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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소테릭(ESOTERIC) DV50 유니버셜 플레이어 리뷰

작성자: 킹사운드
2009-06-29 조회 8706

하이엔드 성능의 기능을 보유한 멀티 소스 플레이어


DVD 오디오와 SACD 포맷간의 치열한 경쟁은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상태이다. 혹자는 DVD 오디오가 차세대 규격으로 이미 정착되고 있는 중이라 주장한다. 천만 만만의 말씀, 또 다른 쪽에서는 이미 시장에서 SACD의 존재감은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고 열변을 토로한다. 물론 이들의 주장처럼 종단간 최종적인 기착지가 결정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과연 승자가 되던 패자가 되던 소위 ‘멸종’이라는 극단적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특정 포맷이 득세하게 될지는 의문이다.
사실, 필자의 사견으로는 이 양진영의 치열한 경쟁이 어떠한 형태로든 종식된다 하더라도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넉다운되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라는 중립적 의견에 동의하고 있는 편이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이제 막 마라톤의 출발점을 스타트한 양 포맷이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고루한 포맷 전쟁의 끝이 보일 때쯤이면 아마도 또 다른 경쟁자가 출현하게 될 것이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유니버설 플레이어의 급속한 부상

여하튼 소프트 포맷의 다양화는 오디오 애호가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골치 아픈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는 없는 존재이다. 이쪽으로 가자니 저쪽이 아쉽고, 저쪽으로 가자니 그것도 시원찮은 것 같고, 마치 푸짐한 진수성찬에 디저트가 없는 상황이랄까. 오디오 매니아들이란 태생적으로 워낙이 욕심이 많은 존재인 만큼 그 까다로운 입맛에 만족할 만한 식단(?)을 고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유니버설 소스 플레이어의 출현은 기다림에 지칠 대로 지친 오디오 매니아들에게 대단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역으로 이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인식 또한 적지 않은데, 최근 출시되고 있는 유니버설 소스 플레이어의 양상은 DVD라는 소프트 포맷을 근간으로 파생된 변종기종이라는 의견도 종종 발견되곤 한다.
결국 유니버설 소스 플레이어란 이런저런 양념과 나물들을 섞어놓은 비빔밥의 형태로 전통적인 하이파이 사운드 지향주의자들에게 있어서 소위 ‘잡종 기종’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다소 상이한 입장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유니버설 소스 기종들의 대부분은 주로 중급용 DVD 플레이어에 다양한 포맷 지원기능이 병합된 형태의 제품으로 하이클래스를 지향하는 애호가들을 만족시킬 만한 제품들이 아니었다.
하긴 제조사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혼란스러운 과도기에 선뜻 물량 투입형의 하이클래스 멀티 플레이어 기종을 생산해 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대중적 시장의 흐름을 관망한 후 안전한 수익 루트를 선택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기업의 수익 논리이다. 이런 관점에서 하이엔드급 유니버설 소스 기종의 출현은 더딜 수밖에 없었고, 최근에 와서야 그 존재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각되고 있는 듯싶다.

