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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을 보여주다 Sonus faber IL CREMONESE Speaker

작성자: 킹사운드 02-3424-4425 02-3424-4426 master@kingsound.co.kr
2016-09-08 조회 1973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을 보여주다
Sonus faber IL CREMONESE Speaker
• 작성자 : 김편  
   
   
운전을 하는데 저 멀리 아파트가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전날 계속 비가 내려 간만에 공기를 맑게 해줬기 때문이리라. 아파트 뿐만 아니라 더 멀리 있는 산도 평소보다 가깝게 그리고 더 많이 보였고, 색깔과 윤곽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뚜렷했다. 아니, 무엇보다 그동안 까먹고 살았던 한가지. 하늘이 ‘파랬다’. 

그 순간, ‘이런 덕목들이야말로 그리고 이로 인한 상쾌함이야말로 하이엔드 오디오가 추구하는 경지가 아닌가’ 싶었다. 해상도, 투명함, 원근감, 색채감, 음영, 공기감 그리고 음악성. 그러면서 동시에 최근 하이파이클럽 청음실에서 몇차례 들은 한 스피커가 떠올랐다. 그 스피커를 들으면서 느꼈던, 그러나 좀체 확실하게 이름을 붙이기 어려웠던 그 ‘기분 좋음’ 혹은 ‘쾌적함’이 이날 차창 밖 풍경을 빼 닮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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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스피커는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의 ‘일 크레모네제’(Il Cremonese)였다. 청음 내내 온 몸을 휘감던 그 차원이 다른 재생음의 세계는 ‘선명하고 투명하며 색감이 또렷해 음악이 즐겁게 들리는’ 그런 세계였다. 또한 ‘가청 대역 전역을 물 흐르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려줘 편안히 몸과 마음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그런 세계였다. 

그리고 그 배경은 일 크레모네제가 선사한 극도의 ‘해상력’이 핵심이었다. 소너스 파베르가 2010년 ‘더 소너스 파베르’(The Sonus Faber)부터 시작해 2012년 ‘아이다’(Aida), 2014년 ‘릴리움’(Lilium), 그리고 2015년 ‘일 크레모네제’까지 줄기차게 매달려온 ‘제진’(공진억제. anti-resonance)과 ‘리니어한 재생’(linearity) 기술력이 마침내 꽃을 피운 순간이기도 했다. 물론 청음실 분위기까지 확 바꿔놓은 그 미려한 디자인도 한몫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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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5년 전설의 명기 ‘일 크레모네제’를 기리며"

 

이 스피커의 이름 ‘일 크레모네제’는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제작 명장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가 1715년에 만든 동명의 바이올린에서 따왔다. 크레모나(Cremona)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한평생을 살았던 스트라디바리가 말년에 탄생시킨 역작이 바로 일 크레모네제인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지난 2015년 ‘일 크레모네제 탄생 300주년’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을 정도로 이 바이올린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스피커 ‘일 크레모네제’는 소너스 파베르 오마주(Hommage) 라인의 최신작이다. 가격대로 봤을 때 일 크레모네제 밑으로 스트라디바리 오마주, 아마티 푸트라, 과르네리 에볼루션이 포진해있다. 오마주 라인 위에는 프리미엄 라인이다. 2010년 소너스 파베르 창사 30주년을 맞아 내놓은 한정판 플래그십 더 소너스 파베르를 비롯해 아이다, 릴리움, 딱 3가지 모델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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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망토를 두른 근위병"


