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깜찍한 디자인의 오토그라프 미니어처
탄노이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1940년에 개발되었던 듀얼 콘센트릭이라고 하는 2웨이 동축형 유닛인데, 이 유닛을 개발하고 나서 동사는 본격적인 스피커 제조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탄노이 역사에 있어서 1953년은 기억할 만한 해로 바로 그 해에 저 유명한 모니터 실버라는 유닛을 발표했고, 이듬해인 1954년에 20세기 오디오사에 있어 명 스피커로 평가되는 오토그라프가 탄생하게 된다.
최초의 오토그라프 스피커는 모니터 실버가 채용되었지만, 1950년도 후반에는 자기 회로를 강화시켜 내입력을 높인 모니터 레드가 채용되고 트랜지스터 시대에 접어들면서 저역의 공진 주파수를 낮춘 모니터 골드가 채용되었다. 세상만사 다 마찬가지지만 오디오의 명기라고해서 영원할 수는 없는 법.
오디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였던 오토그라프 스피커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 꽤 오래되었다. 그러나 최근 탄노이는 오토그라프 스피커의 재탄생을 바라는 극성 애호가들을 위해 왕년의 명기를 다시 내놓은 바 있다. 오토 그라프의 특징은 유닛도 유닛이지만 복잡한 인클로저의 설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연 설명하자면 오토그라프에 탑재된 모니터 시리즈의 유닛은 전통적인 탄노이의 2웨이 방식이지만, 음향적으로는 3웨이 방식과 같은 역할을 하도록 인클로저를 교묘하게 설계했던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오토그라프 미니 스피커는 모델명이 말하는 것과 같이 오토그라프 미니어처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제법(?) 훌륭한 소리가 나는 미니어처이다.
시청에 앞서 본기를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깜찍하게 생겼다고 해야 할지 신기하기도 하고, 모형장난감을 보는 듯해 이리저리 쓰다듬어 보기도 하며, 과연 저것이 소리가 날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미니어처인 만큼 일말의 의심도 없는 축소판 오토그라프인데, 인클로저는 하드우드와 합판을 적재적소에 섞어서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풀레인지가 아닌 동축 유닛인 만큼 당연히 네트워크가 내장되었는데, 특이한 것은 트위터로 연결된 케이블은 반 덴 헐 순은선이 채용되었고, 우퍼에 연결된 케이블은 고순도 은도금선이 사용되었다는 점잇다. 단순히 장식용이 아니라 소리를 듣기 위한 제품이라는 것을 말해 주는 듯했다.
시청 시스템은 사이러스 PRE-Xvs 프리앰프와 스마트 파워 플러스 파워앰프, 메리디언 508 CD 플레이어로 구성했고, 나중에 파워앰프를 빈티지 시대의 명기인 브룩 10C 교체해서 들어보았다.먼저 본기의 격에 안 맞을지 모르지만 카라얀이 베를린 필을 지휘한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제3악장(76년 녹음)부터 들어보고, 아그네스 발차의 그리스 가곡과 팝송도 들어보았다.
솔직히 본기에서 반만이라도 닮은 오토그라프의 소리를 기대한다는 것은 과욕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냥 현대 소형스피커의 소리를 염두에 두고 비교 시청했다. 스펙에도 나와 있지만 구경에 비해 상당한 저역 특성을 보여주었고 특히 트위터의 성능이 우수한 탓인지 고역이 시원하면서도 감칠맛이 났다. 중역대의 질감도 좋았다. 혈통은 속일 수 없는지 브룩 10C와의 매칭에서 더욱 질감 있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단정하고 간결한 소리 탄노이의 개성은 그대로
필자는 탄노이를 33년째 사용해 오고 있다. 긴 세월 동안 탄노이 외에도 수많은 스피커들이 필자의 집을 들락거렸지만 언제나 메인 스피커인 탄노이는 거실을 차지하고 있었다. 필자에게 있어 탄노이는 듀얼 콘센트릭의 백로딩 혼을 의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2웨이나 3웨이 방식의 탄노이 스피커에 대해서는 실망을 느꼈던 적이 많다.
본래 세상사에서는 '자기가 가진 것 때문에 망신당하지는 않는다, 가지지 않는 것을 흉내내려다 망신당하는 법이다' 라는 금언이 있다. 그러나 필자의 당황스러움은 본기의 구성 때문은 아니었고 그 크기떄문이었다. 정말이지 아주 작은 스피커이다. 그리고 그 모양이 오토그라프를 닮았다고 해도 백로딩 혼형이 아닌 베이스리플렉스형이다.
요구되는 앰프의 출력도20W에서 100W까지이다. 이모든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스펙이 어떻다 해도 소리만 좋으면 그만이다. 우선 소리는 전형적인 동축형 스피커의 사운드다. 단정하고 깔끔하며 간결하다. 군더더기 없는 정확성은 본래 탄노이의 특징이라고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시청실에서 동시에 여러 스피커를 들었는데, 탄노이의 개성과 우수성은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약간은 선명하고 날카로운 고역과 단호한 중역, 그리고 전형적인 탄노이식 통울림은 60년의 역사를 넘어선 이 브랜드의 일관성을 느끼게 했다(하이파이 저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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