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사양]
- 주파수 응답 : 20 Hz 20kHz +/- 0.1 dB
- S/N 비(IHF-A curve) : Better than 100dB
- 위상 라이너티 : Less than 2.0"(20Hz 20kHz)
- 다이나믹 레인지 : Better than 100dB
- T.H.D : Less than 0.01%
- D/A 컨버터 : 24-bit Dual Differential
- 아날로그 출력 : Balanced and single ended : 2.0V rms
- 디지털 출력 : S/PDIF 0.5V p-p/750ohms
- 소비전력 : 40 W
- 메인전압 : 115V or 230V factory set for destination country only
- 치수 (mm) : 430 x 110 x 390
- 무게 : 9kg
Copland CDA 823 / CSA 29
고성능 북셀프를 사냥한다
Copland CSA29.CDA823
필립스에서 채널 클래식스로 이적, 맹활약을 보이고 있는 지휘자 이반 피셔는 자신의 행적을 추구에 비유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아약스는 유럽의 축구리그에서 탑 클래스로는 분류되지 않는 에레디비지에 속해 있는 클럽이지만 유럽 최고의 클럽을 꼽는 챔피언스 리그의 단골 손님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 명성이나 덩치만으로 진가를 재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
한국을 월드컵 4강에 올려 놓았던 히딩크가 애제자인 박지성과 이영표가 주전으로 뛰는 PSV 아인트호벤을 이끌고 4강에 오른 얼마 전 챔피언스 리그의 전황은 이반 피셔의 비유를 훨씬 더 그럴듯하게 만들어 준다.
세계 오디오계의 양대 조류를 크게 북미와 유럽으로 나눌 때 덴마크는 한국의 오디오 매니아들에게는 오로지 다인 오디오라는 이름으로 대변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2002 월드컵에서 전대회 우승팀 프랑스를 2-0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올랐던 덴마크에는 코플랜드라는 또다른 다크 호스가 있다.
중가대를 넘지 않는 인티 앰프와 CD플레이어가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 왔는데 CSA29와 CDA823은 각 제품군마다 하나씩의 모델로 라인업을 꾸리는 코플랜드의 대표 선수들. 두 기기 모두 본지가 리뷰했지만 이 기사에서 주목하는 점은 브랜드 시스템으로 갔을 때의 시너지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다.

두 제품은 전면 패널 상단에 음각되어 있는 자사 로고로 상징되는 디자인을 고유하고 있어서 누가 봐도 같은 혈통의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로고 밑의 큼직한 디스플레이 창을 중심으로 좌우에 배치된 조각 스위치의 배열도 마찬가지. 하지만 디스플레이 창에 나타나는 글자의 색이 앰프는 빨간 색, CD 플레이어는 초록색이어서 (CD 플레이어 쪽은 조작 스위치 위에 역시 초록색이 켜진다) 디자인상의 통일성은 결여되어 있다. 원 브랜드 시스템으로 갈 때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통일 된 디자인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문제가 될만한 부분이다.
패널의 만듦새와 스위치의 조작감은 이 가격대의 제품에 거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한다. 특히 불륨의 묵직한 조작감이 인상적인데, 분명한 무게감이 실리면서도 아주 부드럽게 돌아가는 역설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신기하면 서도 대단히 만족스럽다.
유감스럽게도 CD 플레이어의 조작감은 앰프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 컴퓨터 CD롬의 기둥을 연상케 하는 트레이의 힘 있는 개폐는 이채로웠다. 고급스러움과는 인연이 멀어 보이는 플라스틱제의 트레이가 CD를 수납하면 굉음에 가까운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려 퍼지지만 한번 CD를 인식하고 나면 어떠한 잡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감상시의 정숙함을 위한 사전단계로 곱게 봐주기에는 지나치게 시끌벅적하지만 음악을 듣는 동안 CD 플레이어가 그 어떤 잡음도 내지 않았다는 점만은 확언 할 수 있다.
CDA823이 밸런스단을 갖추고 있는 반면, CSA29는 언밸런스만 지원한다. 원 브랜드 시스템의 시너지 효과를 살피려 했던 필자는 예상 밖의 사태 전개에 당황했다. 덕분에 예정에는 없었지만 두 제품의 단품으로서의 성능을 가늠해 본 뒤 원브랜드 시스템의 특장점을 검증해 보기로 했다.
진공관 인티앰프답게 CSA29의 파워 스위치를 누르면 전면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스탠바이(st.by로 표시한다) 표시는 시간이 꽤 지나야 사라지며 충분히 예열했을 때와 스탠바이 표시가 사라지자마자 음악을 들려주기를 요구했을 때의 소리 차이가 큰 편이다.