청음실에서 들은 일 크레모네제는 앞쪽 측면 패널이 월넛 위에 붉은 래커로 광택을 낸 모델이다. 직사각형 모양의 붉은 조각 패널을 층층이 붙인 것은 예의 소너스 파베르답다. 위에서 보면 다이아몬드 모양이다. 더 소너스 파베르, 아이다, 릴리움 등이 하프 모양이었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어쨌든 스피커 내부에 대칭면이 없다는 것은 내부 정재파 억제에 그만큼 유리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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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보면 위쪽이 약간 뒤로 경사졌다. 소위 말하는 타임 얼라인먼트(Time Alignment)를 위한 설계다. 즉, 두께가 얇은 트위터를 상대적으로 두꺼운 미드레인지 유닛보다 뒤에 위치시킴으로써 앞쪽에서 나아가는 음의 출발시점을 실질적으로 동일선상에 놓는 방식이다. 이러한 타임 얼라인먼트는 특히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유닛간 재생 주파수가 겹치는 크로스오버 주파수 부근에서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에서 보면 맨 위부터 트위터 1개, 미드레인지 유닛 1개, 우퍼 2개만 보인다.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유닛은 한 챔버에 장착됐다. 뒤쪽 측면에서 보면 아래쪽에 서브우퍼(인프라우퍼)가 한쪽 면에만 2개 나란히 수직으로 장착돼 있다. 뒤에서 보면 포트 3개가 역시 수직으로 도열했다. 전면패널과 인프라우퍼, 포트가 있는 면은 검은 가죽으로 둘렀고, 상단은 블랙 알루미늄 + 강화유리 조합이다. 한마디로 6유닛으로 구성된 베이스 리플렉스형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다. 검은 가죽옷에 빨간 망토를 두르고 머리에 알루미늄 헬멧을 쓴 서양 근위병을 닮았다. 무게가 개당 82kg이라 두 손으로 밀어도 꿈쩍도 안한다. 

 

 
"빠른 응답특성과 저역의 풍부한 양감, 투명한 재생음"

 

 
트위터는 28mm(1.1인치) 링 + 돔형 드라이버, 미드레인지 유닛은 180mm(7인치) 콘형 드라이버다. 콘은 셀룰로오스 펄프에 케이폭(Kapok. 실크목화나무), 케나프(Kenaf. 양마) 등 자연섬유를 자연건조시켜 만들었다.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유닛은 기계적 공진을 줄이기 위해 메인 배플로부터 격리, 별도 내부 공간에 수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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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퍼는 180mm(7인치) 콘형 유닛 2발을 썼다. 콘은 반발력이 좋은 신택틱 폼(syntactic foam. 유리기포강화플라스틱)을 가운데에 두고 양쪽에서 셀룰로우스 펄프가 감싼 샌드위치 구조다. 이 콘에 미드레인지 콘과 같은 재질의 외피를 붙여 미드레인지와 외관상 그리고 음향특성상 통일감을 꾀했다는 게 소너스 파베르측 설명이다. 우퍼도 별도 챔버에 수납됐다. 

인프라 우퍼 2발은 220mm(8.66인치) 경량 샌드위치 콘 구조다. 저역의 방사확산을 위해 우퍼를 측면에 배치한 것은 이미 오디오피직의 템포나 비르고 등이 즐겨써온 수법이다. 흥미로운 것은 리스닝 룸의 구조나 개인 취향에 따라 인프라 우퍼의 위치를 바깥쪽(외향)과 안쪽(내향)으로 바꿔 저역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좌우 스피커 위치를 바꾸면 된다. 청음은 외향인 상태에서 진행했다. 인프라 우퍼도 별도 챔버에 수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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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는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유닛이 2.5kHz, 미드레인지 유닛과 우퍼가 250Hz에서 이뤄지며, 인프라 우퍼의 상한 주파수는 80Hz에서 끊었다. 즉 우퍼가 80Hz 이하 대역대도 인프라 우퍼와 함께 커버한다. 그래서 4웨이가 아니라 3.5웨이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베이스 리플렉스 스피커인 만큼 포트가 총 5개 있는데, 미드레인지 유닛용 포트는 뒤쪽에 3개, 우퍼용 및 인프라 우퍼용 덕트는 각각 1개씩 스피커 바닥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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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트위터와 미드 유닛이 타임 얼라인먼트 구조로 도열했다는 점(1), 미드와 우퍼 유닛이 7인치 구경으로 대형기치고는 그리 크지 않다는 점(2), 미드와 우퍼가 같은 직경에 같은 재질의 콘 외피라는 점(3), 인프라 우퍼가 측면에 붙어있다는 점(4), 저역 덕트가 바닥면에 있다는 점(5)이 외부 구조상 눈에 띈다. 여기에 대형기다운 넉넉한 용적(6)과 돌덩이 같이 단단한 인클로저 설계(7)는 기본. 이러한 구조로 봤을 때, 빠르고 정확한 응답특성과 투명하고 착색 없는 재생음, 저역의 풍부한 양감과 단단한 질감,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 등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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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소너스 파베르, 아이다, 릴리움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간직하다"

