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B&W가 CDM과 DM 시리즈의 중간 라인 CM 시리즈를 발매했을 때 다른 라인 업에 비해 시장의 반응이 그리 대단하지는 않았다. 산뜻한 디자인에 비해 명료한 느낌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다. CM 시리즈의 특징은 그 때까지의 B&W와 다르게 느껴지는 소리였다.
인테리어 친화적인 디자인처럼 다소 건조하고 모니터적이었던 여타 B&W 제품과 달리 부드럽고 듣기 편한 소리였는데 B&W를 찾는 사람들에게 호소력 있는 소리는 아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더블 우퍼가 달린 플로어 모델이 탐이 났었다. 해외 모 잡지의 혹평과 달리 부드럽고 깔끔한 소리가 좋았고 메이플과 화이트 계열의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이다.


길들이기를 위해 2주 정도 편하게 사용하면서 느꼈던 것은 듣기 좋게 매끄럽고 부드럽지만 고역이 끝까지 뻗어주지 못하고 의외로 베이스 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뒷벽과의 거리를 좀 더 넓혀주자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뒷벽에 너무 가깝게(30cm 정도 ) 설치해서 베이스가 부풀어 오르고 그 때문에 고역까지 둔탁해졌던 것이다. 스피커가 제대로 숨을 쉬기 시작하자 매우 멋진 소리가 흘러 나왔다. 가장 먼저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은 매우 큰 음량에서도 귀에 거슬리는 부분 없이 매끈하게 뻗어 나오는 고역이다. New Trolls의 ‘Concerto Grosso Per 1' 중에서 3악장을 들어보면 귀에 거슬리기 쉬운 바이올린 독주가 큰 음량에서도 매끄럽고 듣기 좋은 음색을 잃지 않는다. 여전히 아끼면서 잘 사용하고 있는 모던 쇼트의 아반트 902(가격을 생각하면 보물 같은 존재 )와 비교해 보면 비싼 만큼 음색이 얼마나 고급스럽게 표현되는지 잘 알 수 있다. 특히 음량의 크기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윤기 있는 음색은 ‘매혹적'이라는 단어가 제일 어울린다. B&W의 특징인 중립적인 음색에서 살짝 벗어난 것 같다. 여러 시스템에서 들어본 이 음반의 바이올린 음색보다 약간 더 윤기가 흐른다. 일단 여기까지만 해도 이 스피커는 충분히 사랑스럽다.
이 스피커의 개발 목적은 전통적인 박스형 스피커를 선호하는 애호가들을 위해 800시리즈에 적용된 기술을 소형 박스 타입의 스피커에 구현했다는 것. 리얼 우드 마감의 미려한 디자인에서 흘러나오는 유려한 음색만으로도 이 스피커는 충분히 애호가들의 입맛을 자극할텐데, CM 1은 B&W의 특징인 모니터적인 선명한 해상도로 디테일한 부분을 정밀하게 그려준다. Janet Seidel 의 ‘And the angels sing'을 들어보면 공간 정보가 매우 풍부하게 표현되어 밴드와 보컬의 이미지가 매우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CM 1의 장점은 디테일과 달콤한 음색이 매우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전 CM 시리즈의 기획 의도를 유지하면서도 그 후 개선된 기술로 아쉬운 부분을 잘 보완했다. 제조사의 의도대로 문득문득 박스형 805S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800시리즈가 이전 노틸러스 800 라인에 비해 확연하게 달라진 부분이 바로 촉촉하게 습기가 도는 음색인데 CM 1도 같은 느낌이다. Diana Krall의 ‘Christmas Songs'중에서 “Let it snow"나 “What are you doing new year's eve"를 들어보면 심벌 셋의 울림이 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타격의 시작과 소멸이 매우 정밀하게 묘사되는 것이 대단히 매력적으로 들린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CM 1은 전통적인 박스형 스피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원목 마감의 고급 인클로저에 800 시리즈의 유닛과 크로스오버를 수납한 제품이다. 크기에서 오는 제약을 제외하면 B&W의 최근 설계 정책을 잘 살필 수 있는 제품이다. 바로 유려한 음색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디테일과 해상도가 그것이다. 크기에 비해 베이스를 욕심내다 보니 베이스가 다소 과장된 느낌도 있지만 나머지 장점들이 단점을 희석 시킨다. 800 혹은 700 시리즈의 툭 튀어나온 트위터에 거부감이 느껴지거나 또 그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이 매혹적인 컴팩트 모니터에 관심을 가져 보기 바란다. B&W의 라인업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사랑스러움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제품이다. [노정현님 글 발췌]
[B&W CM1 북셀프 스피커 바로가기]
등록된 메모가 없습니다.
로딩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