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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INT-150 월간오디오 2008년 2월호 리뷰

작성자: 킹사운드
2009-06-25 조회 6100
필자가 특필하고 싶은 것은 바로 어떤 조건에서도 촉급해지지 않고, 또한 이완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정연한 템포이다. 이게 왜 중요한가 하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음악의 흐름을 강박하거나 이완시키지 않는 템포는 앰프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글|박성수

Pass INT-150

음악을 관통하는 빛나는 통찰력

누가 시켜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필자가 패스 래보러토리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돌이켜 보면 필자가 마지막으로 접한 파워 앰프가 X-600 이었으므로 패스 래보러토리와 필자가 생이별을 해야 했던 세월은 네다섯 해는 족히 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거자일소라고 했던가? 지난 한두 해 사이에 패스 래보러토리는 본의 아니게 필자의 추천 브랜드 목록에서 말석을 차지하기 일쑤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 보면, 이게 어디패스 래보러터리만의 문제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2000년대 이후 세계 각지에서 등장한 신생 슈퍼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최근 전통 깊은 브랜드들이 잠시 주춤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정이 이런 만큼 최근 패스 래보러토리에서 내놓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인 INT-150을 대하는 필자의 마음은 흐뭇하기 짝이 없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케케묵은 속담을 다시 꺼내고 싶지는 않지만, 먼 곳에 살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옛 친구를 만나는 듯한 반가운 마음이 절로 일어 나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등장한 INT-150의 가격이 800만원대 중반이라는 소식은 그 자체로서 오디오 애호가들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오디오 시장에서 이만한 가격은 하이엔드 기종이라기보다 중급 기종으로 분류해도 좋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쁨은 단순히 패스의 앰프를 이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만 연유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앰프 설꼐자의 음향에 한결 용이하게 저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서 오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이제는 기억조차 아득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어떤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필자는 패스의 스테레오 파워 앰프인 알레프 Os에 대하여 '재생 시스템 안에서 파워 앰프가 어떤 역활과 기능을 하며 그 한계가 어디인가를 설계자가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설계자가 소리에 대한 개성적인 시각과 철학을 지니고 있지 않고서는 얻기 어려운 것이다. 이것이 이 앰프가 하이엔드 앰프가 되는 이유이다' 라고 쓰면서, 사실상 넬슨 패스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한 바 있다. INT-150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복고풍의 디자인이다. 이 앰프는 작동 상태를 알려주는 디스플레이 창을 패널 중앙부에 두고, 패널 하단을 수평선상으로 움푹하게 깎아 넣은 자리에 파워·뮤트·입력 버튼들을 배열한 후, 그 모습이 마치 1980년대의 리시버 앰프를 연상케 한다.

따라서 이러한 디자인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험담이 나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중년층 이상의 애호가에게는 오히려 친근한 느낌을 안겨 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필자는 어느 쪽인가? 물론 후자 쪽이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INT-150은 하이엔드 제품과, 애호가에게 편리함과 친근함을 안겨 주면서 높은 만족도를 안겨 주는 제품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도록 특별히 설계한 앰프라고 한다. 이 앰프는 동사의 X.5 시리즈, 그 가운데서도 채널당 150W를 이끌어 내는 X150.5에 채용된 기술과 설계를 채용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동사가 특허를 획득한 초대칭 회로기술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INT-150에 대한 패스의 설명은 사실상 이것이 전부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이후 패스는 이 앰프에 채용된 기술 내용을 공개하는 데 지나치게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X150.5에서 레벨 미터를 생략한 것외에는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INT-150은 얇은 알루미늄 재질을 회색으로 양극 처리한 패널을 채용하고 있으며, 전원 스위치는 앰프 뒷면, 스탠바이 스위치는 패널 왼쪽, 그리고 입력·출력·AC커넥터 등은 앰프의 뒷면에 있는데, 싱글 엔디드 입력 네 계통은 RCA 커넥터로 접속하고, 두 꼐통의 밸런스 입력은 XLR 커넥터로 접속하며, 스피커 출력을 취하여 튼튼한 바인딩 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식의 평이하기 짝이 없는 설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스펙을 와 보아도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스펙을 살펴보면, INT-150은 게인은 30dB, 주파수 응답특성은 '1Hz(-3dB)~100kHz(-3dB)' 출력은 8Ω 부하에서 150W, 입력 임피던스 36㏀(밸런스)·18㏀(언밸런스)크기가 '48.2x19.05x50.8cm',무게가 30.8Kg등과 같은 기초 정보만을 나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신기술과 전문용어로 도배를 하다시피 하면서 자사 제품의 우월성을 입증하려고 노력하는 신생 하이엔드 브랜드들과 비교해 보면, 홍보와 정보 제공면에서 조금 아쉽다. 그러나'오디오 기기란 음향으로 말한다'라는 명제를 떠올려 보면, 이런 면은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음향 그 자체로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고 또한 인정받겠다는 자신감이 느껴지지만, 넬슨 패스라면 그럴 만한 자격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INT-150이 이끌어 내는 음향은 어떠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알레프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적절한 긴 장감이 실린 탄력 넘치는 선율미와 X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정숙성 · 안정성 · 폭발력 등이 절묘한 균형을 이룬 음향이 INT-150에서 살아나고 있었다. 보우 테크놀로지의 ZZ에이트 CD플레이어 · 윌슨 베네시의 A.C.T 스피커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에서 INT-150은 패스 특유의 자로 잰 듯한 정연한 템포와 절제된 저음역을 바탕에 깔고, 그 위에 정연하지만 추진력이 살아 있고, 브드러운 듯하지만 명료함을 잃지 않으며, 유연하지만 절도를 포기하지 않는, 생동감과 자발성이 넘치는 음향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서 필자가 특필하고 싶은 것은 바로 어떤 조건에서도 촉급해지지 않고, 또한 이완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정연한 템포이다. 이게 왜 중요한가 하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음악의 흐름을 강박하거나 이완하지 않는 템포는 앰프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간략하게 설명하면, INT-150이 보여 주고 있는 템포는 전 대역에 걸쳐 음향의 어택과 디케이 타이밍이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다면, 결코 연출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우리의 흥미를 끄는 것은 재생 음향에서 템포 문제만 해결 된다면, 그 다음에는 다른 생각하지 않고 음악을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다. 따로 따져 볼 것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음악을 음악 그 자체로 연출하는데 필요한 특성들, 예를 들면 실제 공간을 방불케 하는 독특한 공간감, 적절한 깊이를 연출하는 심도와 음색, 유려함과 절도를 겸비한 선율선과 리듬, 과부족을 발견 할 수 없는 유연한 다이내믹, 자연스럽지만 깔끔한 잃지 않는 고혹적인 색채감등이 혼연일체를 이룬 음향의 토대를 제공하는 바탕이 바로 템포인 것이다. 따라서 패스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서 이러한 능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그 자체로서 즐거운 경험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 월간오디오 2008년 2월호 리뷰글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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