 

 
우선 아래 표를 보자. 일 크레모네제(오마주 라인. 2015년)와 더 소너스 파베르(The Sonus Faber. 2010년. 프리미엄 라인), 아이다(Aida. 2012년. 프리미엄 라인), 릴리움(Lilium. 2014년. 프리미엄 라인)에 투입된 핵심 설계디자인이다. 필자가 소너스 파베르 홈페이지를 참조해 직접 작성해본 것이다. 참고로 릴리움은 2014년 일본 스테레오 사운드 골든사운드어워드, 아이다는 2012년 스테레오 사운드 그랑프리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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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대로 2010년 ‘더 소너스 파베르’는 소너스 파베르 창립자인 프랑코 세블린(1939~2013)이 2005년 소너스 파베르를 떠난 지 5년만에 ‘포스트 프랑코 세블린’ 체제의 소너스 파베르가 ‘보란듯이’ 새롭게 선보인 모델이다. 이전 모델에는 없던 신기술이 대거 투입됐고, 이러한 설계디자인은 이후 같은 프리미엄 라인인 아이다, 릴리움을 거쳐 이번 시청기인 오마주 라인의 일 크레모네제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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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가장 주목한 것은 소너스 파베르라는 제작사가 스피커에서 발생하는 각종 공진(resonance)과 자체 진동(vibration)에 거의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이중삼중의 대책을 마련, 이를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후속 모델에 계속 물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튠드 매스 댐퍼’(Tuned Mass Damper)와 ‘제로 비브레이션 트랜스미션’(Zero Vibration Transmission)이라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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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튠드 매스 댐퍼’(T.M.D)는 캐비닛 위아래에 납작한 추 모양의 2장짜리 애비오널(avional. 알루미늄계 합금) 댐퍼를 투입, ‘공진’이라는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꿈으로써 이를 소멸시키는 장치다. 스파이크에 투입된 ‘제로 비브레이션 트랜스미션’(Z.V.T)도 자체 진동을 막기 위한 소너스 파베르의 전매특허. 스파이크 내부 동축상에 금속-탄성체-금속을 교대로 배치, 청음실 바닥과 스피컷 캐비닛을 디커플링해 진동을 최대한 배제하겠다는 의도다. 이 역시 진동이라는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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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소너스 파베르는 내부 보강목(rib)을 여럿 배치, 캐비넷 진동은 물론 정재파까지 컨트롤했고,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는 별도 챔버에 수납해 메인 배플로부터 격리시킴으로써 역시 공진을 최대한 억제시켰다.

위 표에는 안집어넣었지만 필자가 보기에 소너스 파베르는 ‘리니어(linear)한 음의 재생’을 스피커의 빼놓을 수 없는 덕목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앰프는 증폭을, 스피커는 재생을 각각 얼마나 리니어하게, 즉 입력신호에 얼마나 순비례해서 출력신호를 내보내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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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너스 파베르가 각 스피커 미드레인지 유닛과 우퍼에 ‘CCAW’(Copper-Clad Aluminium Wire)라는 복합 소재의 보이스코일을 채택해 와전류(eddy current) 발생을 막은 것, 우퍼와 인프라 우퍼에 롱쓰로우 모터시스템을 마련해 큰 진폭의 신호도 고속으로 대응케 한 것 모두가 이러한 ‘리니어리티’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대책이다. 소너스 파베르가 ‘더 소너스 파베르’부터 ‘일 크레모네제’까지 줄기차게 인프라 우퍼를 채택하고 있는 것 역시 저음 재생의 리니어리티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스텔스 리플렉스 시스템’(Stealth Reflex System)이라는, 말 그대로 저역 재생 노이즈를 최저로 줄인 소너스 파베르 고유의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을 빼놓을 수 없다. 인클로저 내부를 특수 댐핑재로 처리하고 치밀한 포트 튜닝에 의해 저역응답을 개선, 내부반향을 저감시켜 왜곡과 포트 노이즈를 배제한 것이다. 미드레인지 유닛용 포트 3개를 후면에, 우퍼용 포트 1개와 서브우퍼용 포트 1개를 바닥면에 놓은 것도 이 스텔스 리플렉스 시스템의 한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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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크레모네제만의 아이덴티티는?"

