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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릭(Creek) 에보(EVO) Series 월간오디오 리뷰!!

작성자: 킹사운드
2009-06-28 조회 9994
크릭 오디오의 성공적인 환골탈태




 


6월에는 국내 음악 애호가들에게 반가운 공연이 많았다.그 중 둘을 꼽으라면 필립 헤레베헤의 바흐 'B단조 미사'가 하나였고, 다음 하나는 안네 소피 무터의 9년 만의 모차르트 공연이었다. 필자는 복이 없었는지 18일의 바이올린 여제의 공연은 놓칠 수밖에 없었고, 일찌감치 필립 헤레베헤의 공연을 예매해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지나간 공연 정보를 늘어놓는 이유는 이렇게 공연을 보고 오면 오디오로 음악 듣는 것이 작게 보이기 때문이다. 오디오를 평가하는 많은 항목들, 저역의 타이트함이나 작은 플루트 하나라도 찾을 수 있는 해상력, 정위감 등은 오디오로 음악 듣기의 기준은 될지 몰라도 연주회장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내용들일 뿐이다. 연주회장에서는 단지 음악이 있고 듣는 사람만 있으면 그것 외에 더 필요로 하는 것들은 없다. 연주회장에서 필요한 능력이라면, 각 악기의 음색을 잘 구분할 수 있으면 더 없이 연주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 오히려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크릭의 EVO 시리즈를 처음 본 느낌은 기존 크릭의 앰프들과는 다르게 제법 크다는 것과 더 무거워졌다는 것. 그리고 전면의 은색 패널이 조금 얌전해졌다는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 드디어 동사의 리모컨의 디자인과 편리성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 등 첫 인상에서 좋은 느낌을 준다. 이 부분은 크릭의 기기에 신뢰를 가지면서도 디자인적인 감성 품질에 어색함이 있었던 많은 애호가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듯하다.

앰프를 먼저 살펴보면 스펙상 수치는 동사의 5350SE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한편, 출력은 오히려 조금 낮은 모습이다. 물리적으로 가장 큰 차이점은 이 모델이 전자식 볼륨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프라이메어의 인티앰프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그와 같은 방식으로 동작하는 볼륨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해지는 것이 사람이라면 리모컨을 이용해 모터 잡음 없이 디스플레이 창에 숫자로 표현되는 볼륨을 경험해 본 애호가라면, 그 편리함을 쉽게 잊지 못한다.

전면에는 볼륨과 셀렉터 그리고 파워 스위치, 헤드폰 단자와 크릭이 고집하고 있는 테이프 출력 스위치가 있다. 후면에는 5350 시리즈와 달리 하나의 스피커만을 지원하는 단자와 다양한 입력단이 있다. 5350 시리즈에는 프리 출력과 파워 입력을 위한 단자가 있었으나 이 앰프에는 프리아웃 단자만 제공한다.

CD 플레이어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우선 트랜스포트 부를 구성하는 기본 내용은 같지만 트레이의 안정성이 돋보인다. 설계로 여닫는 느낌과 작동할 때의 진동 등은 전작에 비해 확연히 다른 인상을 준다. 플레이어 내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 신호를 위한 전원부는 분리 설계되어 있다.

DAC와 아날로그 출력을 위해 각기 버 브라운사의 PCM1738과 네 개의 OPA604가 사용되었다. 가격 대비 물량 투입으로는 다른 기기에 뒤지지 않는다. 디지털 출력은 밸런스 단자는 지원하지 않지만 토스링크와 동축을 모두 지원한다. 두 기기는 섀시와 디스플레이를 위한 패널도 공유한다. 음질에 대한 투자에는 아낌이 없으면서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철저하게 원가를 절약하는 노력이 보인다.

이 모델이 나오기 전 동사의 5350 시리즈는 특히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앰프의 인기는 대단해서, 많은 동급의 인티앰프들의 주요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으며, 몇몇 리뷰어는 그들의 리뷰에서 기준이 되는 소리로 언급하기도 했다.

크릭 앰프의 특징이라면 조금은 거친 듯 하지만 납득할 만한 수준의 해상력을 보여준다는 것과 구동력에서도 매칭하는 스피커의 가격대에서는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부드러움과 여유, 그리고 음장감 표현력은 조금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다.

EVO 시리즈의 앰프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이 부드러움의 표현이다. 소리와 소리를 거친 표면으로 구분 짓지 않고 부드럽고 밝은 모습으로 감싼다. 또한 무대가 깊어졌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장점은 특히 종교음악의 합창 부분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이쯤이면 필자가 이 리뷰의 서두를 왜 공연이야기로 시작했는지 알 것이다. 5350R에 비해 필립 헤레베헤의 'B단조 미사'를 대하는 소리가 일견 더 겸손한 듯 편안해졌다.

합창단의 각 성부는 더 잘 융화되는 느낌을 주며 카운터 테너의 목소리에는 매혹이 더해졌다. 또한 낮은 음의 표현에서도 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같은 스피커이기에 더 깊은 음을 재생하지는 않겠지만 이전의 모델에 비해 잔향이 더 편안하게 들려온다. 이런 특징은 안느 빌스마의 첼로를 들어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많은 앰프 회사들이 그랬고 평론가들이 그랬듯이 크릭도 자신의 이전 모델을 벤치마크하여 성공적으로 새 제품을 출시한 듯하다.

CD 플레이어의 소리 차이를 설명하는 것엔 아직도 어려움을 느낀다. 소리의 차이가 작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못 찾았다는 말이다. 편하다고 표현하면 필자가 찾은 단어로 이 CD 플레이어를 평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 될 듯하다. 소리가 안정되어 있으며, 밸런스감이 좋다.

고역이 강조되거나 피곤할 가능성이 있는 소리는 아니다. 흡사 레가 사의 소리와 비슷하다면 이해가 쉬울지 모르겠다. 중·저역의 표현에 거친 느낌이 없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출력이 과장되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의 플레이어는 아니다. 고역이 날카롭다는 말과 맑다는 말은 그 차이가 커 보일수도 있지만 이는 선호도의 차이에 대해서 큰 차이를 보이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기기는 고가의 LP 플레이어가 주는 맑은 소리는 아니겠지만, 카트리지, 암 그리고 테이블이 정확히 들어맞는 그 어느 부품 하나 갓 끼워 어색하지 않은 LP 플레이어의 맛이 난다. 이렇게 표현하면 해상도나 고역의 호쾌함이 부족한 소리라 생각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필자는 실연의 소리를 떠올려 보라고 말하고 싶다. 이 CD 플레이어는 공연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음색의 과장 없이, 편하게 전해 줄 것이다.

이런 소리의 경향에 구동이 대단히 정숙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 된다. 트레이 동작도 급하지 않아 더 만족스럽다. 필자의 취향으로는 정방형으로 모인 컨트롤 버튼이 어색하지만 전체적인 디자인 감각도 질리지 않고 오래 곁에 둘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이다.

이런 성향을 가진 두 기기의 매칭은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최근들어, 이렇게 CD 플레이어와 인티앰프로 구성된 시리즈가 다양하게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데, 이들의 조합은 그 중에서도 돋보인다. 해상력을 강조하고자 거칠게 표현하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소리를 들려준다.

음장을 더 높게, 그리고 넓게 표현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 부분은 적절한 스피커와 세팅의 묘미로 남겨 두어야 할 것이다. 클래식 애호가이면서 시각·청각적으로 편안하고 신뢰성 있는 소리를 찾는 애호가라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 2006년 7월 월간오디오 김윤구님 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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