하이엔드 제품다운 위용의 외모 과시

금번 리뷰에 소개할 에소테릭 DV-50 유니버설 소스 플레이어는 럭스만 DU-7, 렉시콘 RT-10과 더불어 DVD 비디오, DVD 오디오, SACD 멀티채널에 이르기까지 현존하는 모든 소프트 포맷을 지원하는 하이엔드 멀티 소스 플레이어이다. 본 기종을 만나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반가운 기종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DV-50은 출시 이전부터 필드의 주목을 받아왔던 제품이다. 티악의 하이엔드 브랜드 특히, CD 트랜스포트, 업샘플링 D/A 컨버터를 중심으로 최고 수준의 제품을 내놓고 있는 에소테릭의 공식적인 첫 DVD 플레이어 기종이라는 점을 굳이 거론치 않더라도 DVD 비디오, CD, DVD 오디오, SACD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하이엔드 멀티 소스 플레이어의 등장이라는 이슈는 간과할 만한 논제거리가 아니었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서설이 좀 길었다. 거두절미하고 지금부터 DV-50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전체적인 외관은 확실히 하이엔드급 기종임을 나타내듯 육중한 중량감이 느껴진다. 웨이브 포인트 방식으로 처리된 알루미늄 프론트 패널은 일반적인 헤어라인 메탈 마감과는 달리 미려한 시각적 만족감을 선사해 준다. 메인 디스플레이 패널은 동사의 플래그쉽 트랜스포트, 업샘플러 DAC 기종인 P-70, D-70과 동일한 블루네온 타입을 적용, 시원스러운 느낌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각 기능 버튼에도 매입형 블루 LED를 적용, 전체적으로 통일된 느낌이다. 하단의 지지부는 전통적인 에소테릭 스타일의 3점 지지방식을 적용 20Kg이 넘는 하중을 받쳐주고 있다. 리모트 컨트롤러 역시 육중한 본체에 걸맞게 알루미늄 절삭 하우징을 적용해 적당한 중량감으로 촉감도 뛰어난 편이다. 그러나 정식 수입제품인데도 리모콘 기능 버튼의 인디케이터들이 모두 일본어로 되어 있다는 것은 다소 의아한 점이다. 수입원 측에 따르면 추후 영어 인디케이터로 수정된 리모콘이 공급될 예정이라는 후문이다.
후면 패널에는 각종 입·출력단자들이 간결하게 배치되어 있는데, 각각 1계통의 광 출력과 동축단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DVD 오디오나 SACD 멀티 소스를 위한 아날로그 5.1채널 출력단도 구비하고 있다. 2채널 출력은 싱글엔디드 타입의 RCA는 물론, 밸런스드 출력까지 지원, 하이클래스 사운드를 추구하는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로 생각한다. 영상 출력단자는 콤포넌트 1계통, S 비디오 2계통, 콤포지트 2계통을 채용하고 있으며, PDP 등의 광학 디스플레이에 직접 접속이 가능한 D2 단자도 있다.
DV-50의 하우징 속에 감추어진 메인 파트는 이 기종이 분명 하이엔드의 혈통을 철저하게 계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 제품의 트랜스포트 메커니즘은 티악의 역작이라 평가받고 있는 VRDS(Vibration-Free Disc-Clamping System) 테크닉을 탑재하고 있는데, 이는 현존하는 동사의 플래그쉽 CD 트랜스포트인 P-70과 동일한 기구학적 배치로 드라이빙 로터에 대구경 스태빌라이저를 채용, 정밀한 소스 인식률을 제공해 준다.

최신 샘플링 기술, 고해상도 확보

사운드 재생 파트는 2채널과 멀티채널 대응에 따른 독립적인 두 가지 유형의 컨버팅 알고리듬을 적용하고 있다. 스테레오 채널의 경우 버 브라운 PCM1738(DSD, 24비트/192kHz 대응)이 담당하고 있으며, 멀티채널의 경우 사이러스로직의 CS4392(DSD, 24비트/192kHz 대응)가 투입·운용되고 있다. 나아가, 사운드 재생 파트의 반대편에 격리, 배치된 전원단은 노이즈 차폐를 위해 특주된 커트 코어 트랜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고순도의 시그널 전송을 위해 4중 레이어의 PCB를 채택하고 있다.
본 기종의 기능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역시 동사의 플래그쉽 시그널 업샘플링 D/A 프로세서인 D-70에 적용된 최신 샘플링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 DV-50은 기본적으로 디지털 데이터를 24비트 CD 1411.2kHz/DVD 1536kHz(CD 44.1/DVD 48kHz의 32배)까지 업샘플링하는 기능을 소유하고 있으며, 2세대 RDOT(Refined Digital Output Technology; 고주파 샘플링 보간 회로)와 FIR 디지털 필터(샘플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허수 데이터를 제거하는 알고리듬)를 결합, 순도 높은 시그널 파형을 생산해낸다. SACD 신호 역시 고정밀도 VCXO(전압 제어 추진 발신기) 클럭 보정 회로와 FIR형 아날로그 필터를 연동,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SACD 특유의 성향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니버설 기종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대단한 물량 투입이다.
영상 신호를 처리하는 부문은 기본적으로 파이오니어의 밀리언셀러 기종이었던 S747A DVD 플레이어의 메인 커널 즉, 아날로그 디바이스 사의 108MHz/12비트 D/A 컨버터 ADV7300A와 NSV 프로세서를 적용하고 있다. 결국 DV-50은 S747A의 영상 파트를 에소테릭 버전으로 컨버전시킨 일종의 튠업 브레인을 소유한 셈이다. 이 정도급의 소스 플레이어라면 적어도 108MHz/14비트 정도의 메커니즘이 탑재되는 것이 당연했을 법한데 다소 의외의 선택이라는 생각이다.
아울러 세부적인 기기 설정을 위한 ODS 기능 역시 파이오니어의 그것을 동일하게 채용하고 있는데, 이는 상당히 아쉬운 부분으로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까다로운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지적할 만한 사항이다. 자칫 파이오니어 S747A의 변종기종 정도로 폄하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했다면 새롭게 디자인할 필요성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농밀하고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 매력