구동력은 인티치고는 좋은 편이어서 필자의 메인인 카시오페이아의 알파 스피커를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구동한다. 최초에 이 스피커에 물렸던 앰프였던 제프 롤랜드 콘센트라는 저역을 뿜어낼 때 어딘가 얼버무리는 듯하다는 인상이었는데 CSA29는 콘센트라에 비하면 명쾌한 저역을 들려준다.
진공관을 사용한 앰프치고는 고역이 TR 앰프와 비슷한 면이 있지만 이 인티의 탁월한 중저역 표현은 고성능 북셀프에서 쓸 만한 인티앰프를 찾고 있는 이들의 주목을 끌 만한 자격이 있다.
CDA823은 이 가격대의 신제품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시장상황에서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던 제품인데 들어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코플랜드 특유의 밝은 색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작인 CDA822와는 달리 호방함보다는 결이 여리고 선이 비교적 가는 소리를 지향하고 있다.

마란츠 SA-15S1으로 들었을 때는 조금 인위적이었던 가이아 울브의 <러시아 로맨틱 송>(Harmonia Mnudi HMU907386)의 첫 번째 트랙 ‘Dubuque'는 비로소 풍려한 울림을 잃지 않으면서 마란츠로 들었을 때는 들을 수 없었던 홀톤을 재현한다. 누구라도 CDA823이 들려주는 소리가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하는 그런 홀톤을 말이다.
이쯤에서 두 대를 리버맨의 바이칼 인터커넥터로 연결해 들어보았다. 디자인적으로도, 그리고 사운드 디자인에서도 통일성과 거리가 있어 걱정했지만 결과는 대단히 좋다. 첫 음을 듣는 순간 음압이 높은 소형 북셀프를 연결해서 아트 블렉키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던 CSA29와 첫 인상이 바바라 보니의 퍼셀 류트 가곡집을 들으면 제격이겠다는 색각이 들었던 CDA823이 만나니 호방함과 섬세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대단히 매력적인 음향을 연출해 주었다.
페라이어의 <쇼팽 리사이틀>(Sony SK 64399)의 첫 곡인 발라드 1번. 피아노의 광채가 제대로 살아난다. 수준 이하의 플레이어로 들어보면 피아노에서 지나치게 번들거리는 광채가 ‘번져 나오거나’ , 그런 사태를 피하려다가 페라이어의 정치한 음색을 제대로 감상하기 힘든 푸석거리는 소리가 나오는 경험을 수도 없이 해 본 필자로서는 코플랜드 조합의 기본기가 상당하는 것을 흔쾌히 인정할 수 있었다. 다섯 번째 트랙인 ‘왈츠’ op.18은 창문 너머 하늘을 바라보면 황룡이 승천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황사가 날뛰는 불쾌한 날씨에 시달리던 필자에게 잠시나마 청량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피아노 건반에서 페라이어의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는 아주 짧은 순간까지도 포착해내 주는 듯한 해상도에, 충분히 음미할 시간을 주고 아스라이 사라져가는 잔향은 이 상큼한 왈츠의 이미지와 정말 자 어울린다. 피아노 음악을 즐겨 듣는다면 이 조합을 심각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니페네거의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Divox CDX 25212/3-2). 당황스러울 정도로 공연 현장에서 듣는 것 같은 소리를 들려주는 음반인데(반드시 긍정적인 뜻만은 아니다), 코플랜드 조합은 이 음반의 음향특성을 한 치도 가감 없이 들려준다. 다소 독특한 음향을 가진 음반이라 페레니-쉬프의 동곡 녹음(ECM New Series 1819/30 472 4012)을 걸어 보았다. 이 조합은 결코 규모가 작지 않은 무대를 그려 낸다.
월래 이 음반의 녹음이 그렇기도 하지만 실내악치고는 꽤나 장대한 스테이징은 페레니-쉬프의 정치하고 투명한 연주와는 어울리지 않을 듯싶지만 그것이 기묘하게 잘 어울린다는 데에 이 음반의 매력이 있다. 코플랜드 조합은 바로 이런 매력을 최대한도로 발현시키면서 자신이 현의 선율을 얼마나 곱게 뽑아내는지를 자랑한다.
마지막으로 대편성곡을 들어보자. 헤레베헤-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 연주자와 작곡가 사이에 어딘가 기묘한 불일치감이 있다는 것을 웬만한 음악 애호가라면 눈치 챘을 것이다. 이 연주는 헤레베헤의 베토벤 ‘교향곡9번’ 만큼이나 기존의 연주에 익숙해져 있는 이들에게는 생경하다. 한마디로 대편성의 탈을 쓴 쳄버 뮤직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관현악을 통해 오르간의 울림을 재현하고 싶어 했던 작곡자의 바람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소리를 헤레베헤는 창출해 낸다. 하지만 플리니우스 102와 에이프릴 A1, 에소테릭 DV-50으로 들었을 때는 랜드 조합에서는 제법 그럴듯하게 들렸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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