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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RANGE REVIEW 낭만적 음악의 정취 속으로하베스 Super HL5 plus![]() 특정 스피커를 두고 두리뭉실하게 재즈에 좋다거다 클래식에 뛰어나다고 너스레를 떠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그런 말은 그 음악을 제대로 모르거나 또는 깊이 있고 다양하게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말이다. 재즈만 해도 50년대 비밥 재즈부터 쿨 재즈, 그리고 7~80년대 퓨전, 20세기를 전후로 포스트밥 등 그 장르가 방대하다. 예를 들어 JBL 은 50년대 프레스티지, 블루 노트 등에서 발매된 하드밥엔 뛰어나다. 하지만 유러피언 재즈의 대표적인 레이블 ECM에서 녹음한 키스 재릿, 케틸 뵈른스테드 등의 재즈 또는 요즘 토드 구스타프슨 같은 재즈에는 JBL 보다 더 매력적으로 재생하는 스피커가 많다.
나는 최근 두 조의 스피커를 운용한다. 왜냐하면 매우 다양한 음악을 좋아하는 나의 음악 듣는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며 리뷰를 위해 최소한의 모니터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로 개인적인 음악 감상엔 다인 컨피던스 C4를 그리고 리뷰를 위해서는 케프 LS50을 사용한다. 최근 알고 지내는 오디오파일의 집에 방문했을 때 나는 부러웠다. 나만큼이나 잡식성 음악 애호가인 그의 집엔 스펜더 SP100 과 JBL L65 스피커 등 두 조의 스피커가 나란히 세팅되어 있었다. 모두 자신이 즐겨 듣는 음악들을 위해 여러 시행착오 끝에 고른 모델이다. 스펜더로 듣는 재즈 보컬과 실내악과 협주곡은 단아하고 포근한 음색에 전망 좋은 무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마일스 데이비스의 ‘Solea’ 는 JBL L65에서 1959년 녹음 당시의 앰비언스를 더욱 생생하게 표현해주는 듯했다. 단순히 품질만으로 비교할 수 없는 감성의 영역에서 L65 가 SP100 보다 더 활기차고 풍만한 저역을 기반으로 시원하게 뻗는 트럼펫을 더 감칠맛 나게 재생해주었기 때문이다. 하베스 Super HL5plus
개인적으로 클래식보다 재즈를 훨씬 더 많이 즐기지만 또 하나의 스피커를 들여놓고 싶은 생각이 굴뚝처럼 깊고 커졌다. 그러던 찰나 새로운 스피커 하나가 나의 집으로 배달되었다. 혼자 못 들 정도의 크기는 아니지만 내 품에 안기엔 약간 벅차다. 두 개의 반듯한 박스를 받아들고 박스를 개봉하자 종이 박스보다 더 반듯하게 각진 나무 인클로저가 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최근 스피커들처럼 깊이가 깊지 않다. 거의 정사각에 가까운 상단을 보니 한 때 브리티시 스피커를 한창 즐기던 당시가 생각난다.
나에게 배달되어 온 스피커는 다름 아닌 브리티시 사운드의 영광을 이어오고 있는 브랜드 하베스의 대표작 Super HL5plus 다. 높이 635mm, 넓이 322mm, 깊이 300mm.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전히 최근 스피커 스탠드와는 규격이 맞지 않을뿐더러 셋업하기에 매우 애매한 크기다. 그러나 나의 방에 세팅을 마치고 음악을 재생하는 순간 친숙하다고 생각했던 하베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정감이 넘친다. 작은 볼륨에서도 마치 귓가에 누군가 노래를 속삭이는 듯 친근하게 들리는 목소리는 이 스피커가 얼마나 인간적인 울림을 가지고 있는지 방증하고 있었다. 실제로 최근 CAD 등 여러 측면에서 진보적인 기술은 커다란 음향적 발전을 가져왔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대역을 북셀프 스피커가 재생하며 위상 관련 시간축 일치를 위해 매우 과학적인 시스템이 개발되어 있다. 원한다면 국립기관에서 스피커 주파수 등 일체의 전기적, 물리적 측정과 교정도 가능한 시절이다. 그러나 하베스는 매우 전통적인 아날로그 기술에 거의 대부분의 제조 공정을 맡기고 있다. 공진을 극도로 제어한 스피커 캐비닛, 가청 대역에서 어떤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반듯한 주파수 응답 곡선 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오디오파일이 많아진 요즘 하베스의 꾸준한 인기는 어찌 보면 아이러니다. 하지만 그 내막을 좀 저 면밀히 살펴보면 그 어떤 신기술보다 더 중요하며 절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내용이 하베스 설계 안에 자리 잡고 있다. 1977년 더들리 하워드가 BBC를 떠나 하베스를 설립했을 때만 해도 하베스가 이렇게 롱런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앨런 쇼가 하베스를 인수하면서부터 가정은 현실이 되었고 하베스는 탄노이 등과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메이커가 되어있었다.