리뷰는 DV-50의 오디오 소스 재현성과 영상 구현력에 대한 두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시도해 보았는데, 전자의 경우 일반 CD와 SACD 소스를 중심으로 적용해 보았으며, 영상 부문은 몇 편의 DVD 비디오 소프트들을 활용했다.
먼저 일반 CD 소스에 대한 청취는 본 기종이 제공해주는 세 가지 디지털 필터 모드(RDOT, FIR, RDOT+FIR) 중 ‘RDOT+FIR’를 선택했다. 에소테릭의 리커맨드 재생 알고리듬을 모두 적용한 상태로 청취를 진행했다. 일반 CD 소스로는 제니퍼 윈즈, 에바케시디, 야신타의 재즈 신보와 오랜만에 딕하이먼의 곡들을 들어보았으며, 요요 마,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쇼케이스」, 이반 피셔가 지휘하는 「슬라브 무곡집」 등도 청취해 보았다.
CD 소스들에 대한 청취 결과는 한마디로 대단히 ‘인상적이었다’라는 표현이 최상일 듯싶다. 사실 지금까지 출시된 유니버설 기종들의 CD 플레이어 성능은 시원찮은 구석들이 많았는데, DV-50은 확실히 태생적으로 다른 느낌이다. 기존 에소테릭 제품군들이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했다면 본기에서는 음의 외곽선이 선명하면서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온기가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농밀한 스타일이지만, 에너지가 역시 충만한 성향이다.
「The Well」에 수록된 제니퍼 원스의 보컬은 약간은 어눌한 편으로 다소 답답하게 들릴 가능성이 많은 소스이다. 그러나 DV-50은 그녀의 목소리를 드라마틱하게 들려준다. 딕하이먼의 , 하네스의 시즐감과 베이스의 리듬은 에너지 넘치는 피아노의 경쾌함에 기분 좋은 안정감을 더해주며, 요요 마의 무반주 첼로 연주는 현의 강약에 따른 실연(實演)의 느낌을 전달해 준다. 확실히 동 가격대의 CD전용 플레이어와 비교해도 분명 호불호가 갈릴 정도의 수준이다. 필자가 레퍼런스로 사용하고 있는 동사의 플래그쉽 CD전용 시스템인 P-70/D-70에 비해 한 수 아래이긴 하지만, 단점을 꼬집어 내기가 쉽지 않다. 이 정도라면 주변의 지인들에게 권한다 해도 원망을 살 일은 없을 듯싶다.
SACD 소스를 플레이하는 순간 전체적인 인상은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된다. 필자가 소유한 SACD 소스는 150장 정도. 이 중 반 이상을 재생해 보았는데, 역시 소스 포맷의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을 듯, 전체적으로 칼날 같이 선예한 디테일과 음의 입자감이 훌륭하다. 마치 껍질을 한꺼풀 벗겨낸 듯한 느낌. 이는 SACD만이 선사해줄 수 있는 장점이다. 「A Song For You」에 수록된 제레미 몬테리오 트리오의 멋진 연주와 야신타의 보컬은 극히 선명하지만 차갑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레드로드 뮤직의 「볼륨 1」에 수록된 4번 트랙의 바이올린 독주곡. 연주자의 현란한 애드립과 더불어 절정으로 치닫는 현의 피킹한 사운드가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한다. 전용 SACD 플레이어로 SCD-1을 거쳐 SCD-XA777ES를 사용해온 필자의 판단으로는 미묘한 차이이긴 하나 전자가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포괄적 재생성향을 소유하고 있다면, DV-50은 확실히 유연하고 입체감 중심의 성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색 순도와 깊이에서 발군의 실력 자랑

