 있다.
참고로 우리는 흔히 다인오디오라고 발음하지만, 그 뜻은 잘 모른다. 일본의 경우 디나오디오라고 읽는다. 그쪽이 맞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에렌홀츠씨의 설명을 듣고 납득이 되었다. 다인오디오는 “다이내믹 오디오”(Dynamic Audio)의 준말이다. 당연히 다인오디오가 맞다. 또 한편으로 그간 다인오디오가 추구한 음이 다이내믹한 소리에 있었음을 알게도 되었다. 이제 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서 올리겠다. 편의상 빌프리드 에렌홀츠씨는 이니셜 WE로 대신한다.
- 우선 이렇게 한국에서 직접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한국은 자주 오셨는지요?
WE : 네. 매년은 아니지만 3~4년에 한 번씩은 꼭 방문합니다. 올 때마다 좋은 인상을 받고 가죠. 늘 변화하고, 역동적인 모습이 좋습니다.
- 그간 다른 매체에서 여러 번 인터뷰를 했을 것 같은데, 저희 매체와는 처음이므로,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WE : 저는 1954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출생했습니다. 12살에 스피커, 13살에 앰프를 자작할 정도로 어려서부터 오디오에 푹 빠져 지냈죠. 당연히 대학에선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동시에 음향 연구소에서 여러 엔지니어들과 계측 관련 일로 아르바이트도 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덴마크에 있는 스캔스픽이라는 드라이버 제조 회사의 경영권이 바뀜에 따라 여러 직원들이 퇴사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저는 바로 그들을 고용하는 조건으로 새로 회사를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다인오디오죠.
- 대체 몇 살 때 다인오디오를 시작한 것입니까?
WE : 스물 두 살입니다. (웃음)
- 참 대단하군요. 아무리 기회가 좋다고 하지만, 그때 그런 결심을 내리기란 그리 쉽지 않았을 텐데요 ...
WE : 지금 생각해보면 두 가지 요소가 맞아떨어졌다고 봅니다. 하나는 1970년대 오디오 산업의 활황입니다. 당시엔 어떤 제품을 만들어도 팔려나가는 분위기였죠. 또 하나는 덴마크 특유의 환경입니다. 좋은 연구소도 많고, 인력도 풍부하며, 인클로저나 부품 제조업체도 많아서 하이엔드 스피커를 만들기엔 더 없이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덴마크로 이주해서 회사를 운영하게 된 것이죠.
- 스캔스픽의 인력들을 고용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드라이버를 만든다거나 스피커를 제조하는 일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잖습니까?
WE : 맞습니다. 사실 학생 때 연구소에서 하는 일들에 의구심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대개 계측을 하면 사인파를 보거나 핑크 노이즈를 측정합니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실제 환경에선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축이나 위상 접합과 같은 부분을 더 따져야 합니다. 저는 바로 그런 계측 방향으로 회사의 정책을 수정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드라이버를 만들기는 힘들었죠. 처음엔 OEM으로 받아서 4~5개의 모델의 스피커를 만들었습니다. 그 후,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2년 후엔 저희가 만든 드라이버로 스피커를 제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계측의 방향 자체를 바꾼 것은 상당히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WE : 사실 사인파를 측정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스피커는 음악을 재생하는 도구입니다. 따라서 음악 그 자체가 중요한데, 여기서 제일 기본이 되는 요소가 바로 다이내믹스입니다. 즉,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신호를 체크해야 합니다. 회사명에 다이내믹스를 집어넣은 것도 바로 그 이유입니다.
- 이 기회에 직접 드라이버를 제조하는 회사의 장점을 잠깐 설명해주시죠.
WE : 지금 전세계 스피커 메이커들 중 스스로 드라이버를 만드는 회사는 10%도 되지 않을 겁니다. 그만큼 제조 과정이 까다롭고, 연구도 많아야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스피커의 이상을 추구한다면, 역시 드라이버부터 손을 대야하지 않을까요?
- 그럼 다인오디오의 드라이버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죠?
WE : 우선 우퍼보터 살펴보면, 매그넷 시스템 자체가 다릅니다. 다른 회사들은 그냥 공기에 노출시켜서 에너지가 허공에 방사됩니다. 저희는 철제 케이스에 담아 자력 에너지를 보호합니다. 당연히 구동 메카니즘이 훨씬 좋아집니다. 보이스 코일도 저희는 코퍼가 아닌 알루미늄을 씁니다. 그럴 경우 훨씬 무게가 가벼워지죠. 보이스 코일이 무거우면 그만큼 구동력이 떨어지고, 레조넌스도 증가하며, dB도 감소합니다.
WE : 당연히 보이스 코일의 무게를 줄였죠. 다른 회사의 유닛과 비교하면 80% 정도 더 가볍습니다. 또 이를 롱 보이스 코일로 처리해서 다이내믹스를 신장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소프트 돔을 보면, 다른 회사의 제품들은 다른 대역과 겹치면서 밑으로 곡선이 떨어질 때 심하게 일그러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럴 경우 어쩔 수 없이 필터를 사용해서 이를 억제시켜야 하죠. 저희는 그런 현상 자체가 없어서 스무스하게 다른 대역과 연결이 됩니다. 또 돔 트위터에 붙는 마그넷 시스템도 다른 회사와 차이가 납니다. 저희는 폴 피스 부근에 구멍을 뚫어서 진동판 뒤로 나오는 음을 아예 배출시켜 버립니다. 따라서 이 음이 반사되어 진동판에 영향을 주는 일 자체가 차단되죠.
- 직접 드라이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상당히 공감이 갑니다.