 

 
그러면 상위 3기종과 차별화되는 일 크레모네제만의 아이덴티티는 무엇일까. 물론 제1의 아이덴티티는 외국 리테일가 기준으로 ‘아이다의 3분의 1 가격으로 소너스 파베르의 프리미엄 라인 사운드를 듣는다’일 것이다. 여기에 몇가지를 더 짚어봤다. 

일단 인프라 우퍼의 크기와 갯수, 위치가 달라졌다. 일 크레모네제 인프라 우퍼의 직경은 220mm로, 전체 모델 중 가장 작지만 이를 역시 전체 모델 중 유일한 2개의 유닛으로 만회하고 있다. 인프라 우퍼의 보이스코일 역시 4인치(더 소너스 파베르), 3인치(아이다), 2.5인치(릴리움), 2인치(일 크레모네제)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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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릴리움이 패시브 라디에이터와 함께 인프라 우퍼용 포트를 인클로저 상단에 놓았던 것과는 달리, 일 크레모네제는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없애고 인프라 우퍼에 전용 챔버를 마련한 뒤 포트를 바닥면에 위치시켰다. 이 모든 것은 스피커 인클로저 용적과 초저역 재생 관계에 대한 과학적이면서 음악적인 튜닝의 결과로 보여진다. 

이는 결국 일 크레모네제가 현실적인 리스닝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모델이라는 얘기다. 특히 저역과 초저역 포트를 바닥면에 위치시킴으로써 스피커를 뒷벽으로부터 멀리 안띄워도 되게 한 점, 리스닝룸 크기와 좌우 벽 구조를 감안해 인프라 우퍼의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한 점이 그 확실한 증좌다. 

남성적으로 변모한 외부 디자인도 일 크레모네제가 다른 모델들과는 다른 독특한 아우라를 풍기게 하는 요소다. 전작 3모델이 위에서 봤을 때 하프 모양이어서 곡선이 많았던 데 비해, 일 크레모네제는 위에서 봤을 때 다이아몬드 모양이어서 5개면이 모두 직선으로 이뤄져있다. 일 크레모네제를 처음 봤을 때 부동자세의 근위병 이미지가 떠오른 것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청음"

 

 
일 크레모네제를 200W를 뿜어내는 오디오리서치 모노블럭 파워앰프 레퍼런스 210에 물려 들었다. 프리앰프는 오디오리서치 레퍼런스 6, DAC는 코드 DAVE, 음원소스기는 오렌더 N10 뮤직서버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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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o Dudamel - Mahler Sym. No.5
Simon Bolivar Youth Orchestra of Venezuela

일 크레모네제의 가장 돋보이는 특성으로 ‘해상력’(Resolution)을 꼽게 해준 곡이다. 자신에게 들어온 음악신호를 어떠한 불순물이나 컬러링 없이, 있는 그대로 깨끗하고 투명하게 재생해줘 이번 청음 내내 쾌적함을 느끼게 해줬다. 사실 이 곡은 총주 파트에서 파워앰프의 펀치력이나 스피커의 대역밸런스를 체크하기 위해 듣는 곡인데, 이날 청음에서는 무엇보다 약음 파트에서의 섬세한 표현력이 압권이었다. 

진폭이 매우 작은 음악신호인데도 스피커로부터 일체 불순물이 끼어들지 않는다. 이렇게 착색도 없고, 노이즈도 없는 상태에서 음 하나하나가 선명히 자기 색깔과 윤곽을 드러내니 전망이 저절로 좋아진다. 유닛과 인클로저 등 스피커의 모든 물리적 존재감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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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is Nelsons - Shostakovich Symphony No.5
Boston Symphony Orchestra

 
해상력을 이번에는 시간축에서 드높인 느낌이다. 재생 음들을 이어붙이는 스피커의 스피드가 워낙 빠르다 보니 결과적으로 음 하나하나가 모두 싱싱한 활어처럼 살아난다. 저마다 색채를 과시하며 마음껏 청음실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인클로저의 큰 용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직경의 미드레인지 유닛과 우퍼를 채용한 덕분으로 보여진다. 