DVD 비디오 소스에 대한 시청의 첫 느낌은 본 기종이 과연 대중형 DVD 플레이어인 파이오니어 S747A를 베이스로 튠업된 제품이라는 선입견을 한번에 일소해 버리는 영상 표현력을 보여준다. 사실 S747A 정도의 메커니즘으로 이 정도가 가능하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전체적인 컬러 표현력은 역시 파이오니어 계열임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색의 순도와 깊이는 발군이다. 깨끗하고 진일보한 해상력으로 동 가격대의 하이엔드 DVD 전용 소스 기종과 견주어 봐도 하이퀄러티 영상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레퍼런스가 되어버린 「글래디에이터」와 「스타워즈 에피소드 Ⅱ」, 「반지의 제왕」, 「토이스토리 2」 등의 소스를 추가적인 스케일링 없이 DV-50의 480p 모드로 시청해 보았다. 확실히 베이스 기종인 S747A와는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파이오니어의 동일 메커니즘을 탑재하고 있는 여타의 중급기종들은 이미 경쟁상대가 아니며, 영상에 관한 한 하이클래스 기종으로 인정받고 있는 데논 DVD-A1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다. 「글래디에이터」의 첫 전투 장면, 「스타워즈」나 「반지의 제왕」에서 음영이 교차되는 장면의 계조 표현력도 훌륭하며, 질감의 변화 역시 스마트하게 표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피사체의 원근감도 상당히 사실적이다.
크로마버그 테스팅 소스로 이미 유명세를 떨친 바 있는 「토이 스토리」를 재생해 보았다. 역시 파이오니어 계열의 브레인답게 애니메이션 특유의 원색감을 다이내믹하게 재생해준다. 그러나, 우려했었던 바와는 달리 크로마버그는 시각적으로 뚜렷이 감지되지 않는다. 스크린과의 시청거리는 5.5미터, 스크린은 123인치 와이드타입 화이어호크를 사용했는데, 사실 이 정도의 거리에서 크로마버그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내친김에 S747A와의 비교를 시도해 보았는데, S747A에서는 확연히 드러나는 크로마버그 현상이 DV-50에서는 상당부분 갈무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에소테릭이 주장하는 바 겉모양만 그럴 듯한 튠업을 거친 제품이 아니라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스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제품들에 대한 리뷰를 진행하면서 항상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것은 어떤 기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면 소위 사고(?)를 치지 않고서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필자 역시 오디오 애호가의 한사람이며, 이 땅의 오디오 애호가들이 공통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지르고 보자 식’의 속성 탓인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리뷰 막판에는 항상 ‘일견’ 또는 ‘일청’을 권고한다는 형식적인 문구가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금번 리뷰에서 필자는 그러한 문구를 기술할 자격이 없을 듯싶다. 어차피 사고는 저지를 것이고, 문제는 ‘어떤 방법을 통해 마나님의 서슬 퍼런 눈초리를 속여넘기느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 또 한번의 고비를 맞이한 셈이다

[WHAT HI-FI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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