WE : 하지만 가장 큰 문제가 뭔지 아십니까? 겉에서 보기엔 이런 기술들이 별로 티가 나지 않는데 있답니다. (웃음) 그러나 꼼꼼히 살펴보면 충분히 수긍이 갈 겁니다. 사실 저희 스피커는 다이내믹스가 워낙 뛰어나 프로용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녹음하는 스튜디오의 경우, 6~70% 정도가 저희 제품을 쓰고 있습니다.
- 인클로저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시죠. 이 역시 겉에서 보기엔 평범한 사각형 박스 디자인에 나무를 사용한 정도밖에 어필되지 않으니까요.
WE : 저희가 생각하는 인클로저는 우선 강도가 높아야 하고, 댐핑도 좋아야 합니다. 그래서 HDF와 여러 목재를 이용해서 접합시키는 구조를 같습니다. 그 경우 각각의 레조넌스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흡수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물론 인클로저는 이런 재질만 문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에비던스라는 모델을 보면, 중고역을 담당하는 챔버의 모양이 약간 독특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아무래도 알루미늄 플레이트에 중고역 드라이버를 장착했기 때문이죠. 기회가 되면 한번 꼼꼼히 살펴보십시오. 그 플레이트의 두께가 무려 40mm나 됩니다. 이렇게 단단하고 두꺼운 플레이트에 중고역 드라이버를 장착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트위터를 보죠. 여기서 재생되는 신호는 무척이나 빠르고, 변화무쌍합니다. 약간의 진동이 생기면 당연히 그 영향이 음성 신호에도 나타납니다. 이것은 LP를 읽는 카트리지를 연상하면 됩니다. 외부에 진동이 가해지면 카트리지는 바로 튀어서 그루브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니까요. 바로 이런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때문에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이지, 단순히 디자인상의 요인으로 그렇게 설계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 현재 모든 제품은 다 덴마크에서 제조하죠?
WE : 그렇습니다. 사실 중국이나 다른 인건비가 저렴한 곳에 공장을 지을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 이런 모든 지식을 다 전수할 수 있단 말입니까?
- 그렇군요. 이 기회에 다인오디오의 전체 구조와 인력에 대해서 소개해주시죠.
WE : 저희 회사는 크게 세 파트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하이파이쪽이고, 또 하나는 프로페셔널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토모티브가 있습니다. 총 인원은 350명 정도 되는데, 그중 반 정도가 오토모티브에서 일합니다. 이것은 쉽게 말해 카 오디오 분야로, 폭스바겐과 손잡고 작업합니다. 매년 약 15만개 정도의 세트를 제작해서 장착합니다. 물론 부가티에도 공급을 하는데 대당 150만 유로나 하는 제품이라 그 양은 그리 많지 않죠. 매년 한 50세트 정도 될까요? (웃음)
WE : 매년 약 1만 세트 정도 판매합니다. 이것은 대단한 수치입니다. 왜냐하면 매년 전세계 스튜디오 중 1만개 정도가 저희 제품으로 교체한다는 의미니까요. 솔직히 이쪽 분야는 핀란드에서 나온 제널렉 정도만 라이벌일 뿐, 다른 경쟁 업체는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 이번에 새롭게 와이어리스 시스템을 런칭하셨더군요. XEO 시스템이라 부르는데, 이 부분을 좀 소개해주시죠.
WE : XEO는 와이어리스 하이엔드 시스템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와이어리스의 편리함에 하이엔드 사운드의 퀄리티를 결합한 것이죠. 말하자면 풀 CD 퀄리티의 전송을 가능케 한 것입니다. 파워 앰프와 수신기가 내장된 스피커는 두 타입이 있습니다. 북셀프의 XEO 3와 톨보이의 XEO 5가 그 주인공입니다. 여기에 음성 신호를 보내는 트랜스미터가 딸려 있고요. 이 송신기는 라인 입력 및 USB 등 다양한 단자가 제공되어, 현존하는 모든 음성 신호에 대응합니다. 당연히 PC나 스트리밍 디바이스와 연결되죠.
- 상당히 내용이 알차고, 기대가 됩니다. 여기서 CD급의 전송이라고 하면, 16bit/44.1KHz의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죠.
WE : 맞습니다.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2.4GHz입니다.
- 그럼 커버하는 영역이 얼마나 됩니까?
WE : 약 300미터? (웃음)
- 그 정도로 강하단 말입니까?
WE : 실은 누가 실험을 한번 해봤습니다. 차 트렁크에 XEO 스피커를 담고, 전송기를 켠 가운데 차를 움직였습니다. 약 300미터 정도 벗어났을 때 음성 신호가 사라졌다는군요. 실은 어지간히 큰 집에도 아무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제안한 것은 멀티 룸 시스템입니다.
- 여러 대의 스피커를 집안 전체에 설치한다는 것입니까?
WE : 맞습니다. 그리고 송신기를 통해 음성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큰 레스토랑이나 클럽에서도 얼마든지 이런 장점을 응용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참고로 스피커에는 세 개의 옵션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L, R 그리고 모노. 즉, 레프트 신호냐 라이트 신호냐 아니면 모노냐. 모노를 선택해서 수 십개의 스피커를 천장에 매달아놓고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나 바를 상상해보세요.
- 꼭 홈 오디오에 국한시킬 필요가 없는 제품이라 보이네요. 또 스피커 자체에 파워 앰프가 내장되어 있어서 별도로 앰프를 사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고요. 가격을 보니 다인오디오라는 상표를 단 제품치고는 너무나 저렴해서 놀랐습니다. 정말 요즘 시대에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발 기간은 얼마나 걸렸죠?
WE : 1년 반 정도 걸렸습니다. 누구나 쉽게 세팅할 수 있고, 어떤 환경에도 어울린다는 점에서 저희도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 본격적으로 국내에 런칭이 되면 꼭 들어보고 싶군요. 아무튼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WE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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