또 하나, 이 곡을 들으면서 느낀 것은 트위터의 물성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 1악장 10분 무렵 터져나오는 온갖 음들의 홍수. 그런데도 전혀 뭉치거나 뭉개지지가 않는다. 이는 고역이 살아나면서 저역까지 덩달아 살아나는, 이른바 ‘슈퍼 트위터 효과’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일 크레모네제에 투입된 트위터가 열일한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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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car Peterson Trio - You Look Good To Me
Oscar Peterson Trio - We Get Requests

 
무엇보다 레이 브라운이 연주하는 베이스가 돋보인다. 생동감과 발랄함, 저역 특유의 양감, 재즈 특유의 리듬감 모두가 상급이다. 특히 리듬&페이스가 발군이었는데, 이는 저역대를 재생하는 우퍼와 인프라 우퍼가 그만큼 스톱&고를 확실히 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리듬을 책임지는 유닛인 이들이 질척거려서는 절대로 흥겨워지지 않는 법이다. 

피아노와 드럼도 뒤쳐지지 않는다. 스피커가 완전 무채색의 캔버스를 펼쳐주니 악기들이 저마다의 음색을 경쟁적으로 뽐낸다. 시스템의 청각상 신호대잡음비(SNR)이 워낙 높다보니 스피커에 바싹 귀를 갖다대도 잡소리가 일체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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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one Percussion Group - Jazz Variantz
La Bamba

 
이 곡 특유의 광활한 사운드 스테이지와 홀로그래픽 이미지 재생, 그리고 각 퍼커션 악기들의 강력한 딥 베이스 재생은 일 크레모네제에게는 일도 아닌 느낌. 대신 평소 느끼지 못하던 각 악기들이 빚어내는 미묘한 음의 텍스처까지 거의 완벽에 가깝게 잡아낸다. 바로 드럼의 경우다. 

이 곡에서 드럼은 주로 베이스 드럼(킥드럼) 소리를 들려주는데, 헤드를 때리는 말렛이 나무이고 얻어맞는 헤드는 가죽이 아니라 플라스틱 필름이구나, 그리고 그 헤드가 아주 팽팽하게 당겨져 있구나, 이렇게 느껴질 정도다. 또 하나 놀란 것은 이번 시스템이 일궈낸 각 악기들의 정위감. 마림바 비브라폰 베이스 탬버린 드럼 등 각 퍼커션 악기들의 위치가 핀포인트로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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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산 -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Fall in Love

 
사실, 청음을 하면서 가장 많이 ‘소름’이 돋았던 곡은 24비트곡인 웅산의 이 노래다. 무서우리만치 칠흙같은 무대 중간에 오직 그녀의 노래와 호흡만이 들린다. 특히 그녀가 또박또박 부르는 노래는 수많은 음의 알갱이가 돼 필자의 온몸에 팍팍 부딪힌다. 그렇다고 음들이 위로 휘날리지도 않는다. 

스피커 미드레인지 유닛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않고 바닥으로 스윽 날아가 꽂히는 그런 느낌. 이는 시스템의 SNR이 웬만큼 높지 않고서는, 그리고 음의 에너지가 집중된 중역대 재생능력이 웬만한 경지에 오르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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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Butt - Bach Brandenburg Concerto No.1
Dunedin Consort

 
24비트 192kHz 음원, 그리고 코드의 최상위 DAC인 ‘DAVE’와 프리의 해상력 덕을 봤겠지만, 스피커가 기본적으로 광대역임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또한 음들이 마치 투명한 커튼처럼 겹겹이 늘어서 있어 무대의 앞뒤 폭이 갑자기 늘어난 느낌이다. 좀더 세밀히 관찰해보면, 음의 알갱이들이 분말처럼 곱고 촘촘하다. 