Super HL5 plus 는 하베스의 여러 모델 중에서도 하베스의 대표적인 모델이며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88년 출시한 HL Compact를 시작으로 1989년 HL5를 출시하며 하베스 사운드를 대표했다. 일본에서는 럭스만 같은 메이커와 매칭되어 커다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리고 Super HL5 plus 의 원형인 Super HL5 가 출시된 것은 2004년 경이었다. 기존의 폴리프로필렌 진동판을 개선한 RADIAL 미드 베이스 우퍼 진동판을 개발하면서 하베스의 혁신은 가속화되었다. 이후 십여 년이 지난 지금 Super HL5 plus 는 한 단계 더 진화한 결과물로 베일을 벗었다. 미드 베이스 유닛은 RADIAL2 로 진화해 더 단단한 물성에 더 유연한 피스톤 운동이 가능해졌다. 또한 크로스오버의 변경이 불가피했고 많은 부분을 수정, 보완해 현재의 Super HL5 plus 은 완성되었다. Super HL5 plus 은 기본적으로 3웨이 구성으로 총 세 개의 유닛을 사용한다. 하나는 200mm 구경의 RADIAL2 미드 베이스 유닛, 또 하나는 25mm 알루미늄 돔 트위터며 여기에 더해 또 하나의 20mm 트위터가 추가되는데 이것은 하베스에서 슈퍼 트위터로 정의했다. 그러나 하베스가 생각하는 슈퍼 트위터란 고역 가청 한계인 20kHz 이상의 고역을 재생하는 최근 슈퍼 트위터의 역할과 기준점이 다르다. 대략 12kHz에서 20kHz를 담당하는 것이 본 스피커의 슈퍼 트위터로 티타늄 돔 타입으로 만들어져있다. 이로써 Super HL5 plus 의 재생대역은 저역 40Hz, 고역은 20kHz 에 이르는 저음 반사형 스피커 형태를 띄고 있다.
캐비닛은 하베스가 주장하는 ‘Thin Wall’ 이론에 입각해 전통적인 인클로저 설계 기법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즉 적당한 통울림을 활용하는 방식인데 점점 고강도, 저공진을 추구하며 카본, 알루미늄 심지어 돌까지 활용하고 나선 여타 하이엔드 메이커와는 소리에 대한 접근방식부터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그 내면엔 나름 복합적이고 세심한 규칙들이 존재한다. 전면 패널은 3/4인치 MDF 이며 나머지 상, 하, 좌/우 측면 패널의 두께가 모두 다르게 만들어진다. 전면 배플엔 댐핑을 가하지 않되 나머지 패널에 적절한 댐핑을 주고 보강목을 활용해 최적의 통울림을 만들어내는 설계다. 내부 크로스오버 또한 기존 버전에서 개선되었다. 음향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활용해 세밀하게 튜닝되었으며 후면 바인딩포스트는 바이와이어링에 대응하고 있다. 내부 선재 또한 Van Damme Blue 의 OFC 케이블을 활용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수십 년 동안 발전시켜온 흔적이 역력하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Super HL5 plus 의 공칭 임피던스는 6옴, 능률은 86dB(1W/1m)로 꽤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최소 권장 출력은 채널당 25와트로 매우 수월한 제동이 가능하다. 매칭 앰프로는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앰프들 중 플리니우스 분리형 앰프와 웨이버사 AMP2.5 그리고 진공관 앰프로는 캐리 CAD-300SEI를 활용했다. 소스기기로는 VPI 와 레가 턴테이블 및 레가 포노앰프 등을 활용했고 웨이버사 W DAC2를 활용해 디지털 음원을 재생하며 테스트했다.
※ 위 유튜브영상은 리뷰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영상이며 실제 리뷰어가 사용한 음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총 평
Super HL5 plus 는 하베스 라인업 중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서있는 모델이다. 그리고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형 스탠드마운트 모델로서 가치가 높다. 사용 중 가장 중요한 점은 트위터를 귀 높이에 맞출 수 있는 단단한 스탠드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리고 옆 벽과 후면 벽 거리에 따른 저역 품질이 매우 다른 것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또한 몇 가지 솔리드스테이트와 진공관 앰프를 적용해본 결과 진공관 앰프 또는 중출력 정도의 A, AB 클래스 증폭 앰프와 좋은 상성을 보인다. 너무 빠르고 다이내믹한 현대 하이엔드 앰프는 자칫 말랑말랑하고 따스한 중역과 달콤한 고역의 딱딱하고 탁하게 훼손시킬 소지가 많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캐리 또는 레벤 같은 진공관 앰프와 매칭을 추천한다. 다가오는 가을, 진공관과 LP 그리고 커피와 함께 하베스 Super HL5 plus 가 더해진다면 가을은 더욱 더 낭만적 음악의 정취 속으로 빨려들 것 같다. S P E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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