그리고 저마다 음영이 확실하고 색채가 뚜렷하니 청음실 자체가 저절로 화사해지고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역시 일 크레모네제 최상의 덕목은 이같은 해상력과, 광폭에 가까운 드넓은 다이내믹 레인지, 그리고 이를 일체의 이음매 없이 오르내리며 각 대역을 자연스럽게 들려주는 대역밸런스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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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스피커는 하이엔드로 갈수록 자신의 개성 혹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때로는 스피커가 내게 말을 좀 걸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일기도 한다. 음의 열기는 물론 심지어 온기까지 느껴지지 않아 웬지 차갑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일 크레모네제의 첫 느낌이 그랬다. 붉은 망토를 둘렀는데, 재생음에는 붉은색의 이미지가 전혀 실리지 않은 것이다. 사운드 스테이지가 특히 광활하다거나, 음상이 칼처럼 핀포인트로 맺힌다거나, 여성보컬의 음색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촉촉하다거나, 이런 개개의 덕목들이 잘 두드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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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청음 내내 지금까지 수백번은 들어봤을 위의 곡들을 ‘즐겼다’. 사실 따지고 보면 스피커의 어느 특정 덕목이 두드러진다면 나머지 덕목들은 상대적으로 처진다는 얘기다. 음의 온기를 따뜻하게 전해준다는 감언이설도 속내는 스피커의 착색일 뿐이다. 핵심은 역시 ‘있는 그대로’인 것이다. 그러나 말이 쉽지 이 ‘있는 그대로’를 위한 필요조건이란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착색과 왜곡을 없애기 위해서는 유닛 자체의 물성이 탁월해야 하고, 스피커 전체 시스템이 공진과 자체 진동, 노이즈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저역, 중역, 고역의 대역밸런스는 기본 중의 기본이고, 대음량 재생을 위한 기초 체력도 좋아야 한다. 

비 온 후 맑게 갠 하늘을 배경으로 눈이 시리도록 선명하게 펼쳐진 풍경. 그것은 매직도 아니고 착시도 아니었다. 그 풍경의 원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그냥 맨살을 드러냈을 뿐이다. 맞다. 일 크레모네제가 들려준 음들은 그 눈부신 파란 하늘을 그대로 닮아 있었다.

 

 
- 김편

 

Specification
SYSTEM 3.5 way, full para-aperiodic vented box “Stealth Reflex System
CABINET  “Rhomboidal” diamond design, distributed thickness triple layer cabinet walls , damped  with spread resonance spectrum system and harmonic decay internal reflections
TWEETER Sonus faber “Arrow Point” DAD (Damped Apex Dome, synthesis of the classic dome and ring transducer) H28 XTR-04
MIDRANGE  Sonus faber M18 XTR-04. A Sonus faber designed 180 mm neodymium magnet system ultra dynamic linearity midrange
WOOFERS Sonus faber W18XTR-12. A pair of Sonus faber designed 180 mm lightweight “sandwich” cone structure (high-tech syntactic foam core and two external surface skins of cellulose pulp) woofers are integrated in an acoustically amorphous “stealth reflex” chamber
INFRA WOOFER  Sonus faber W22XTR-16. A pair of Sonus faber designed 220 mm lightweight “sandwich” cone structure (high-tech syntactic foam core and two external surface skins of cellulose pulp) infra woofers are integrated in an acoustically amorphous “stealth reflex” chamber
CROSS-OVER 80Hz - 250 Hz - 2500Hz
FREQUENCY RESPONSE 25 Hz ~ 35.000 Hz, Stealth reflex included
SENSITIVITY  92 db SPL (2.83V/1 m)
NOMINAL IMPEDANCE 4 ohm
SUGGESTED AMPLIFIER POWER OUTPUT 100W ~ 800W, without clipping
LONG-TERM MAX INPUT VOLTAGE (IEC 268-5) 30 V rms
DIMENSIONS (HxWxD) 1449,6mm x 398,23mm x 621,8mm 
WEIGHT 84 Kg
Sonus faber IL CREMONESE Speaker
수입사 로이코
수입사 연락처 02-335-0006
수입사 홈페이지 www.royco.co.kr
  [Sonus Faber] IL Cremonese ★Sonus Faber(소너스파베르)★ IL Cremonese
★Sonus Faber(소너스파베르)★ IL Cremonese 톨보이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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